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엄마를 꿈꿀 수 있도록...
행복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백일된 초보엄마에게 햇볕 한줌 같은,
뜨거운 사막 위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은 『엄마 생활 백서』
사내 아이를 낳고 2주간 조리원에서 주는 밥 먹고, 시간 맞춰 수유하고, 동기들과 수다떨고 참 편했다.
그러다 배불뚝이 몸으로 나갔다가... 셋이 되어 집안에 첫발을 내 딛는 그 순간,
행복이 여기에 있구나 생각하며 이 행복이 영원하리라 믿었다.
그것이 환상임을 깨닫는데는 몇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시도때도 없이 울어대는 아이. 젖을 줘도 안아줘도 뭘 어쩌란 말인지 마음이 통하지 않는 아이.
2시간이 멀다하고 깨는 아이. 내 몸 치장할 시간도, 밥 숟가락 들기도 버거웠던 그 시간들...
책에선 퍼즐 맞추듯 쉽게만 풀어놓은 육아가 내겐 지독한 겨울을 안겨주었다.
그렇게 도와주는 이 없이 혼자서 100일을 보냈다. 아니, 백일의 기적을 이뤄냈다.
하루에도 수백번, 수만번 좋았다, 힘들었다하는 들쑥날쑥한 바이오리듬에 컨디션은 최악이 되고...
새벽에 잠든 아일 보면서 낮동안 짜증내고 외면했던 것이 미안해 나를 자책하고 후회하기를 반복하며...
사회의 일원이 되길 갈망하며, 무기력해져 있는 내가 안쓰러워 미칠 것 같은-
그야말로 썰물과 밀물의 감정속에 한동안 참으로 우울의 시간을 보냈다.
그나마 조리원에 있을 때, 집에 도우미가 왔을 땐 육아서도 읽어봤다.
베이비사인을 알고, 아기의 반응, 발달에 대한 수많은 육아서가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정작 내 가슴 밑바닥에 침체되어있는 멍울을 터트리거나 한여름의 냉수마찰같은 해결책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나, 『엄마생활백서』는 달랐다!
대부분의 육아서가 육아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가르치려고만 하는데 『엄마 생활 백서』는 엄마들을 파이팅하게 만드는 책이다.
솔직히 이 한권의 책을 읽는데만해도 쾌 오래 걸릴 수 밖에 없었지만, 읽는 동안 '내 얘기구나!' '정말 내 마음이 이랬어'
'나랑 똑같은 사람이 있구나'라는 무한공감하면서 '그래, 내가 아주 모자라거나 부족한 엄마는 아니었구나' '다들 아이 키우는 일에 힘들어 버겨워하는구나' 하며 위안을 찾는데서 이 책은 육아의 슬럼프에 빠진 내게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저자는 육아지의 편집장이다. 그녀에게 육아는 아주 쉬운 퍼즐 같은 것이어서 완벽하게 소화낼 줄 알았는데,
그녀에게도 허리 휠만큼 힘든 시절이 있었으며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그렇다. 그녀도 잘나가는 육아잡지의 편집장이기 전에 엄마였다.
때문에 그의 생생한 경험담과 여러 섹션별로 나온 공식과 노하우는
매일매일 아이와 사투하는 초보엄마인 나뿐 아니라, 육아 딜레마에 빠진 이들에게, 자식을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며 낡아진 엄마들의 마음에 촉촉한 단비가 될 것이다.
내가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착한 엄마의 굴레에서 벗어나 나쁜 엄마로 커밍아웃하라!
모든 엄마들은 완벽해지길 바란다. 난 아이를 갖고부터 모든 엄마들의 로망처럼 내 아이를 영재로 키우겠다거나, 아이의 요구 조건을 모두 들어주겠다거나, 좋은 옷, 갖고 싶은 물건 등을 사주겠다는 생각따윈 하지 않았다.
아마도 애초에 완벽한 엄마를 포기하면서 웃음 많은 아이로, 사소한 일상에 감사하며 미소지을 수 있을 아이로, 유머 넘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면에서 저자와 육아관이 비슷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니 끈끈한 동질감같은 게 느껴졌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들은 완벽해지고 싶어한다. 나 역시 아이를 잉태했을 때와 달리 차츰 완벽한 엄마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의무감과 책임감이 드는 게 사실이었다. 그 무거운 마음에 일침을 가한 저자의 한마디가 뇌리에 박힌다.
'완벽하기 위해 애쓰는 에너지를, 행복해지는데 쓰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
이 글귀는 엄마로서의 삶이 희생이 아니라 희망이라는 의미가 내재되어 있는 것 같았다.
책 곳곳엔 숨가뿐 일상으로 무지했던 내 마음에 비 온 뒤의 청량감을 느끼게 해주는 글귀들이 많아 줄을 그어가며 읽을 정도였다.
『엄마생활백서』 참말로, 고맙다!
다른 육아서와 달리 아이가 주체가 아니라, 여자인 동시에 엄마가 주체가 되어 글을 쓰고 있다.
아이를 이해하고 사랑하기에 앞서 엄마인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할 수 있음을 명확하게 짚어주고 있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무공해적인 공식은 별표 다섯개를 주어도 모자라지 않다.
저자가 말하는 육아는 100미터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며...
누구나 결점은 있고, 좋은 엄마의 모범답안은 없듯이 육아에도 모범답안은 없다는 것...
어쩌면 누구나 다 아는 진리이지만, 그릇된 육아를 냉철히 지적해주고 있다.
그렇기에 내가 결정하고 나만의 방법으로 육아를 결정하는 것이 더 행복한 방법이라는 통쾌한 결론!!
책은 chapter별로 주제에 관련된 기초편, 실전편, 응용편으로 나누어 꼼꼼히 짚어주었다.
두고두고 메모해 두었다가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게끔 친절히 풀어놓았다.
육아방법 뿐 아니라 소소한 재테크 방법 등의 생활정보도 양념으로 버물어주어 더 유익했다.
그리고 '맘앤앙팡'에 빠지지 않는 친환경이 왜 그리 많았는지 알 수 있었다. 저자가 추구하는 친환경적인 삶에 한발 다가선 기분이다. 또한 놀이의 공식은 육아에 지친 엄마들을 더욱 즐겁게 해 줄 것만 같다.
아마도 저자가 진짜 엄마이기에, 육아지의 편집장으로 다재다능한 재주와 정보를 가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저자가 정의 내린 나쁜 엄마는
잘 노는 엄마, 당당한 엄마, 솔직한 엄마, 꿈꾸는 엄마... 즉 행복한 엄마다.
이런 엄마가 되기 위해선 엄마로서 나를 인정하고 할 수 있는 일은 하고, 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
이해와 용기도 필요하다.
『엄마생활백서』 엄마로서 정체성을 잃었을 때, 제자리를 찾게 해 준 육아서다.
그래, 우린 세상에서 가장 큰 고통의 순간인 출산도 거뜬히 이겨냈다.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게 있겠는가?!
이제 통념적인 엄마의 모습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 나로부터의 자유를 찾아야 아이를 진정을 사랑할 수 있음을...
엄마노릇을 하는 동안, 내가 가장 큰 힘이며 희망이며 사랑이 되어야겠다.
그리고 아이와 그려갈 미래를 생각하며 든든한 후원자로, 절친이 되어주도록 하자고 다짐해본다.
마지막으로 『엄마생활백서』 는 모든 육아의 초석이 될만하다.
개인적으로 난 잘 노는 엄마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