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밤을 서늘하고 으시시하게 만드는 그런 스토리류의 하나이다. 간단하게 이야기 하자면 시대 공포물 , 우리나라의 전설의 고향정도 , 그리고 일본의 에도시대물 시리즈중의 한편이다.

 

다섯편의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고 이야기의 주인공은 오치카가 이끌어간다. 그리고 그녀를 통해 무서운 이야기의 근원을 끌어내고 이해하고 감싸 안아준다. 아무리 나쁜 일, 슬픈 일을 겪었어도 '이제 당연하다는 듯이 살아도 된다'고 말해준다.간다의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의 주인 이헤에의 조카딸인 오치카는 '흑백의 방'에서 세상의 기묘한 이야기들을 모두 들어준다.

사람들을 끌어들여 삼켜버리는 오래된 저택, 근친상간을 저지른 남매의 비극 등 어둡고 슬픈 이야기들을. 증오와 회한이라는 감정은 스스로를 공허하게 만든다. '그 어두운 감정들을 품고 있던 사람들은 언젠가 잊혀 간다 … 비었기 때문에, 저택은 사람들을 원해 왔다.' 괴담이 사람들을 유혹하는 이유는, 누구나에게 그런 상처와 고통이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오치카를 만난 사람들은 '말로 표현하고 이야기로 내려놓음으로써 자신의 등에 짊어진 것의 형태를 알'게 되고, 이겨낼 힘을 얻게 된다.

들어주는 힘, 이야기하는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흑백>은 말해준다. '그런 참혹한 일은 남의 일이다, 불길하다, 어리석고 시시하다며 외면하지 않고, 자기 일처럼 슬퍼해' 준 오치카 덕분에 수많은 영혼들이 제대로 자신을 바라보고 각성할 수 있었다. 그런 치유가 가능했던 것은, 오치카 역시 고향에서 끔찍한 사건을 겪은 후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들려주는 괴담을 통해 오치카의 마음이 공명하고 변해가면서, 다른 이야기의 인물들도 굴레에서 놓여나게 된다. 오치카가 자신을 직시하면서 이겨낼 힘을 얻는 것처럼. 그리고 그녀는 살인을 이야기할 때에도 언제나 그들의 마음 깊은 곳을 헤아려 준다. 시대물과 일상 미스터리로 기울어지는 이유도 그것 때문일 게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끌어들여서라도, 그들의 마음을 추스릴 수 있으니까.

 

 

결국 어쩔수 없었던 상황들, 그런 상황들은 일 더하기 일은 2 로 설명할수 없는 부분들로 인한 여러이유들로 인해 원한이 서려있는 원령들을 달래준다.

 

흑백의 방에서 세상의 현상이나 바라보던 시각들을 흑과 백이 아닌 회색이나 다른 색도 될수 있다고 여러가지 가능성들을 열어두며 그저 시대물에 그치는 비꼬인 미스터리극이 아닌 인생의 삶에 있어서 여러가지들을 생각하게 한다. 미유키의 사회적인 시각들 다룬 인간의 삶은 옛날 옛적의 에도 시대나 지금 현시대의 시점이나 결국은 비슷비슷한듯 싶다.

 

흑백, 에도시대

 

먼저 ebook으로 처음으로 읽게 된 책인데 생각보다 눈도 피로 하지 않고 출퇴근할때나 틈틈히 볼수 있었고 종이장을 넘기는것 보다 더 빠르고 편리하게 넘어 갔던 것도 장점이었던것 같다. 종이책과 달리 글자의 양의 편집을 한장에 채워져 더 빠르게 읽을수 있었던 것도 장점이랄까.(참고로 ipad를 사용함) 아무튼 생각보다 거부감이 없어서 그 이후로도 많은 도서들이 등록된다면 이용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특유의 경쾌한 문체와 스피디한 전개가 돋보였던 기존의 작품들과는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세 사람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사랑과 연애, 이별에 대한 내러티브가 담담한 시선과 섬세한 필치로 균형과 긴장을 잃지 않고 유감없이 펼쳐진다. 

 

토요일 오전 일곱 시.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아직 잠자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시간 스무 명 남짓의 남녀가 작은 간판이 걸린 식당으로 모여든다.식당의 이름은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 시 조찬 모임'.SNS를 통해 모인 실연 남녀들은 함께 아침을 먹고 네 편의 로맨스 영화를 연이어 보고 미처 처리하지 못한 실연의 '기념품'을 함께 나누기로 되어 있다.

 

소설은 이 모임에 함께 했던 세 남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얼마 전 유부남 조종사와의 연애를 마친 스튜어디스 사강, 오랜 여자친구의 난데없는 이별통보를 받은 기업 강사 지훈, 그리고 실은 결혼정보회사가 수면 아래서 조직한 이벤트인 이 모임을 기획한 커플매니저 미도가 그들이다.

특히 상대방에게 먼저 헤어지자고 말했지만 훨씬 더 상처를 받아야했던 사강이 지훈을 만나 상실의 아픔을 치유해가고 마침내 옛 남친에게 웃으며 인사할 수 있게 되기까지의 한 편의 실연 극복담 내지 성장담이 감각적으로 그려졌다."모든 연애에는 마지막이 필요하고, 끝내 찍어야 할 마침표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더 이상 존재할 것 같지 않던 '다시'라는 말이 가슴 속에서 자라날 수 있었다. (중략) 시간이 흘러 들리지 않는 것의 바깥과 안을 모두 보게 되는 것. 사강은 이제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기로 했다."(412-413쪽)작가는 후기에서 "우리가 시간을 탕진하며 천천히 죽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삶을 향해 '살아간다' 말하는 것처럼, 실연의 아픔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헤어져야 만나는 것이란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 처럼 삶은 끝이아닌  계속되는 여정이라는 것을 ~

그러기 위해선 실연이 끝나는 삶 마침표가 아닌 잠깐의 쉼표를 통해서 삶의 충전하는 멋진 과정임을 주인공 사강, 지훈 ,현정을 통해 멋지게 그려냈다.

 

어짜피 인생은 모 아닌 도가 아니고 계속 되는 즐거운 여정이기에 ~

 

실연과만찬, 백영옥, 사랑과또다른시작

최상의 호텔리어 나오미와 젊은 열정의 노세형사의 만남, 그리고 그속에 숨어있는 수 많은 가지가지의 이야기들이 이 안에 펼쳐진다.

 

도쿄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피해자는 30세 전후의 회사원, 43세의 주부, 53세의 고등학교 교사로 세 사건 모두 범행 현장에 수수께끼 같은 숫자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45.761871, 143.803944
45.648055, 149.850829
45.678738, 157.788585

이 수를 여러각도로 풀이해본 후의 범인이 지정했던 장소 코르테시아 도쿄 별 다섯개짜리 일급 호텔.

 

연쇄살인의 다음 장소로 예고된 매스커레이드 호텔은 최상의 서비스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벌어지는 의외의 소동이나 손님들은 ‘최상’이란 수식어에서 한참 멀어 보인다. 심히 정체가 의심스러운 그들의 가면이 벗겨지고 맨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그때그때 가면을 바꿔 써야만 하는 얄궂은 운명의 인간 군상을 대면하게 된다. 싱글룸 요금으로 스위트룸를 욕심내는 뻔뻔한 거짓말쟁이, 보상을 바라고 허위 절도 공작을 꾸미는 커플, 해고당한 분풀이를 무고한 호텔 직원에게 해대는 남자, 가방 속에 스토커의 사진을 넣어 갖고 다니는 여자, 객실 안에서 귀신이 느껴진다는 시각장애인 등등, 닛타 형사와 마주한 이들은 당장 눈앞의 이익을 위해 거리낌 없이 가면을 쓴다.

제목에 쓰인 ‘매스커레이드’는 ‘가면, 가면무도회’라는 뜻이다. 한 사회에서 주위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그때그때 적절한 가면을 번갈아 얼굴에 붙이고 나서는지도 모른다. 각각의 직업에 적합한 가면을 쓰기도 하고, 때로는 눈앞의 이익을 위해 임시방편의 가면을 둘러쓰기도 한다. 가족이나 직장에서의 위치에 따라 가면의 모습이 다양하게 달라지기도 한다. 어쩌면 마지막까지 지녀야 할 본래의 얼굴이라는 것은 어디에도 없는 허상인지도 모른다. ‘호텔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손님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 ‘사람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가면무도회를 즐기기 위해 호텔에 찾아온다’는 야마기시 나오미의 말은 곱씹어볼 만하다.

 

 

단순한 미스테리물에 이전에 우리는 점점 어른이 되어가면서 여러가지 모습의 가지고 살아가는 것을 터득한다. 그것만이 인간 socialize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 하는 것인지 성숙하고 어른 스럽게 행동하게 위해서 속내를 절대 드러내 보이지 않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만이 절대 강자라고 생각한다. 그 틀을 벗어나 잠깐의 화장실 목욕탕 같은 개인적인 공간만큼 정말 안락한 공간은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내 속을 감추고 살아간다.그리고 서로 각자 말 못할 고민들 속에 쌓이고 겹겹히 단단하게 뭉쳐가고 있는 모습들.

 

너무 비관적으로 이야기한점이 없지 않지만 게이고의 이번 작품을 읽으며 그런 생각들을 해보게 되었다. 너무 지나치게 어린아이처럼 순수하게 내보이는것도 또는 너무 감추고 있는 것도 언제나 적당히 어울리기 위해서 중용이 필요한것 같다.

 

 

매스커레이드호텔, 히라시노게이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