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세상, 경쟁력을 높이는 글쓰기를 하고 싶다면?

인터넷 세상이 도래하면서 글을 쓸 기회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덧글 하나를 달더라도 글을 쓰는 행위에 속한다.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올라온 글들을 읽다보면 글을 잘 쓰고 싶다면 푸념들이 종종 올라온다. 나 또한 유려한 문장이나 감성적인 글을 좀더 잘 썼으면 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는 않다. 그러나 문학적인 글이 아니라면 꾸준한 노력으로 평균 이상의 글은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만 가지고 있으면 안된다. 많이 읽고 글을 많이 써봐야 할 것이다.

<글쓰기의 힘(디지털 시대의 생존 전략)>(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2005년)은 이 시대 대표 글꾼들의 말을 빌어 글쓰기의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각 분야의 다양한 필자들이 전하는 글쓰기의 노하우는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이들의 노하우는 결국 하나로 맞닿아 있다. 그것은 바로 꾸준한 글쓰기이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과 체험을 담아 쓰는 것이다. 꾸준한 글쓰기를 하다 보면 철자나 맞춤법은 저절로 고쳐지기 마련이라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글을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다면 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는 일기쓰기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좀더 용기를 낸다면 자신이 쓴 글을 공개하여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반응을 살핌으로써 글을 쓰는 요령을 배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사색은 글을 잘 쓰기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이다. 사색은 글을 쓰기 위한 얼개를 짜는 과정이다. 사색을 통해 어떠한 글을 쓸지 마음속으로 가늠해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감정과 체험을 솔직하게 정리하여 글로 옮긴 것이 좋은 결과를 낳는다고 생각한다. 많은 글들을 봐왔지만, 제일 안 읽히는 글들은 흔히 볼 수 있는 다른 사람의 내용을 가져다 붙이는 것이다. 그러한 글은 글쓰기의 능력을 저해시킬 뿐만 아니라 재미도 없다. 지나치게 과장된 글도 그리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수식어를 잔뜩 갖다 붙이면 멋진 문장이 될 걸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지나치게 과장된 글은 무슨 뜻인지 파악조차 하기 힘들게 만든다.

다양한 글쓰기 비법들을 읽으면서 내게 아주 절실하게 조언이 되는 부분들이 몇 가지 있었다. 특히 알베르 카뮈의 ‘분명하게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독자가 모이지만, 모호하게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비평가만 몰려들 뿐이다.’라는 말은 앞으로도 계속 마음에 새겨두어야 할 것 같다.

** 좋은 글귀

“글을 쓰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사색은 중요하다. 주제를 붙들고 집요하게 생각하다 보면 그에 대한 새로운 관점,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맥락을 발견할 수 있다. 즉, 글쓰기 자체가 지식의 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항상 새로운 시각을 갖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편의 글, 한 권의 책 안에 적어도 독창적인 요소들을 삽입할 수 있다.” (46쪽, 김용석)

“글쓰기의 격언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말이 하나 있다. 바로 알베르 카뮈의 ‘분명하게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독자가 모이지만, 모호하게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비평가만 몰려들 뿐이다.’라는 말이다. 쓸모없는 말을 삭제하고, 문장을 단순화시키고, 생각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 그것이 글을 잘 쓰는 비결이며 좋은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75쪽, 송병선)

“나는 다른 칼럼니스트들처럼 결코 객관적 세계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유난히 ‘나’로 시작하는 문장이나 구어체적 표현을 좋아했고, 내가 선택한 글의 주제와 관련된 체험담, 그리고 그걸 체험할 당시의 나의 정서와 내적 충동을 표현하는 데 더 힘썼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내 스스로 재미있고, 내가 재미있으면 대체로 읽는 사람도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 재미있는 건 칼럼의 차별화는 바로 그 지점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311쪽, 김경)

“나탈리 골드버그가 강조한 것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손을 계속 움직여라. 그러지 않으면 쓰는 글을 조절하려고 머뭇거리게 된다. 둘째, 편집하려 들지 말라. 설사 쓸 의도가 없는 글을 쓰고 있더라도 그대로 밀고 나가라. 셋째, 철자법이나 구두점 등 문법에 얽매이지 말라. 넷째, 마음을 통제하지 말라. 마음가는 대로 내버려두어라. 다섯째, 생각하려 들지 말라. 논리적 사고는 버려라. 여섯째, 두려움이나 벌거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무조건 더 깊이 뛰어들라.” (441쪽, 이권우)     

by 꽃다지, 2009년 4월 19일

회사에서 얼마 전 워크숍을 다녀왔다. 이전까지는 워크숍이 친목 다지기를 위주로 진행이 되었기에 이번엔 업무 개선을 위해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세미나 시간을 특별히 마련해 보았다. 워크숍에 가기 전 함께 책을 읽고 책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인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워크숍에서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아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못했지만 평소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앞으로 더욱 시간이나 업무관리를 잘해 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 친구도 있었다.

회사의 규모가 작기에 경제적인 측면에서 많은 것을 투자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작은 만큼 서로가 조금씩만 노력한다면 효과적으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중간 관리자의 입장에서 나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함을 느낀다. 지금까지는 회사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세세한 것들에 신경을 많이 못 썼다. 그런데 언제까지나 이것이 변명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많은 일들이 흘러가고, 사람들은 드나든다. 그렇다면 어떻게 효율적으로 함께 해 나갈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경영학>(부키, 2009년)이 이에 대한 적절한 해답을 주었다. 평소 주위의 사물이나 현상들을 업무와 비교해보곤 하는데, 야구를 경영에 접목할 수 있다는 생각은 미처 해보지 못했었다. 그런데 저자 제프 앵거스는 야구를 너무도 적절하게 경영에 접목시키고 있었다. 경영 컨설턴트이지만 야구 칼럼니스트로 활동할 정도로 야구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리라. 우리 회사 같은 중소기업에 더 적절한 비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메이저리그의 규모가 작고 감독과 선수가 밀착해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경영학>은 야구의 룰을 대입시켜 경영의 진수를 하나씩 보여준다. 홈에서 출발하여 1루, 2루, 3루를 돌아 다시 홈으로 돌아오기까지에는 난관이 따른다. 출루 자체가 어렵고, 설령 출루 했다 하더라도 베이스를 하나씩 밟아 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감독과 선수가 하나 되어 사인을 주고받아야 하며, 후속타가 있어야 앞으로 진출할 수 있다. 1루보다는 2루가, 2루보다는 3루가 더 어려운 것은 이 때문이다. 저자는 야구의 이러한 원리를 경영에 접목시킨다. 1루를 운영 관리, 2루를 인력 관리, 3루를 자기 관리, 홈 베이스를 변화 관리로 나누어 구성하고, 메이저리그의 역사 속에서 귀감이 될 만한 사례들을 인용해 경영원리를 설명한다. 과거의 유명했던 일화들을 듣는 즐거움과 함께 경영의 원리를 아주 사실적으로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 하면 우리는 쉽게 박찬호를 떠올린다. 그가 최초의, 그리고 지금도 대표 메이저리거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성기를 지난 이후 한동안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는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메이저리거다. 그런데 그의 이력을 유심히 들여다보자. 박찬호는 국내 메이저리거 대표 아이콘이기 때문에 존경과 격려를 받지만, 메이저리그의 입장에서는 썩 마음에 드는 선수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는 지나치게 비정한 면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바로 저자가 말하는 메이저리그의 경영학이 아닐까도 생각해 본다. 그리고 구단과 감독마다의 차이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가 처음 LA 다저스에서 활약했을 때만 해도 모든 조건들이 맞았지만, 이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그는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박찬호의 입장에서는 텍사스 레인저스가 야속했을 수도 있지만, 텍사스 레인저스의 입장에서는 거액을 들여 영입한 박찬호의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에 실패한 투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보다 탄탄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신경을 써야 할 것들이 많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것부터 변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내가 메이저리그의 감독이 되어 그 변화를 주도하는 것을 상상해 본다. 오늘의 투수와 중심타자는 누가될까?

** 좋은 글귀

“유능한 관리자들의 경우, 같은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으려 하거나 최소 비용으로 같은 효과를 얻으려고 한다. 그들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20쪽)

“어떤 경우라도 권한을 위임하지 않고 후임자를 양성하지 않으면 조직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63쪽)

“운영 관리의 핵심은 시간, 인력, 지식 관리다.” (69쪽)

“모든 결정의 목적은 다음 번 일어날 일의 성공 확률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95쪽)

by 꽃다지, 2009년 4월 21일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아주 혼쭐이 났다. 내용이 어려웠다기보다는 구성의 독특함 때문에 쉽게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독특한 내용으로 인해 명성을 얻은 줄로만 알았더니 소설의 다양한 요소들이 나름의 색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이 소설을 완성했다고 하니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겠다.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의 저자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처녀작 <모든 것이 밝혀졌다>(민음사, 2009년)를 읽었다. 분량이 좀 많긴 했지만, 보통의 소설처럼 큰 무리 없이 읽히리라 생각하고 천천히 읽어나갔는데,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책의 진도는 느릿느릿 흘러갔다. 책의 내용이 어려워서 그런 건 분명 아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전개와 편지글의 도입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독자는 세 부분의 글을 잘 떠올려가며 글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의 이러한 묘미는 다른 책과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저자는 실제 체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서인지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우크라이나 방문으로부터 시작한다. 대학 2년생의 주인공이 빛바랜 사진을 한 장 들고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이유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할아버지의 목숨을 구해준 한 여인을 찾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그가 찾는 곳은 이미 폐허가 된 뒤였다. 그 여인의 소재도 묘연하다. 게다가 통역과 여행 가이드를 자청한 알렉스와 알렉스의 할아버지는 프로들이 아니었으며, 매사가 허점투성이다. 그러나 그들이 함께 한 여행은 잊혀진 과거를 하나씩 찾아가는 여정이다. 여행 가이드를 요청한 조너선 사프란 포어가 할아버지의 과거를 소설로 재구성하는 과정이나 알렉스의 할아버지가 과거를 떠올리는 것은, 비록 세 사람이 사진 속의 여인을 찾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에게 잊혀진 과거를 드러내는 진실찾기인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의 대격랑 속에서 한 마을이 이름조차 사라져버려야 했던, 몇몇을 제외한 모든 구성원이 몰살당해야 했던 과거는 우리의 아픈 과거와도 닮아 있다. 일제의 강압에 의해, 좌우의 이념 대립에 의해 스러져야 했던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 자신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친한 친구를 고발해야 했던 아픔들은 다시 떠올리기조차 힘든 상처이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이러한 역사적인 아픔을 특유의 재치와 상상력으로 풀어간다. 사실적인 부분만을 고집하고 사실에 충실하고자 했다면 이 책은 아마도 그렇게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알렉스를 축으로 하는 사실적인 이야기들이 소설 속의 소설로 등장하는 과거 조상들의 환상적인 이야기들과 절묘하게 어우러져 소설의 재미를 이끌어가고 있다. 또한 동어 반복, 두 페이지 가득 줄로 가득 채워지는 발랄한 시도들은 이전에 느껴보지 못한 소설 형식의 새로운 가능성까지 엿보게 해준다.

by 꽃다지, 2009년 4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