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독 360
12살의 의식에서 리시버로 선택된 조나스는
갑작스럽게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바뀐 사람들에게 당황하긴 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받들어지고, 존경받는 대상이 된 것이 그리 싫지만은 않았던 거 같아요.
거기다 기버가 초반에 넘겨주었던 기억들은 달콤하고 형형색색의 눈에 띄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조나스는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런 걸 같이 공유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not fair
하지만 그런 기쁜 순간도 뒤이어 받기 시작한 나쁜 과거(한쪽으로 치우쳐 결국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들)에 조나스는 어째서 과거의 과거의 그리고 더 과거의 일들을 기버와 리시버만 받아들여야 하는가 하는 점에 우울&음울해지기도 합니다.
그 역시도.
not fair
인생이 원래 불공평한 것이긴 하지만,
행복감 혹은 안정감, 결과적으로는 sameness 를 추구하는 세상에서
절대로 다른 이들과 같아질 수 없는 기버와 리시버는 그래도 기억전달 훈련을 멈추지 않아요.
오히려 더욱 더 열심히 대화하고 다른 대책이 없는 것인가 하고 의견을 내면서, 현재의 세상을 조금 더 좋은 세상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도 고민하죠.
읽는 입장에서는 둘 밖에 없기 때문에, 둘이라도 존재하기 때문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기버에게 기억을 받은 리시버 조나스
같은 기억을 공유하기 때문에, 대화를 나눌 수도 있었던 거겠지요.
언제쯤 이런 불안한 상태가 균형을 깨며 부서질까?
어디서 깨어지기 시작할까?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시간에, 시작되더라구요.
그건 바로 가브리엘이라는 쌍둥이 중 약간 모자란 쪽의 아이에서 시작하게 되어요. 몸 상태가 더 균형이 덜 잡힌 쪽의 아이를 릴리즈 하게 된다는 것, 그것을 대단한 의식인양 여기고 있던 조나스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그제야 인식하게 되지요.
이야기 속에서는 말이죠.
하지만 저는 기버에게서 시작되었던 거라 여겨지더라구요.
조나스 이전의 리시버에게서 말이죠.
그녀가 바라는 이상향, 그녀는 더 이상 자신의 기억을 짊어지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그 이면에는 어쩌면 기억을 소유하고 있는 기버와 함께 무언가를 바꾸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어요.
자신의 손으로 직접 자신의 릴리즈를 결정하던 그녀의 행동은, 충분히 용기있는 행위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용기있는 행위였다고 여겨졌고, 그 장면을 기버가 꼭 봐주기를 바랐다는 것도, 그녀로써는 기버에게 충분히 자신의 마음을 보여줬던 것은 아닌가 싶었어요.
아, 같은 책을 읽은 여러분과도 제가 이렇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어쩌면, 이 책에 얽힌 기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잖아요.
느낌이 달랐던 같았던, 어긋났던 일치했던 이 책을 읽고 나서의 감상이 어딘가 약간 다르다고 해도, 기버가 조나스를 선택하는 장면에서 '용기'를 알아차리셨지요?
기버는 조나스를 리시버로 선택하는 순간
조나스가 장차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걸, 예상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계속 생각하게 되네요.
기버가 기법하게 된 세상
인간에게 인간이 가장 유리하게 (혹은 편안하고 안락하게) 만들어둔 세상
비인간적인 세상 속에서 인간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소외는 어쩌면 어린 조나스가 감당하긴 힘든 세상이었지 않았을까 여겨지기도 했지만, 기버는 기버대로 조나스는 조나스 대로, 목숨을 걸고 행동으로 옮깁니다.
그 행동의 결과가 해피이든 새드이든, 그들의 그러한 선택이 비인간성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인간의 투쟁처럼, 강한 여운을 남기네요
챕터마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 되는 책, 정말 오랜만이에요.
아아
기버라는 책은 반드시 꼭 읽어야 하는 뉴베리 책입니다.
그죠?
지금쯤 릴리에 의해서 소설로 만들어졌을지도 모를 그곳의 이야기도 소설 속의 소설로 기억에 오래 남을 듯 합니다.
리더님이신 아이두 님의 은혜도 잊지 못할 거예요.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멤버님들, 우리들도 기억을 물려받은 이상 다음 세대를 위해 제대로 된 세상(혹은 기억)을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도록 해요!!
저는 우선, 후기 부터 꼭 확인~하러 고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