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는 동네에서 외국인을 거의 볼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지하철을 타면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볼 수 있고, 또 외국인을 만나는게 더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게 되었네요. 우리나라 사람들도 여러가지 이유로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여러나라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먼 과거에는 생존을 위해서나 다른 나라를 정복하려고 이동하였다면 최근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많네요.
인류는 지구상에 등장한 이후 서서히 이동을 하면서 태평양 망망대해의 작은 섬에도 사람이 살게 되었습니다. '이주하는 인류' 의 저자는 역사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인류가 어떻게, 그리고 왜 이주하였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유럽 문명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리스, 로마 문명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스 도시 국가에서 시행한 민주주의는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으며, 현대 철학은 플라톤 철학의 주석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천년 전의 사상이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로마 역시 정치, 경제, 문화, 예술, 건축, 군사, 법률 등 거의 전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네요. 더 이전으로 올라가면 페니키아인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배를 타고 지중해 곳곳을 다니면서 문명을 전파하였습니다. 페니키아인은 그리스 크레타 문명을 탄생시켰으며 페니키아 글자는 알파벳이 되었습니다. 페니키아인들이 어떤 이유로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페니키아인들이 없었다면 유럽의 역사도 크게 달라졌을 것입니다.
개인의 의지로 이주하기도 하지만 강제로 원래 살던 곳을 떠나 이주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쟁에서 패하면 끌려와서 노예가 되었는데 대항해 시대에는 사람들을 매매하면서 대규모 이주가 있었네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후 유럽 사람들은 아메리카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대규모 농장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원주민들을 잡아 일을 시켰는데 점점 노동력이 부족해지자 아프리카에서 사람들을 강제로 납치하거나 돈을 주고 사들였고 대서양 건너 아메리카 대륙에 팔았습니다. 노예선 그림을 보면 정말 바늘 하나 꽂을 자리 없이 빽빽하게 노예들을 배치하였고, 긴 항해 기간 동안 제대로 밥을 먹거나 치료를 받지 못해 죽는 사람들도 많았네요. 이러한 노예 무역은 수백년 동안 계속되었는데 사람이 사람을 사고 팔았다는 사실이 무척 끔찍하게 느껴집니다.
과거와는 달리 현대의 이주는 경제적인 이유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미국이 동부에서 서부로 뻗어나가는 동안 철도 건설 등 일할 사람들이 필요해지자 중국인들이 대규모로 이주하였으며, 독일의 고도 성장기에는 많은 터키인들이 독일로 건너갔습니다. 우리나라의 광부와 간호사 역시 독일에 노동자로 파견되었었네요. 중남미 국가들은 치안이 불안정하고 소득이 무척 낮은데 미국으로 가기 위해 합법적,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 트럼트 전 대통령은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거대한 장벽을 세우겠다고 했는데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나라에서 이제는 이민자들을 차별하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네요. 여러가지 제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미국으로 이주하고 있는데 앞으로 미국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궁금해집니다.
100여년 전만 해도 여권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자유롭게 나라들을 오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여권이 없으면 이동이 불가능해지면서 이주를 통제하는 역할도 하고 있네요. 역사에서 보듯 인류는 끊임없이 이주를 해왔는데 미지의 영역은 사라지고 지구상의 영토 대부분에 국경선이 그어진 만큼 앞으로 이주는 어떤 양상일 보일까요. 책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서평을 썼습니다.
북유럽,
이주하는인류,
샘밀러,
미래의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