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운전을 시작하며 화를 내는 일이 잦아졌다. 이전에는 ‘어차피 화를 내봤자 소용없으니 그냥 넘어가자’라고 생각하며 끼어드는 차들도 잘 양보를 해주었는데, 점점 더 매너 없고 미숙한 운전자들을 보며 투덜대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돌아보면 나도 실수할 때가 종종 있는데 말이다. 요즘은 아내는 물론 아이들까지 이런 나를 질책한다. 그럴 때마다 뜨끔하다. 다시 평정심을 찾아야겠다. 그럼 어떻게 하면 감정조절을 좀 할 수 있을까? 얼마 전 읽은 <3초간>(알키, 2011)이 아주 적절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3초 법칙의 핵심은 ‘성질 부리는 상대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하면 안 되는 것이다. 즉 분석하지도, 심사숙고하지도, 토론하지도, 곱씹지도 말고 그저 철저히 무시해야 한다.” (44쪽)
그렇다. 3초 법칙의 핵심은 무시하기다. 한 예로 소개된 택시기사는 차량 추돌사고가 난 상황에서도 씩~ 웃어주는 여유를 보였다. 어차피 서로 싸워봤자 시간만 낭비하고 감정만 생기니 현실을 인정하고 해결방안을 찾자는 것이다. 그런데 상대방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도 역시 감정조절자라면 똑같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할 테지만, 감정조절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을 비웃는 것처럼 받아들여 더 언성을 높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원칙은 무시하기다. 무시를 한다는 이야기는 있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감정을 개입시키지 않는 것이다. 똑같이 감정조절이 안 되면 화를 불러일으키고 감정에 생채기만 남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의 잘못을 알거나 관계에 답답함을 느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보통은 질책을 하거나 비방을 함으로써 상대방을 깎아 내리는 데 열을 올린다. 부정적인 마음을 키움으로써 복수를 계획하는 것이다. 3초의 법칙은 부정적인 에너지를 모두 없애버릴 것을 주문한다. 긍정적인 생각을 함으로써 상황을 개선하고 행복해지자는 것이다.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불쾌한 일들을 자꾸 떠올리게 되면 상처와 복수에 대한 열망을 키워 계속하여 좌절감, 분노, 실망감만 확인시켜주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한다.
“짜증이 아니라 미소를 퍼뜨려라. 분노가 아니라 고마움을 퍼뜨려라. 부정적인 에너지가 아니라 긍정적인 에너지를 퍼뜨려라. 여러분은 더욱 행복해질 것이며, 그렇게 행복한 여러분 덕분에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질 것이다.” (215쪽)
감정조절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자존감을 키워야 한다. 저자는 자존감이 충분할 때 상대가 아무리 심한 감정공격을 해와도 흔들리는 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자존감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장점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좋은 점들에 자부심을 가질 때 자존감이 형성될 수 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 제시된 가족 간의 관계는 특히 가슴에 새겨둘만 하다. 자신과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상처를 받고 상처를 주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사랑만 해도 부족한 시간에 서로 헐뜯고 모욕해서야 되겠는가. 3초의 법칙을 잘 새겨보자.
“가족들끼리 서로의 가장 좋은 면을 칭찬하는 데 집중하자. 서로의 성취나 좋은 소식을 축하해주며 사랑으로 서로의 빈 곳을 채워준다면 폭군 같은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 토론과 논쟁을 할 시간은 넘치지만 헐뜯고 모욕할 시간은 없는 법이다. 당장 오늘부터라도 우리 가족만의 감정 지키기 원칙을 만들어보자.” (240쪽)
by 꽃다지, 2011.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