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이철환. 그린이 정성화님
노란색의 책표지에 어설프지만 순수하게 보이는 아이의 모습처럼 따뜻한 인간애가 가득 담겨져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책이네요.
예전에 결혼을 하지 않았을 때, 아이가 없었을 때, 그리고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던 교사였을 땐 “괜찮아 꼴찌라도 최선만 다한다면 잘한거야” 라고 그렇게 아무런 의심없이 고백할 수 있었던 그 말이, 3살밖에 안된 딸을 키우고 있는 지금에선, 조금만 아이가 발달이 늦어도 뭐가 잘못되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까? 하며 전전긍긍하는 정말 그렇고 그런 엄마가 되어버렸답니다.
인생을 아름답다 말할 수 있다면 그건 어떤 경우에도 정말 멋진 삶 일거에요! 분명 꼴찌의 아름다움 속에 있는 그 숨겨진 비밀이 또다시 나의 나됨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힘이 되리라 믿기 때문에 이 책과 함께하고 싶었어요.
이 책은 아홉장의 짧은 수필형식으로 각 장마다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 용기, 우애, 이별, 헌신, 희망, 희생, 그리움과 이해를 잘 그려내고 있답니다. 물론 각 장의 제목도 다 다르고요. 저는 한 권의 소설형식의 글 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름다운 꼴찌>>는 “용기란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보다 강한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이라는 짧은 메시지가 마음에 강하게 와 닿는 첫 번째 이야기에요. 4-5페이지의 짧은 글이기 때문에 책을 읽는데 갖는 부담감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한 장을 다 메우는 큼직큼직하면서도 소박한 그림을 통해 영상의 이미지도 더하게 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큰 즐거움을 선사받는 것 같았고요. 책을 읽어 내려갈수록 내려앉는 마음과 쏟아지는 눈물은 어쩔 수 없었답니다.
연탄에 불을 붙이려면 번개탄이 필요합니다.
번개탄은 연탄에 불이 잘 붙도록 제 몸을 활활 태워 희생합니다.
가족이라는 따뜻한 울타리를 만들기 위해서도 번개탄이 필요합니다.
번개탄은 서로 사랑하고, 희생하고, 위로하고, 격려하는 가족의 마음입니다.
- 책의 내용 中 -
덧붙여 책을 보면서 두 가지 반가운 사실을 알게 되었답니다.
하나는 글을 쓰신 이가 북한산 아래 숲속 마을에서 딱따구리, 소쩍새, 무당벌레들과 더불어 글과 그림을 그리시는 분이시라는 것인데, 저희 집이 바로 북한산을 뒷배경으로 살기 때문에 갖게 되는 친근함이었고, 또 하나는 <<연탄길>>中 <아름다운 이별>은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고, 2000년부터 책 수입금으로 운영해온 ‘연탄길 나눔터 기금’을 통해 낮고 그늘진 곳에 있는 이들을 후원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답니다.
이 책이 왜 그렇게 따뜻할 수 있었는지를 읽으면서 생각해 보았어요. <이혼><별거><가출>등 가족개념이 무너져 버린 이 시대에 다시금 나의 늙으신 부모님, 엄마, 아빠, 할머니와 할아버지, 내 동생, 형, 누나를 다시금 되돌아보며 불러 볼 수 있는 가슴 따뜻한 그런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작가의 삶과 나눔의 실천이 담긴 의미가 전달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 책만큼은 저도 도서관에 기증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다시금 책을 접할 수 있게 도와주신 카페와 매니저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