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선사시대부터 진한시대까지의 중국고대사를 다룬다. 당시 서주西周 이래 제후국들이 즐비하던 모습은 대체로 사라지고 칠웅七雄이 병립하는 이른바 전국칠웅戰國七雄, 즉 “제齊, 초楚, 연燕, 한韓, 조趙, 위魏, 진秦”이 이를 대신하는 국면이 펼쳐진다. 이때 칠웅은 생사를 건 경쟁을 벌였으며, 칠웅의 병립은 진秦이 일웅一雄이 되며 홀로 우뚝 서는 형국으로 바뀐다. 이러한 전국시대는 춘추시대의 분열과 변화로부터 출발한다. 춘추시대는 ‘혼란’, 전국시대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춘추시대는 혼란 가운데 변화를 하였고, 전국시대는 변화 속에서도 혼란이 존재하였다. 이때가 바로 칠웅이 각축한 시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시대에 첫 번째로 일어난 중대한 변화는 바로 서주 이래 세습으로 자리를 이어받은 귀족들이 자기 자리를 새로운 통치자에게 내주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정권교체는 ‘삼가분진三家分晋’과 ‘전진찬제田陳簒齊’라는 두 사건으로 그 모습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이때가 바로 춘추시대에서 전국시대로 넘어가는 분기점이다. 당시 일곱 나라의 목표는 하나같이 '최종적인 왕'이 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병립한 다른 나라를 소멸시키고 그들의 영토를 점령하고 백성들을 약탈하고 정권을 무너뜨려야 했다.

 

누구를 막론하고 사람을 죽이는 데 눈이 뒤집혀서 물불을 가리지 않던 전국시대의 전쟁은 병법이나 성격이 모두 달랐다. 이는 더할 나위 없이 잔혹하고 야만적이었다. 이때 자국의 국력을 전쟁에 가장 적합한 체제로 빚어 만들었던 상앙 변법은 이 시대의 큰 특징이었다. 변법을 쓰는 나라가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변법이 성공한 이유는 천하 통일이라는 큰 목표를 향해 모아졌다는 점이다. 즉 하찮은 백성과 부귀를 향한 목표까지 여기로 귀결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앙 변법은 ‘리출일공利出一孔’과 ‘구농귀전驅農歸戰’ 등 단 두 마디로 개괄할 수 있다.

 

전국시대는 중국 역사가 큰 분열에서 큰 봉합으로 나아가는 단계로써 중국역사상 전쟁으로 특수한 시대였다. 이때 새로운 것과 묵은 것이 서로 뒤섞이고 칠웅의 병립에서 통일의 역사까지 피가 튀고 창이 번득이며 격동했다. 또한 여러 방면에서 사회 구조의 변화가 일어났다. 그 대표적인 것이 세수를 위해서 한 가정을 다섯 식구라는 작은 단위로 쪼개버린 상앙의 변법이다.

 

이 시대에는 각국을 분주히 오가며 오직 공명을 위하여 줏대 없이 이 나라 저 나라에 빌붙었던 유세객들도 있었으며, 변법을 밀고나가며 사사로운 인정에 얽매이지 않았던 법가 인물도 있었다. 또 방연처럼 도량이 한없이 좁은 장군도 있었으며 인상여처럼 마음이 한없이 넓은 대신도 있었다. 이런 인물들 가운데는 공적인 이익을 앞세우려는 이도 있는가하면 사리사욕에 눈이 어두운 이도 있었다. 이들은 장점도 있었지만 단점도 많았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개성이 뚜렷했으며, 전국시대의 인물답게 하나같이 강렬한 특징을 갖추고 있었다. 여기서 춘추시대와 전국시대의 특징 몇 가지를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고염무의 <주말풍속>에 따르면, 춘추시대에는 예의를 숭상하고 신의를 중시했지만 전국시대에는 예의는 물론 신의를 결코 말하지 않았다. 춘추시대에는 싸움을 해도 예의를 멀리하지 않았고 신의를 버리지 않았으며, 여러 제후국이 연회에서 <<시경>>을 노래하는 등 품위 있는 군자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전국시대에 이르면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춘추시대에는 자기 나라에서 발생한 사건 상황을 다른 열국에 서로 통보했지만 전국시대는 그렇지 않다.

 

이밖에도 나라와 나라 사이에 일정한 친분을 유지하지도 않았으며, 선비들도 반드시 일정한 주인을 받들지 않았다고 한다. 오늘 상대에게 땅을 떼어주겠다고 했다가 내일이 되면 상대를 걷어차기도 했으며, 게다가 오늘 그와 맹약을 맺었다가도 내일 그가 불운하게 되면 그대로 업신여기며 상대를 하지 않았다. 선비와 선비 사이에도 공명과 이익의 측면에서 상대가 나를 방해하지 않으면 나도 상대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나를 방해하고 지장을 준다면 나도 상대에게 딴죽을 걸 것이며 독약을 내리고 올가미를 씌워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였다. 이 모든 것이 133년 동안에 일어난 변화이다.

 

이처럼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하기도 전에 '문무의 도'가 사라졌던 것이다. 이른바 '문무의 도'란 예법과 음악을 중시한 문명, 곧 서주의 문명을 말한다. 그러니까 제후들이 정기적으로 천자를 알현하고 시를 읊으며 감정을 드러내는 등 예를 숭상하고 신의를 중요시한 일들이 바로 '문무의 도'였던 것이다. 이렇듯 여러 방면에서 수없이 많은 특색을 드러낸 전국시대는 새로운 시대였다. 일곱 나라가 이리 치고 저리 치면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냈던 것이다. 그들이 만들어낸 새로운 모델이 그리 훌륭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중국이 미래의 역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 시기의 역사를 반드시 통과해야만 했다. 이는 가히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 수 있다. 

 

리산의 <전국칠웅>(인간사랑, 2016)은 마치 한 편의 흥미진진한 대하소설을 읽을 때처럼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게다가 춘추시대와 전국시대의 두드러진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전달해주는 유익한 깨알정보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이것은  내가 그동안 감명 깊게 읽었던 <십팔사략>을 비롯하여 <명이대방록>, <사기>, <후한서>, <춘추>, <자치통감>, <안차춘추>, <삼국지>, <수호지>, <초한지>, <열국지> 기타 등등 수많은 중국의 고전에서 미처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경이로움으로 기억 한 칸을 흐뭇하게 채워주었다. 중국고대사에 관심이 많은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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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인간관계에서 거부당하고 상처받는 것을 두려워한다. 과연 마음을 열어 보여도 되는 걸까, 내가 다가간 만큼 상대방이 내 진심을 알아줄까, 이러다가 나만 상처받는 것은 아닐까, 내 마음 같은 사람이 있을 리 없잖아 등의 생각이 ‘나’를 두렵게 만드는 것이다. 그와 같은 두려움은 개인의 인간관계는 물론이고 회사에서 조직에서 소통의 부재를 가져온다.
그런데 이 책은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소개한다. 인간의 본성에는 이미 그런 두려움을 이기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좋은 사람들과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성공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너무도 강력한 소망이 그것이다. 그런 소망이 있기에 인간은 때때로 인간관계나 리더십이 바라는 만큼 잘 풀려나가지 않을 때도 결코 절망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내 안에 인간관계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공감의 능력이 있는 한 세상은 그와 같은 나의 진심을 알아줄 것이기 때문이다.

두려움을 이기고 소망을 이루려면 우린 먼저 자기 자신과 화해하고 잘 지내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린 스스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인 경우가 많다. 거기서 빚어지는 오해, 잘못된 습관들에 대해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우린 많은 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물론 내 안에 있으면서 나를 힘들게 하는 심리적 문제들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우리가 나를 미루어 남을 짐작하듯이 그와 같은 노력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혀준다. 그러한 인간에 대한 이해는 일반적인 인간관계뿐 아니라 리더십에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우선은 이해할 수 있어야 공감도 하고 소통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노력을 꾸준히 해나갈 때 세상은, 사람들은 내 진심을 알아줄 뿐 아니라 먼저 손 내밀고 먼저 마음을 열게 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우리의 본심에 귀 기울이며 상대방을 헤아려야 한다. 이를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까칠하게 살기로 하자’가 될 것이다.
이 책은 나와 상대방의 본심을 거울 들여다보듯 파악할 수 있는 여러 심리적 방법과 상처받은 마음을 보듬을 수 있는 치유법을 소개한다. 또한 상처받지 않고 상대방을 움직일 수 있는 관계의 법칙, 우리를 힘들게 하는 여러 심리적 요인들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