주로 소설은 추리나 미스터리를 이야기하는 소설을 읽고, 그나마도 대부분 추리소설-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을 더 많이 읽었다. 우연한 기회로 접할 수 있게 된 '미니어처리스트'의 작가는 이전까지 관심을 두지 않아 몰랐던 작가였다. 하지만 주목받는 젊은 작가인 것은 분명하다.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두근두근, 기대를 안고 책장을 한장한장 넘기며 읽는 중에도 문체와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 점점 빠져들어가며 읽어가게 되었다. 서점에서 아, 이 작가! 다른 책이 나왔네!하고 집어볼 수 있는 또 다른 괜찮은 작가를 찾게 되었다는 생각에 즐거워졌다.

 

 

이야기는 결혼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어 기대와 불안을 함께 안고 있는 넬라의 등장으로 시작된다.

 

결혼을 하고도 얼마간의 시간이 있은 뒤, 남편이 된 남자의 집을 찾은 넬라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와 두려움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
기대했던 것과 다른 것들이 많아서 당혹스러움을 안도하는 마음보다 더 크게 느끼고 있던 차에-
남편이 선물해준 미니어처 하우스를 보고 또 실망을 하나 더 얻는다. 그래도 선물 받은 것이기에 그 속을 채울만한/온전히 자신의 것이 될만한 것을 광고에서 본 미니어처리스트에게 주문한다.

주문한 것이 도착하여 포장을 뜯자, 드러난 것은 자신의 삶과 이 집의 모습을 꿰뚫어 본 듯한 것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낸다. 하나같이 너무 자신이 있는 현실과 닮아있어 당황스러움에 거부감은 느껴지지만 낯선 환경에서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온전한 위로를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시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하고, 그것으로 인해 감수해야할 부분들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보다 나은 환경을 위해 선택,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하지 않는 선택, 자신의 마음을 지키기 위한 선택 등등 - 많은 선택이 드러난다. 선택이라는 것의 결과를 책임지고 감내해야하는 것들에 대한 마음도 드러낸다.

여자라고, 흑인이라서, 고아라서 세상에 의해 평가되곤 폄하된다는 것이 옛날이라서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한 부분도 있었고, 그 때의 무지로 벌어지는 일이기에 그때는 그랬다고는 하겠지. 하며 수긍되기도 했다.

요즘 세상에 이런 일은 절대없지!하는 남녀평등이나 권익에 대한 부분이 무색해질 정도로-

결혼으로 노리는 '신분상승'이라는 것도 이야기에서 드러나서 역시 세상이 바뀌었다고 해도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는 별반 달라질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로그 컴퍼니의 네이버 포스트에서 진행된 이벤트에 도전하고 당첨되어 내 손에 들어온 책  !

​

​

이야기가 실화라는 것은 이벤트에 응모해서 ​책이 내 손에 들어올 때까지는 모르고 있다가 책의 시작에서 실화임을 밝힌 글을 보고서야, 작가의 이름을 다시 한 번 보고 - 오오오 !!!! 하는 기분으로 읽기 시작했다.

​

​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찾으려하면 안되고 현재 주어진 것에 만족하며 안정적으로 보이도록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 현재에, 분명 자신에게 그리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정말 로또같은 친구 트레이시의 부추김에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어려풋이 기억하게 되고, 다시 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힘을 낸다.

나를 믿어주고 나에게 진짜 맞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잘못된 길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더라도 빠져나오는 계기가, 힘이 되어줄 수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

​

내 삶이 내가 선택한 것들의 총합이라면, 더 나은 선택을 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

무엇이든 속도보다는 방향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나의 방향이 내가, 내 마음이 진짜 원하는 것이라면 그 방향으로 쭈욱 - 나아가는 것이 맞는 것이라고.

나를 믿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주변을 생각해서 나를 주변에 맞추지 않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더난출판 북로드의 스토리콜렉터 시리즈로 출간을 앞 둔 '스테이션 일레븐'.

​

​

이야기의 시작은 현재.

​어딘가에서 시작된 조지아 바이러스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고, 남겨진 사람들은 운이 좋았다고 밖에 표현이 안되는 사람들 뿐이다. 살아남았다는 것에서는 분명 운이 좋은 것이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갑자기 바스러지듯 곁에서 사라져버려서 상실감과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바이러스로 모든 것을 잃었지만 이전의 세상과 살아가야하는 세상, 모두에서 적응해내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고 이후의 세상에서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 세상밖에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

세기말, 종말이라고 하면 어딘가의 사이비라고 부르는 것이 더 맞는 것 같은 단체의 리더들이 부르짓는, '내 말만 믿고 내 말만 따라오라! 그러면 암흑같은 미래에 빛을 얻게 될 것이고, 빛 속에서 영광을 누리며 살아가게 될것이리라!'는 부르짓는 것을 간혹 보게 된다. ​

영화에서는 상상이 섞인,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게 된 세상도 등장하고 그곳에서 인간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자유를 위해 투쟁하는 이야기도 접하게 된다.

​

하지만 스테이션 일레븐에서 만나본 미래는 영화 속에서 자주 보여주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문명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발달시키며 적응해온 것이 몇 백년이 넘게 걸렸지만 ​세상이 무너지고 20년 밖에 지나지 않은 현재에도 잘 적응하여 시간을, 헤쳐나아가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다.

​

가장 마음을 건드렸던 부분은- ​세상을 그리워하는 사람보다는,

그 세상을 함께 살아가던 사람들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이끌어 가는 현재의 새로운 세상이 그려지고 있는 부분이다.

​

이야기에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가 자신이 하는 이야기에서는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것이 재미있는 구성이다. 공감되고 이해가 되는 이야기도 있고, 으이구~하는 이야기도 있으니, 전혀 지루함을 느낄 겨를이 없다.

​

​

이야기가 마무리되고 그럼에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시간도 현재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