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습 영웅 스파이더맨이 돌아왔다. 전작의 그린 고블린에 이어 이번에 대적하게 될 상대는 고블린만큼이나 유명한 스파이더맨의 숙적 닥터 옥토퍼스다.

닥터 옥토퍼스의 기계팔과 스파이더맨의 고공 액션이 볼만하다고 선전하지만, 1편과 크게 달라질 것 없는 스파이더맨의 거미줄 액션과 약간은 어설픈 CG의 남용은 재미를 반감시킨다. 특히 빠른 액션을 보여주는 지하철 위에서의 전투와 은행털이 후 건물에서의 전투씬은 CG라는 티가 너무 나기에 약간의 위화감마저 든다. 더군다나 마지막 결투씬에서는 결말이 약간 허무하기에 이런 위화감과 실망감이 더 커지는 듯 하다.

또한, 전작에서는 자기가 차버린 여자에게 구애하는 모습은 전작과 미스매치되기에 불필요했단 느낌이 든다. 스파이더맨의 갑작스런 심리변화(특히 애정쪽에 관련하여)를 충분히 묘사하지 못 한 점이 에러라면 에러랄까.

액션보다 더 눈여겨볼만한 것은 스파이더맨의 고민이다. 안습한 생활에, 연애도 불가능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영웅의 자리를 내놓는 영웅이 몇이나 될까. 이번 2편에서는 그런 스파이더맨의 고민에 상당부분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가 진행된다. 원작에서도 워낙에 안습했기에 고민이 많았던 스파이더맨. 이번 2편에서는 멋진 고공액션보다는 그의 이런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고민에 좀더 초점을 맞추어 감상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1편에서 3편으로 이어지는 중간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위에서 거론했던 단점들을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듯 하다. 더불어 원작에서는 거의 항상 안습한 인생을 살던 피터 파커가 그나마 행복하게 제리메인과 함께 하는 모습은 팬이라면 흐뭇하게 감상해볼만한 점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달리는 열차를 세우기 위해 용을 쓰는 우리의 서민 영웅의 활약상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DVD를 구매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2.1에서 늘어난 8분여의 장면도 필수 구입에 한 몫한다. 특히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남성과의 대화는 이 2.1의 존재 의의다(?).

마블 코믹스에서 가장 안습한 영웅 중 하나인 스파이더맨. 그가 영화로 다시 태어났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과 액션으로 만화에 이어 영화에서까지 인기몰이에 성공한 스파이더맨. 비교적 원작에 충실한 스토리와 함께 스파이더맨 특유의 거미줄 타기를 화려하게 재현한 이 영화는 이 두 가지 만으로도 소장 가치가 충분하다 할 수 있다.

1편답게 영웅 탄생에 중점을 둔 이 영화는 평범한 학생이던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으로 성장하는 모습과, 영웅으로 성장함에 따라 생기는 책임들과 그것을 떠안게 되는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비교적 밝은 분위기의 색감을 사용하였는데, 나름대로 유쾌한(?) 스파이더맨이란 캐릭터의 성격을 대변하는 것 같아 괜찮은 연출이라 생각된다.

비교적 많은 분량의 원작 내용을 짧은 영화 한 편에 담으려다 보니 부족한 면도 없잖아 있다. 스파이더맨의 거미줄이 그 중 하나. 원작에서는 피터파커가 그의 뛰어난 두뇌로 장치를 개발, 사용하는데 반해 영화에서는 거미에 물려 얻게된 능력 중의 하나로 표현된다. 스토리에 크게 지장을 주진 않지만, 팬으로서는 나름대로 아쉬운 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영화로 평하고 싶다. 마지막 그린 고블린과의 처절한 전투신이라든가, 자신에게 주어진 막중한 책임감을 다시 한 번 자각하며 사랑하는 연인을 애써 거절하는 마지막 엔딩 등은 재미와 생각을 동시에 제공한다.

DVD의 부록은 생각보다 좋지 못 한 편이지만, 스파이더맨의 팬이라면 필히 구입해야할 DVD 1순위라고 생각된다.

 한국 판타지의 전성기를 열었다고도 볼 수 있는 드래곤 라자. 가히 우리나라 최고의 판타지 소설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세계관, 주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 그런 드래곤 라자에 대해 썰을 풀어볼까한다.

 드래곤라자는 1인칭 시점이다. 주인공은 모험을 하는 본인의 임무(?)외에도 이야기의 전달이라는 역할을 더 맡는다. 덕분에 독자는 마치 누군가가 자신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마치 난로가에서 할머니에게 옛날 이야기를 전해듣듯이...더불어 주인공인 후치는 입심이 좋다. 같은 이야기를 해도 그 누구보다 재미있고 유쾌하게 그리고 풍자적으로 들려준다. 또한 칼이라는 훌륭한 스승 덕분에 사고력도 좋은 편이라 다른이들과 달리 현실을 직시하고 생각하며 돌려볼 줄 아는 지혜도 가졌다. 덕분에 독자는 후치의 안내를 받으며 드래곤라자라는 환상적인 세계를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것이다.
드래곤라자는 그 외에도 책 제목인 드래곤라자를 출현시켜 독특함을 추구한다. 타 판타지에서 드래곤은 아무 매개 없이 친구가 되고 동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드래곤라자의 세계에서는 라자 없이는 드래곤은 적일 뿐이다. 그런 라자는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토리면에서도 그렇지만 주제면에서도 라자의 역할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드래곤라자의 장점을 들자면 그 스토리에 있다. 자연스럽게 꼬리에 꼬리를 이어 나타나는 사건들, 복선, 결말은 정말이지 한국 판타지의 대표작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이러한 드래곤라자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1인칭 시점이라는 구도에서 올 수 있는 스토리 진행의 문제점과 주인공의 영웅화,그리고 우연성등이 있다. 그러나 이런 단점들은 드래곤라자의 매력에 앞에서 별거 아닌 것이 되고 만다.

 드래곤 라자는 국내의 타 판타지들과 달리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지 않고, 주제를 정하고 이를 작품 전반에 걸쳐 풀어나간다. 또한 그것을 후치의 성장이란 틀 안에서 설명하며 보다 쉬운 이해를 돕고 있다. 단순히 재미만을 느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드래곤 라자의 가치는 높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