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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지가 내 눈을 가렸다.
왠지 모르게 가슴을 저미는 말이다.
빽구두 할아버지의 둘째부인의 이름도, 나이도 모른다. 강원도 출신이라는 것 밖에...
그런데, 난 그녀를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서울에 살고, 평균치 이상의 재력과 권력을 가지고 세상에 얽히고 설켜 살아가고 있지만, 내 어린 시절 강원도에서 자랐고, 내 살던 그곳에서 그녀를 본 것 같다.
그리 화려한 미인은 아니지만, 마을의 다른 아낙들 사이에서는 눈에 띨 만큼 예뻤고, 향기도 달랐다.
수수한 차림이었지만 그조차 동네 아낙과는 달랐다.
주인공이 흠칫흠칫 느끼는 욕망의 가장자리 비슷한 느낌도 있었다.
오랫만에 어린 시절 그 곳으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박흥용 작가의 작품은 항상 나를 돌아보게 한다. 내 지난 시절을, 그리고 지금의 나를...
지금의 내 삶은 내 의지대로 살고 있는가? 차라리 그렇다면 눈이 멀었어도 후회하지 않을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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