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안에 몇 대가 모여 살고 형제들도 많아 북적북적했던 옛날과 달리

요즘은 한집에 서너 식구가 대부분이고 그마저도 저마다 각기 바쁜 스케줄대로 움직이는 생활에

하루에 한 끼 함께 마주앉아 밥 먹는 일도 어려운 가정이 많다.

그렇다보니 대화가 많이 부족하고 집안에서 직접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관계 지음을

간접적인 다른 학습을 통해 익혀야하는 세상이 되었다.

참 씁쓸하고 안타깝다.

 

이제는 초등학생만 해도 인터넷과 휴대폰에 익숙해져 있으니

정말 맘먹고 예절을 가르쳐야 할 때가 되었다.

이 책은 아이들도 읽어야 하겠지만 부모와 선생님들도 먼저 읽고

가르침에 본보기가 되는 모습을 숙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대화하는 방법에 대해 그림을 그려가며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 책이다.

몸짓 대화, 공손한 대화, 마음을 움직이는 말, 자기주장 등 올바른 대화를 제시하고 있고,

전화 예절이나 문자메세지를 보낼 때의 대화방법까지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책을 읽는 이의 마음을 헤아리며 조목조목 <대화의 기술>을 가르치는 선생님의 친절함이 책 속에서 느껴진다.

다 아는 내용일 것 같아도 차근차근 읽어보면 배울게 많다. 재미있었다.

 

사람의 말투를 들어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

바르고 고운 말을 쓰면 쓸수록 마음도 고와지고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진심으로 주고받는 대화를 통해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세상을 진지하게 바라보며 자신의 인생을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이라 믿는다.

행복하고 즐거운 대화가 나를 빛나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기억하고

오늘도 최대한 웃으며 진심으로 대화하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

이 책 <대화가 즐거워!>가 그렇게 되도록 도와줄 것이다.

와우~~요즘 아이들은 참 좋겠다. 아니 어떻게 영어책이 만화야? 나 학교 다닐 때는 상상도 못해봤을 일! 만화책으로 영어공부를 한다? 이거 애들이랑 같이 보기에는 엄마 체면이 좀 떨어지지 않을까? 혹시 재미없는 만화? 문법을 강조한 나머지 차라리 그냥 영어책이 더 낫겠다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내용 너무 딱딱한 무늬만 만화인 영어책 아냐? 책 읽기 전 이런저런 작은 의심들이 뇌리를 스쳤다. 영어 공부를 몇 년을 해도 실력이 늘기는커녕 꼬부랑 글씨만 보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나 자신에 대해 드는 의심인지도 몰랐다.

 

그러나 일단 <슈렉>과 <반지의 제왕>같은 수많은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무려460여 편이나 번역한 영어의 절대 실력자인데다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 소개될 정도로 책을 가까이 하시는 이미도 선생님이 만드셨다니 이 책을 무조건 믿어보기로 했다. ‘영어’하면 아직도 ‘잘 못하는 어려운 숙제’로 여겨지는 고정관념을 달콤하게 깨 주는 기적의 영어책을 만들다니. 정말 놀랍고도 반가운 일이다.

 

백설 공주가 나이를 먹어 백살 공주로 변신한 캐릭터와 일곱 난쟁이 대신 일곱 아이돌, 그리고 엉뚱 살벌한 마녀의 <하늘나라 겁나 먼 땅>에서 벌어지는 스토리가 책 읽기 전 나의 의심을 무색하게 할 만큼 진짜 재미있다. 여기 저기 튀어나오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까메오 출연에 눈이 즐겁다. 마녀의 엽기적인 표정이 압권이고 등장인물들의 에드립에 우리딸 배꼽이 빠진다. 즐겁게 영어 공부에 접근한다는 것에 감이 잡힌다.

 

언니의 병문안을 가려고 공항에 갔다가 영어를 못해 입국을 저지당하는 마녀가 공항에서 쫒겨나 집으로 가는 도중 끝내 언니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더욱 영어를 미워하게 된다. 언니가 죽기 전에 남긴 말은 단 두 마디. Dragon과 Fly. 이 두 단어를 놓고 벌어질 일이 무척 궁금하다. 마녀의 언니가 왜 두 단어를 유언으로 남겼을지...

마녀는 집으로 돌아가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이 누구지?”하며 거울에게 묻는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사람은 백살 공주라는 거울의 대답에 거울을 깨고 분노하며 백살 공주를 찾아 간다. <백설 공주> 이야기의 패러디인가? 현대판 백설 공주? 아무튼 백살 공주와 마녀의 만남으로 1권은 끝이 난다. <2권이 나올 때까지 즐거운 상상 많이많이 하세요.>라고 인사하며.

 

이 책의 자랑거리는 1. 수준 높은 창작스토리 2. 콕콕 짚어 주는 미국식 영문법 해설 3. 친근한 캐릭터와 독창적인 패러디 4. 심화학습 코너와 친절한 해설 5. 이야기로 만나는 국어와 영어 줄거리 이다. 작가가 <“I Scream for Ice Cream."스토리가 재미있어서 비명을 지르고, 아이디어가 창의적이어서 비명을 지르고, 시리즈를 따라가면서 영어실력이 높아지는 기쁨에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기대한다.> 하신 만큼 과연 기대할만한 책이다. 35권의 시리즈로 나올 계획이라고 알고 있는데 다 읽고 나면 영어에 대한 재미와 자신감이 넘쳐날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다. 외국인이 두렵지 않게 된단 말이지? 하하. 정말 유쾌한 책을 만난 나는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다음날이 기말고사인데 이 책을 붙들고 킥킥거리고 있는 대책 없는 우리 딸에게 눈을 흘겼던 책이다. 덩달아 지가 뭘 안다고 “나도 좀 보게 누나 빨리 보라”며 재촉했던 6살짜리 아들도 좋아했던 책이다. 두루두루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들었던 책! 이리와~뽀뽀해줄게~~

 

근데 이미도 선생님~ 왜 자꾸 똥을 머리에 뒤집어쓰고 나오시는 거예요? 몸 개그?

그리구요 제가 너무 무식해서 그러는데 중요한 단어 밑에 발음기호좀 넣어주시면 안될까요?

 

 

일단 주인공을 죽여 놓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김 려령 작가의 대범한 글담에 첫 장부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뭐야...누가 벌써 죽었어? 하며 읽어 내려가는 눈은 등장인물들의 유쾌하고 시원시원한 대화로 인해 즐겁고 가슴은 시종일관 먹먹하다.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싶어 안타깝다가도 우리 주위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미치면 화가 난다.

 

<충돌에 익숙하지 않아 그냥 참아버리는 아이>, 천지의 의문의 죽음을 놓고 벌어지는 진실 찾기에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여러 인물들이 나온다. 모두 각각의 방법으로 천지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아파하고 있지만 화연이의 아픔은 동조해 줄 수가 없다. 그 애가 아무리 천지를 위해 울어준다 해도 내 마음을 나눠줄 생각이 없다. 화연이 정말 나빴다. 그러나 살다보면 화연이 같은 피곤한 인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직장 생활 할 때 그런 사람 하나 때문에 스트레스지수가 날마다 높았던 경험이 있고 지금 초등학생인 우리 딸의 친구도 그런 아이가 있어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그렇다. “뒤끝 없다.”는 사람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아 한다. 상대방이야 상처를 받든 말든 자기 하고 싶은 말 다 하고는 뒤끝 없는 성격이라고 떠드는 사람 좀 어이없을 때 많다. 화연이처럼.

 

가장 가슴이 찢어졌을 사람은 천지 엄만데 씩씩하고 의연하게 슬픔을 대처하는 모습이 더 안쓰러웠다. 아무 일 아닌 듯 살아가고 있어 보이나 사랑한다는 말로는 부족한, 죽은 딸을 이해하고 감싸주고 그리워하는 대목 곳곳에서 부드러운 강인함을 보았다. <너, 죽지 마라. 언젠가는 죽기 싫어도 죽어. 일부러 앞당기지 마.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사람들, 더 아프게 하는 거야. 죽어서 해결 될 일 아무것도 없어. 묻어둘 수는 있겠지. 근데 그거, 해결 되는 거 아냐. 냄새가 진동하거든. 진짜 복수는 살아남는 거야. 생명 다 할 때 까지 살아.>라며 남은 딸 만지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엄마의 이 대사 외에도 뼈에 사무치게 꽂히는 말들이 많았다. 한편 악착같은 오기 하나로 버티는 엄마도 먼저 간 딸을 가슴으로 보내며 끄윽끄윽 울고 마는 모습에 안심이 되기도 했다. 슬프면 우는 게 정상이니까. 어쩌면 천지는 자신의 기분 나쁘면 나쁘다는, 싫으면 싫다는, 감정을 잘 표출하지 못해 비극을 맞이한 건지도 모르니까.

 

만지가 동생의 유품을 정리하다 발견한 메모 <공기청정기는 있는데 왜 마음청정기는 없을까.>에서 마음이 얼마나 엉클어져 있었는지 알 수 있었고, 엄마에게, 언니에게, 화연이와 미라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각각 하나씩 남긴 메모에서 엉클어진 마음을 풀어가며 삶을 정리하는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아한 거짓말 이라는 것이 가당키나 한 것일까? 살아가면서 한 번도 거짓말을 안했다고는 말 못하겠다. 아니 사실은 너무 많이 해서 나도 모르게 실족하여 넘어진 자들이 있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이다. 그러나 이제 우아함을 가장한 거짓말 보다는 그리 멋스럽지 않더라도 진실을 말하려 노력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어진다. 가능하다면 우아한 진실을 말해 볼까?

 

<완득이> 이후 두 번째 만나는 김려령 작가의 책이다. 두 권 다 나를 울고 웃게 만드는 책이었다. 그리고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김려령 작가의 팬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