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향적인 사람, 내향적인 사람. 사람들은 어릴 때 부터 사람들은 이렇게 크게 두가지의 성향중 하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 본연의 성향이 바뀌기 힘들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사람들은 한가지 선입견 같은 것을 가지게 된다. '외향적인 사람이 더 좋다, 혹은 외향적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이끌게 되는 구나.'라는 것을 말이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도 충분히 근거가 있는 일이다. 왜냐하면 외향적인 사람은 다수의 사람들 앞에서 자신감 넘치고, 재미있고, 설득력있게 그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잘 이야기하고, 이끌어 가기 때문이다. 반대로 내향적인 사람은 다수의 사람들 앞에서 많이 소극적으로 변하게 되고, 떨게되며, 때로는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까지 보이며 그 영향력을 행사하기 힘들어 질 때가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내향적인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이전 까지의 다른 책들과는 사뭇 다르다. 이전까지는 많은 책들이 내향적인 성격을 고치거나, 이것을 없애서 그 사람을 외향적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 주목적 이였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결국 내향적인 사람을 더 답답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기자신을 완전히 버리고 새로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내향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그들의 본연의 모습을 인정한 상태에서, 그것들을 잘 활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책의 글쓴이는 많은 유명인사들이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끊임없는 노력과 준비, 그리고 연습으로 그것을 이겨내고 오히려 자신의 장점으로 그것을 승화 시켰다. 그러니 '보통의' 내향적인 사람들 또한 그들처럼 노력을 한다면 충분히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전까지는 그 방법을 모르고, 그냥 그 사실에 짓눌려 있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정말 공감가는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있다. 특히 발표에 관한 많은 사례들과 글쓴이의 경험들을 읽다보면 '아! 누구나 저렇구나,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글쓴이는 이렇게 공감을 이끌어 낸 후에 이것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 수 있는지 상세하게 알려준다. 사실 여기서 글쓴이가 말해주는 것들은 우리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것들이다. 아니, 알고있다기 보다는 우리가 여기에 대해서 항상 고민하고 있다보면 자연스럽게 얻는 답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을 어떤방식으로 구체화 시키고, 이겨나가야 할지 감을 못잡을 때가 많을 뿐이다. 글쓴이는 이것에 대해서 어떤식으로 연습을 하고, 다른 누군가는 이런 방식으로 이겨 갔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당신도 할 수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을 해주는 것 같다.

사실 모든사람을 딱 2가지 부류로 나누는 것을 참 어리석다고 본다. 하지만 이 두가지면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두가지가 우리 모두에게 존재하고 있으며, 그것이 어떤 부분에서는 이런 성향을 가지고 어떤 부분에서는 이런 성향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외향적이다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좋은 것일까? 그리고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으로 바뀌기 위해 내향적인 면은 모두 부정하고 무조건 적으로 외향적인 모습으로 가야할까? 분명 '아니다.' 하지만 사회에서는 마치 외향적인 사람만을 원하는 것처럼 보여질 때가 있다. 이는 분명 사실이 아니다. 내향적인 사람은 그들만의 생각과, 그들만의 노력과 더 많은 준비로, 외향적인 사람과는 전혀 다른 색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그 색을 더 또렷히, 더 밝게 낼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에 나온 것들을 하나씩 연습하다 보면 그 색이 강렬하게 빛을 발하고 있는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천명관의 고래

내가 어떻게 이 책을 알게되었을까? 사실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첫장을 넘기는 순간 알았다. 이 책은 뭔가 다르다고. 그리고 그 느낌은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변함이 없었다. 아니다. 오히려 그 느낌은 더욱더 다른 느낌으로 변질되었다. '어? 재밌겠네?'에서 '이 소설 뭐지? 대단하다.'로 바뀌었다가, '근래 읽은 책 중에 최고다!'로 그리고 마지막에는 '..........'으로...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이 책을 덮을 때 많은 것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가슴속에 가득 했지만, 그것을 나만의 느낌으로 다시 바꾸는 것에 몇일이 걸렸다. 그만큼 이 책은 잔잔하게, 또는 강력한 한방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고, 이야기에 나를 끌어들였다.

사실 천명관이라는 작가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고, 당연하게도 그의 소설도 처음이다. 그래서 어떠한 배경지식이나, 기대, 선입견 없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아! 하나 선입견이 있었다. 제목이 고래여서 왠지 바다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다. (사실 그것과 거의 상관이 없었지만)

이 책의 한명의 서술자가 이야기를 하듯이 소설의 내용을 풀어나간다. 시간도 막 건너뛰기도 하고, 그만의 생각을 집어넣는가 하면, 여러가지 '구라'를 섞어가며 이야기를 맛나게 풀어나간다. 이 '변사'의 역할을 하는 서술자의 엄청난 활약으로 책을 읽는동안 웃음도 나고, 정말 더 슬퍼지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 슬프고 충격적인 이야기지만 '변사'의 담담한 말투 때문에 더 감정이 고조되기도 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이 변사라고 답하고 싶다. 분명 다른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을 뽑으라면 이 변사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게 진짜야? 하면서 아리송해 질 때도 있고, 에이 진짜 너무한 뻥이자나 하면서 웃음이 씩 지어질 때도 있다. 그리고 너무 비극적이여서 슬퍼질 때는 물론이고, 그 시대가 너무나 원망스러울 때도 있고, 감히 인물의 감정을 헤아리기 힘들 때도 있다. 이처럼 독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작가의 능력이였다. 그리고 그 작가라고 생각되는 이야기꾼 변사의 능력이다. 이 변사의 유수와 같은 말솜씨에 아마 글을 막 읽기 시작한 독자나, 이 책을 다 읽어가는 독자나 책을 덮을때까지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다.

사실 이 글에 '고래'의 줄거리도 집어 넣고 싶다. 하지만 그건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내가 줄거리로 줄이고, 나의 글로 만드는 순간 그건 이미 천명관의 '고래', 내가 느꼈던 '고래'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 아마도 '줄거리의 법칙'이라고 이야기꾼은 설명하겠지? 사실 글의 줄거리가 정말 특이하거나, 복잡하거나 이런 건 없다. 하지만 이 소설은 은은한 매력이 있다. 화려함으로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고려의 청자 보다 점점 그 단아한 멋에 반하게 되는 조선의 백자같은 느낌이랄까? 그렇다. 이 소설은 정말 특이하다. 하지만 그 특이한 건 읽어봐야 안다. 그리고 이 글은 '이런 교훈을 준다'라는 딱 떨어지는 주제가 있지도 않다. 그냥 하나의 이야기다. 그냥 하나의 시간이다. 시간흐름 그 자체다. 하지만 마지막에는 무언가 내가 인간의 삶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그런 책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오랜만에 읽은 한국소설이였다. 그동안 왜 한국소설을 많이 보지 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훌륭한 책을 못보고 지나쳤으면 분명 후회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너무 극찬하는 것 같긴 하지만, 분명 나는 이 책이 이런 칭찬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니, 이 책을 내가 표현을 잘 못한 것 같아서 너무나 부끄럽다. 그러니 혹시나 이 글을 읽고 '천명관의 고래가 대체 어떤 책이지?'라는 궁금증이 조금이라도 생겼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그러면 다시 당신만의 느낌이 눈을통해, 가슴을 거쳐 마음으로 천천히 퍼져나갈테니까...

검열에 관한 검은책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검열에 관한'이라고 명시해 주면서 '검은책'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왠지 책의 분위기를 한층 더 띄워줬다. '검'이라는 글자에 왠지 라임을 준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일단 검열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검열.... 참 민감한 주제이다. 이럴 때에는 그 단어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알아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일단 검열에 대한 사전적 의미 부터 살펴보자.

 검열이란

 ' 언론, 출판, 보도, 연극, 영화, 우편물 따위의 내용을 사전에 심사하여 그 발표를 통제하는 일. 사상을 통제하거나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또한 심리적 측면에서 다른 의미로  '정신 분석에서,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위험한 욕망을 도덕적 의지로 억눌러 의식의 표면에 떠오르지 않도록 하는 일.'이라고도 정의되어 있다.

 이 두가지 의미가 서로 참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여러가지 수단을 이용해서 어떤 일을 통제한 후 인간의 마음속에서 그것이 표면에 떠오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 사전적 의미이다.

 사실 검열은 아주 오래 전 부터 있어왔다. 또한 공간의 제약없이 어떤 국가, 어떤 권력에 있어서든 동.서양을 막론하고 '검열'이라는 수단은 그 당시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반대세력을 탄압하기 위해서 검열은 하나의 유용한 도구로써 자주 이용되어 왔다. 그리고 이러한 측면 때문에 검열은 우리에게는 상당히 부정적임과 동시에, 언급하기 예민한, 그리고 주저하게 되는 대상임에는 틀림없다.

검열에 관한 다양한 주장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주장들

이제 책으로 이야기를 돌려보자. 이 책에서는 검열에 관한 다양한 사례를 시작부터 제시한다. 그리고 검열의 외연을 더 넓혀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검열이라는 범주안으로 넣기 시작한다. 제판에서의 초상권, 그리고 명예훼손 등과 같은 문제들을 검열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는 측면에서 보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검열의 효과로 자연스럽게 구성원들이나, 그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자기검열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읽고보면 쉽게 생각이 되나, 막상 사회에 이러한 메커니즘같은 것이 존재한다고는 아무도 인지하지 못한다.(사실 책에서는 이런 메커니즘이 무조건 존재한다고는 하나 중립적인 입장에서, 너무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측면에서는 이것도 많은 주장 가운데 하나, 여러 의견중에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너무 비판적인 생각일수도 있지만 어느정도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이기도 하다.

프랑스를 기반으로 둔 사례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아쉬웠던 점은 너무 사례가 프랑스위주라는 것이다. 우리가 알 수 없는 인물, 또는 사건 사례들이 책 전반에 걸쳐 나오기 때문에 읽는 내내 '?'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사례를 통해서 큰 의미를 이해하기보다는 큰 의미를 보고 사례를 어림짐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였다. 또한 법 체계가 프랑스와 우리나라가 다르다 보니 공감 자체가 어려운 부분도 상당수였고, 글쓴이가 법률관련 종사자(변호사)이다 보니 법률에 관해서도 크게 설명하지 않고, '이런이런 법의 영향으로'라고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아서 관련 지식이 부족한 독자의 입장에서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넘어갈 수 밖에 없었다.

 상당히 책의 내용이 전문적이고, 다른 문화권, 국가의 사례를 다룬 책이다 보니 읽으면서 책의 겉을 떠돌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검열'이라는 주제는 국가, 시간, 문화를 초월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조금은 검열에 대해서 더 알게 되었다. 그리고 검열이라는 것이 여러가지 형태를 띨 수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어느정도 제목에 걸맞는 내용을 우리에게 전달 해 준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책의 예시나, 사례들을 이해하기 힘들었다는 생각이 너무나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