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30대의 중턱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예전 20대 때에는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
그리고 세월이 참 빠르다는 말이 체감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렇게나 굴려도 괜찮았던 몸이 이제는 하나둘 삐걱대고,
하루의 끝에 파김치가 되어 생존을 위한 수면을 취하고 있는 지금은
아직 나름 젊다고 생각되는 30대지만 그런 것들이 어느 정도 느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몸의 변화보다 더 서글픈 것은 마음과 생각의 고착화 같습니다.
이제는 머리가 제법 굵어졌다고 생각되는지
제가 생각하는 것들이 마치 진리라고 느껴질 때가 많아서
괜한 고집을 부릴 때가 잦아짐을 느낍니다.
이럴 때일수록 자기 생각에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책 읽기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 책 '그때, 나에게 미처 하지 못한 말'은
40대인 정여울 작가님이 30대의 자기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입니다.
그러다 보니 동 나잇대에서 생각하고 느낄만한 내용이 많아서
공감이 되는 부분도 많았고, 생각해 볼 내용도 꽤 있었습니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부분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에 관한 내용입니다.
아직 좋아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 모른 채 살아가는 저에게 평소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책의 초반부에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시간은 길지 않다'는 내용이
머릿속에 깊이 박혔었는데
책을 더 읽다 보니 좋아하는 일을 찾는 방법이 몇 가지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첫 번째가, 평소에 하는 것과 전혀 관계없는 것들을 체험해보기.
두 번째가,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쉬어보기.
세 번째가, 소득이나 미래에 대한 생각, 걱정하지 않고 하루라도 살아보기.
이 중에 첫 번째 내용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인생을 되돌아보니 걱정만 앞서 도전하지 않는 삶을 살아온 것 같습니다.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하나씩 해보면 그중에 좋아하는 것 하나쯤은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어찌 보면 가장 단순한 진리지만 미처 실천해볼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운전에서 가장 위험한 때는 어느 정도 익숙해 질 무렵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안심을 하고 자만하기 시작하기 때문이겠죠.
인생에서 어느 정도의 경험이 쌓이고 자기 생각이 확립될 무렵인 30대는
인생의 후반기를 준비하면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같이 몸은 훌쩍 커버렸지만, 마음은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또래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