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많은 부분을 외가에서 보냈습니다.
저에게 바둑이란 외할아버지에 대한 오래된 기억 중 하나로 존재합니다.
손님들과 바둑을 두시는 외할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덕분에 어릴 적 저의 장난감은 바둑판과 바둑알이었습니다.
물론 바둑을 두며 노는 것이 아닌 단순 장난감으로만 말입니다.
제가 너무 어릴 때 돌아가셨기에
외할아버지께 바둑을 배워보지 못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아버지께 장기를 배우긴 했지만, 바둑은 아직 진입장벽이 높게 느껴집니다.
장기는 알마다 일정한 규칙이 있는 것과는 다르게
바둑은 알마다의 자유성이 무궁무진하므로
그 방대함이 첫걸음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조금이라도 가볍게 첫걸음을 떼어보자고 선택한 것이
이 어린이용 바둑 서적입니다.
'바둑 한판 어때?'라는 이 책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바둑을 가르쳐준다는 컵셉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야기 형식으로 쓰여있고 캐릭터들도 재미있어서
한층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볼 수 있습니다.
초반에는 기본적인 규칙들을 소개하면서
단수나 행마 같은 기본기들을 설명합니다.
여기까지는 쉽게 따라갈만 했습니다.
하지만 7장부터 난이도가 많이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고급기술들이 소개가 되면서 더높은 집중력을 요구했습니다.
따로 배웠다면 머리를 싸매고 배웠을 내용일텐데
쉽게쉽게 설명이 되어있으니
초심자인 저도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쉬운 것이 문제에 대한 해설부분이었습니다.
쉬운부분은 정답을 바로 찍고 넘어갔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해설이 필요한 경우가 생겼기에
이부분만 보완하면 더 좋은 책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