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속죄의 고백이 내겐 이상하리만치 그 어떤 이유가
있었어도 용서가 되지 않았다. 
진정한 속죄의 의미는 무엇일지 그리고 자신으로 인해 자식을 잃은 슬픔을
또 한 번 더 죽음으로 몰고가야 했는지...
의문이 여전히 풀리지 않은채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자신의 지난날의 죄는 기억속에 희미하게 지워져 갔겠지만 그로 인한 슬픔과
아픔으로 고통 받은 이의 눈물은 여전히 마르지 않은 상태로 흐르고 있는거 같다. 

소설속 이야기는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한 소녀의 의문의 죽음으로 시작진다. 
이를 목격한 네 명의 소녀...사에, 마키, 아키고, 유카..하나같이 범인에 대한 
기억이 없다는 부자연스러운 대답만이 남게된다. 무엇이 이들의 기억을 막고 있을지...

죽은 에이미의 엄마 아사코는 자신의 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4명의 소녀에게
돌렸는데 그로 인해 앞으로 겪어야할 고통과 죄의 올가미에 과연 네 명의 소녀는
숨을 쉴 수 있었을까?

모든게 한 순간의 사건으로 뒤틀려버리고 온전히 죄의 덫에 걸려버린 안타까운
심정이 묻어난다. 각자 자신이 살아온 순탄치 않은 환경속에서 그 인생의 행복을
제대로 누려보지도 못한채 그 두려움에 떨리는 상처만이 깊이 새겨저 버린것처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기를 바랐다. 

각자의 고백 형식으로 이어지는 네 명의 소녀들은 결국 자신들의 트라우마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살인과 사회의 매장속에 벗어나지 못할거 같은 죄를 짓고 말았다.
그리고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속죄를 한다해도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
같은 아사코의심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이해할 수 있었을지 아직까진 판단의 기로에
서있게 된다.

경멸과 비난의 화살을 온전히 받아야하는 그녀의 처지도 결국 자신의 원죄로
인한 고통의 한 부분을 짊어지고  앞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한 때 마지막 자신의 사랑이었던 사람을 영원히 떠나보내게 한 
그녀의 마음은 무엇일지 묻고싶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에 빠져버린 죄에서 이제 네 명의 소녀가 그녀들의 원래의
삶과행복의 일상으로 걸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백과 속죄의 만남이 이루어졌으니 그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