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행복할까? 내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도 행복보다는 절망이나 힘들었던 순간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나고 나면
모든 것이 추억이 되고 아련해지니까 기억에서 가물가물해지고 힘든 기억도 퇴색되어지는 걸까? 그래서 과거를 생각하면 현재보다 훨씬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일까? 아이들이 어른이 되면 지금 이 순간이 더 나은 기억으로 남아있게 될까? 문든 그런 생각을 해본다.
얼마전에 청소년 관련 강좌를 들을 적이 있다. 학교 청소년들에게 봉사활동의 가치를 가르치는 강의였는데 일선학교에서 아이들을 직접
대면하는 분들의 강연이라서 많은 걸 느낄 수 있었다. 교실에 들어서면 누워서 자는 아이들이 태반이고 공격적이고 반항적인 아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게 들었다. 아이들에 대한 환상을 진즉에 버리라는 말도 하면서 아이들의 거칠고 힘든 마음을 직접 마주하면서 무의미하게 가르치려고 하면
아무것도 아이들에게 들리지 않는다고 했던 말도 기억난다.
<요즘 아이들 마음 고생의 비밀>을 읽으면서 요즘 아이들이 지닌 고통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어른들의 머리와 지나간
날들로 가늠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경험으로만 비추어서 현재를 파악하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경솔한 행동인가를 새삼 느끼게 되는
책이었다. 어른들이 보기에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이들에게는 큰 고민이 되고 고통이 된다. 이 책은 절대적인 위치에서 아이들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을 향해서 아이들 마음을 들여다보라고 정확하게 꼬집어서 말해주고 있다.
아이들의 눈으로 전하는 자신의 고통스러운 삶을 들여다보는 첫 부분부터 웃으면서 읽다가 슬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마디로
웃프다. 자녀를 많이 낳지 않는 이유도 있겠지만 뱃속에서부터 태교를 시작하고 공부를 시작하는 나이는 점점 더 빨라지고 그리고 아이들은 일하는
엄마와 아빠 핵가족으로 인해서 일찍부터 어린이집으로 가야만 한다. 자신이 원치 않아도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적응을 잘 하는 아이도 있지만 일찌기
외로움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중학교의 질풍노도의 감정의 시기를 거치고나면 대학을 위해서 헌신하다시피하는 고등학교 생활을
지나 대학 그리고 취업의 관문앞에서 다시 한번 좌절하던가 힘든 준비를 하게 된다.
?
아이들 분명 힘든 고생을 하고 있다. 문제는 어른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몰라주고 자신의 위치와 입장에서 강요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마음 아팠던 것은 아이들이 반항하고 울분을 토할 때는 건강한 표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을 표현하는
것은 희망이 있다느 것이다. 문제는 무기력하고 포기하는 생을 택하는 아이들에게는 희망이 아닌 절망적인 상황이라는 것. 어른들의 입장에서는 시키는
대로 잘 하고 있는 모범생들이 사실은 가장 힘들고 절망적인 상태에 놓여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것과 지금의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것에는 차이가 많다. 할아버지 세대와는 또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없이
살고 힘들게 살던 과거에는 무조건 죽도록 열심히 하는 것만이 최고였고 어느정도 보상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죽도록 하는 것이 최고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대가 변하고 생각이 변했는데 과거의 것이 옳다고 믿고 강조하는 기성세대와 지금의 아이들은 부딪칠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이전 세대와 상처받은 세대의 심리적 후유증에 대한 비교, 부모 세대와 요즘 세대를 비교하는 표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얼마나 다른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비교표였다.
자녀를 키우는 것이 자신의 인생의 목표처럼 되어버린 부모에게도 일침을 가한다. 자식만 바라보고 살지 말라는 말에 절대 공감한다.
자식은 자식의 삶이 있고 부모는 부모의 삶이 있기에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 그런 인식만 가져도 아이들에게 하는 부정적이고 강요하는
말이 분명 달라지지 않을까?
중간중간 나오는 '마음을 전하는 쪽지'에는 마음에 전해지는 문구가 많다 .아이들이 바라는 것, 그리고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건네야
하는 말들을 전해들을 수 있다.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너무 아이들을 모른다. 머리로 알고 가슴으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복적인
실수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인격체로 존중하고 그들의 느끼는 고통과 불안은 이해하고 대화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이번 생은
망했다고 말하는 아이들에게 "학생이 그런 말을 하면 어떻하니?"라고 말하는 어른이 더 이상없기를 바라면 "뭐가 힘드니?"라고 말하고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공감하는 어른으로 우리도 성장해야 함을 깨듣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