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라이온 킹  맘마미아  

지킬박사와 하이드  레미제라블

 

 

 

적어도 하나정도는 들어봤을 만한 공연이다. 공연. 많은 사람들이 뮤지컬, 오페라, 연극과 같은 문화생활을 즐긴다. 그리고 즐기고 싶어한다. 이렇게 문화생활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높아지는 문화생활에대한 수요에 따라 공연의 질이 높아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또한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나도 뮤지컬을 한번 본적이 있다. 맘마미아였다. 뮤지컬 하면 왠지 나에게는 어렵게만 느껴지고 재미있을까? 영화가 훨씬 싸고 나에게 더 친숙한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맘마미아를 보러 공연장 안으로 들어갔을 때 그 넓고 화려한 세트와 배우들이 열창하는 노래들, 그리고 ABBA의 주옥같은 명곡들은 러닝타임동안 온전하게 내가 공연에 몰입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아니 오히려 뮤지컬에 대한 사전지식, ABBA노래 세대가 아니여서 모르는 노래도 있었지만 그 감동은 대단했다. 이 공연을 본지 벌써 몇년이 지났지만 아직 맘마미아에 대한 생각이 가끔 난다,

 

 소극장 공연, 뮤지컬 공연 같은 것 (오페라는 아직 경험해보지 못해서 모르겠다.)을 볼 때 마다 

이런 공연을 기획하는 건 어떤 기분일까 

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작년 가을에 캠페인을 기획, 진행한 적이 있다. 처음 진행해본 캠페인이여서 평소 내가 단순히 행사에 참여하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생각하지 못한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우리가 평소 아주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기획하는 입장에서는 하나씩 다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고, 이것은 곳 다시 예산과 연관된다. 직접 캠페인을 준비해보니 더 대규모의 공연을 준비하는데는 얼마나 많은 인력과 자원, 시간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조금 더 이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고 배워서 다음에 행사를 준비할 때에는 더 멋지게,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무대의 탄생>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개론책이라고 할 수 있다. 공연학개론? 무대학개론? 정도라고 요즘 유행하는 ~학개론 붙이기에 편승해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뮤지컬이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공연이 어떤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이런 공연 준비를 하려면 어떤 것을 배워야하는지에 대한 책은 많지 않은 것 같다(내가 못 본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시작부터 딱 잘라서 말하고 있다. 지금껏 수많은 공연이 있었지만 이런 공연의 성공과 실패를 문서화 해서 기록해 놓은 책이 없다고. 그래서 <무대의 탄생>이라는 책은 이런 기록용, 그리고 앞으로 이런 일을 할 사람들에게 배움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그래서 이책은 너무나 친절하다. 연극열전, 러프컷, 운동장오페라, 악극, 라이온킹, 앙상블 디토, 남한상성, 동춘서커스, 뮤지컬 대장금, 영웅 더 뮤지컬로 세분화 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이런 공연에 경험이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는 나도 쉽게 읽을 수 있게 잘 설명이 잘 되어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신문기사나 통계자료등을 적절히 집어넣어주면서 읽는이가 그 자료를 쉽게 이해하고, 당시 상황을 조금 더 현실감 있게 받아들이게 해준다. 또한 당시 시대상황과(문화 예술은 시대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특히 경제상황에 말이다.) 공연계의 상황등을 이야기 해주고, 마무리로 시사점을 정확하게 짚어줌으로써 읽는이가 글을 읽으며 길을 잃지 않게 도와준다.

 

 

 만약 이 책을 쓴 글쓴이가 책을 읽으면서 공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최소한 나 하나 정도는 성공한 것 같다. 이 글을 읽는 내내 라이온킹을 직접 보고 싶었고, 오페라의 유령이 감동을 느끼고 싶었으며, 오페라라는 장르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한번 직접 가서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좋은 공연이란 관객에게 그 공연의 감동을 전달하는 배우, 연기자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를 잘 기획하고, 홍보하며, 제작하는 그 뒤의 숨겨진 노력 또한 하나의 창작, 예술라는 생각을 해본다.

 

 "기획이 곧 예술이다"

 

내가 사진을 좋아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사실 무엇을 좋아하게 될 때 왜 내가 그것을 좋아하는지 알아보는 건 깊고 깊은 동굴 탐사만큼이나 힘든 일이다. 좋으니까 좋은거. 좋아하니까 더 좋아지는 것. 그리고 좋아하다보니 지금까지 좋아하는 것. 이게 전부니까.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왜 내가 사진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조금은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누구나 자신의 머릿속에 어떤 이미지가 있다. 그리고 그 이미지를 분명 누군가에게 설명해야하거나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어진다. 즉, 표현수단이 필요한 것으로 모두가 귀결된다. 그렇다면 내 머릿속, 혹은 어떤 이미지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음악, 그림? 사실 카메라가 존재하기 이전의 시간들은 이 두가지가 가장 훌륭한 표현수단일 것이다. 물론 글 또한 좋은 표현수단이겠지만 내가 가진 이미지를 객관적으로 타인에게 전달하는데는 한계를 가진다.(물론 음악 또한 비슷한 위치에 존재할 것 같다.) 사실 나는 이런 표현수단으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아니, 그림을 잘~ 그리고 싶었다. 하지만 어릴 때 그림을 체계적으로 배우지 않은 탓인가? 그림을 그릴 때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들기 때문에 표현수단으로 나에게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내가 카메라를 좋아하게 된 건 어떻게 보면 정말 당연한 수순인 것 같다.

 

 카메라! 사실 처음에는 그냥 쉬운줄 알았다. 보고 찍는다. 이 두가지 행위. 하지만 카메라를 아무리 찍어도 내가 원하는 사진이 안나왔다. 처음에는 카메라탓. 두번째는 장소탓. 이 두가지를 지나서 다음에는 찍는 사람의 부족함이 보였다. 그리고 카메라를 '공부'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기술적인 것만 배운다? 아니다. 카메라 자체를 알고 싶었다. 그러던 와중 카메라 상식사전을 읽게 되었고, 카메라의 역사, 카메라의 그 모든 것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아주 단편적인 과거 사실부터 카메라의 메커니즘적인 설명까지. 사실 너무 자세하게 나온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드는 파트부터 무엇을 말하고 싶은거지? 라는 생각이 드는 파트도 곳곳에 있다. 하지만 제목이 말해주고 있지않나? <상식사전> 누가 사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그것들이 나에게 의미를 주길 바라지 않듯이 이 책 또한 나에게 필요한 부분은 깊게, 그리 중요하지 않는 가벼운 것들은 얕게 읽으면 된다. 그리고 카메라에 대한 내 생각을 조금 수정 혹은 정립하면 되는 것!

 카메라! 어렵다. 그런데 재미있다. 찍으면서 배우지만 앉아서도 배워야한다!

팩션[Faction] 

   :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신조어로 역사적 사실에 허구적인 요소를 가미한 새로운 장르를 의미한다.

 

 

팩션이라는 말은 다들 한번쯤을 들어 봤을 것이다. 아마 팩션이라는 장르가 가장 핫(Hot)한 키워드였던 시기는 <다빈치코드>, <천사와 악마>가 한참 인기를 끈 2000년대 초반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를 처음 접했을 당시 나에게 이 책은 한마디로 '충격'이였다. 아니 충격을 넘어서서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까지 표현하고 싶다. 그만큼 나에게는 신선한 종류의 책이였고, 당시 중학생이였던 나에게는 이게 소설인지 아니면 실화인지를 헷갈리게 만들었다.(너무 순진했나?) 

 <다빈치 코드>에서 다루고 있는 상당수의 그림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었고, 그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사실들을 보며 작가가 대단하다고 생각했으며, 심지어는 작가가 이런 비밀을 언급해도 되는거야? 같은 아주 순진한 생각들까지 하며 가슴졸이며 주인공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이런 기억이 선명한 것은 아마 팩션이 그만큼 나에게는 신선하고, 즐거운 문학의 한 장르였다는 것의 반증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렇게 한동안 팩션이라는 장르가 흘러넘치고, 이런 책들을 많이 읽었다. 하지만 책에 대한 선호가 서서히 바뀌면서 팩션을 접한지도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저주받은 책들의 상인>을 읽으며 과거 팩션이라는 장르를 처음 접하며 느꼈던 그 긴장감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팩션에 대한 나의 기대치가 너무 커진탓인지 과거의 감동은 없었다. 이게 솔직한 나의 의견이다. 유럽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택한 점에서, 그리고 수도원 이야기가 책 곳곳에 있다는 것 등이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떠올리게 하였으나 그에 미치치 못한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다. 중세시대 유럽을 배경으로 한 소설. 팩션. 이게 전부였던 것 같다. 다시한번 말하자면 팩션에 대한 나의 기대치가 높아서 그런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주받은 책들의 상인>에서 나오는 방대한 분량의 역사적 내용들은 경탄할 만하다. 이는 분명 작가가 그만큼의 노력을 책에 쏟아부었다는 것을 뜻하며 읽는이로 하여금 책에 집중해 줄 수 있게 한다. 다만 이런 사전 지식들이 이곳 저곳 산재되어 있어서 유럽 중세에 대한 사전지식이나 관심이 그리 많지 않으면 읽으면서 '아~ 이런게 있구나'하며 그냥 넘어가는 정도로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글 전개가 반전이 그리 많지 않고. 읽는이가 미리 예측가능한 경우가 많아서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저주받은 책들의 상인>을 쓴 마르첼로 시모니는 이를 3부작 소설이라고 소개하였다. 그렇다면 아직 2편의 시리즈가 더 남아있다. 그렇다.중세시대 거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에는 한권이라는 책은 너무 소설가에게 작은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이 흘러 3부작이 다 완성되면 그 때가 되어 다시 이 책을 읽고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마르첼로시모니, 팩션, 저주받은책들의상인, 소설, 중세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