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똥

 

권정생 선생님이 쓴 동화 중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말할 수 있는 책.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려있다고 하는데... 처음 출간된 해가 1996년이라고 하는데 내년이면 [강아지 똥] 그림책이 나온지 20주년이 되네요.

 

어느 새 봄이 찾아왔습니다. 그래서인지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 똥]이 더욱 어울리는 계절이 온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 내내 보내고 봄이 되어 민들레 싹을 틔우고 민들레 꽃을 피우는데 거름이 되어 고귀한 희생을 한 강아지 똥. 그 강아지 똥으로 인해 노오란 민들레 꽃이 예쁘게 피게 되지요.

개인적으로 민들레 꽃을 좋아해서 그런지 민들레 꽃이 피는 봄이 될 때면 더욱 이 그림책이 떠오릅니다.

 

또한 권정생 선생님의 글이 참 좋은데, 이 책은 그러한 권정생 선생님의 가치관과 생각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그림동화가 아닐까 싶어요.  보잘것없고 아무도 쳐다보지 않고 자신조차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강아지 똥이지만, 그래도 세상 어딘가엔 자신의 존재가 필요하며 누군가는 그러한 자신의 존재를 알아준다는 것을....

자신의 희생을 통해 누군가는 꽃을 피우고 그런 꽃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된다는 것을 이 책을 읽는 아이들에게도 그렇지만 어른들에게도 함께 알려주는 것 같아요.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는 재미없다고 하는데 이런 편견을 깬 멋진 동화.  남을 배려하고 위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생각해보게 하는 따뜻한 내용이 정말 좋은 작품입니다.

 

싹싹싹

 

이유식을 시작하며 함께 읽으면 정말 좋은 책.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먹이기 시작하며 이 책을 읽어주면 이 책을 보는 아기들도 자신도 안 흘리고 잘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네요. 참 신기하지요.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게 하고 음식 먹는 재미도 갖게 하고 또 제자리에 앉아서 먹는 연습도 도와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야시 아키코의 그림책은 확실히 동양적인 정서가 물씬 풍기는 것 같아서 좋아요. 또한 이 책은 아가들에게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그런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림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싹싹싹] 이 책 이외에도 하야시 아키코가 쓴 도 다른 아기 그림책인 [구두구두 걸어라] 이라든가 [달님 안녕], [손은 어디에] 책도  함께 읽으면 참 좋은 것 같아요.

 

책 속에 등장하는 아기는 수프를 먹습니다. 수프를 먹다가 흘리면 엄마가 닦아주지요. 또 아기의 옆에 있는 토끼 인형과 곰 인형도 생쥐 인형도 수프를 먹다가 흘리네요. ㅎㅎ 이렇게 토끼 인형과 곰 인형과 생쥐 인형이 흘린 수프는 자신이 수프를 먹을 때 엄마가 자신의 입을 닦아준 것처럼 아기가 인형들의 흘린 입가를 싹싹 닦아줍니다.

책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식습관을 배우게 되지요.

 

독립심도 기르고 혼자 먹어야하는 것은 참 좋지만 이유식을 시작하며 자꾸만 흘리는 것을 정리하고 닦아주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지요.

인내심을 기르는 것은 아이 뿐 아니라 아이를 기르는 엄마들도 똑같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책 덕분에 아이 이유식을 먹일 때 효과를 많이 봤어요. 싹싹싹 닦아주는 것도 가만히 있고 수건이나 턱받이도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책 속에 등장하는 귀여운 남자 아이가 자라고 자라고 자라서 어느 덧 개구쟁이 유치원생이 되고 사춘기 소년이 되고 청년이 되고 한 집안의 가장이 되고 아빠가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신을 길러준 어머니는 어느 덧 세월이 지나서 거동하기 힘든 할머니가 되어 침대에 눕게 됩니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땐 잘 느끼지 못했는데 자꾸 반복해서 읽다보니 더욱 감동이 몰려드는 책이지요.

반복되는 자장가와 같은 후렴구 역시 책을 읽으면서 계속 읽다보면 귓가에 자장가와 같이 들리기도 하고 밤에 잠자리에서 아이에게 읽어주면 행복을 느끼며 스르르 잠이 드는 아이를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어떤 일이 닥쳐도
내가 살아 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이렇게 아이가 자랄 때마다 아이에게 불러주던 노래. 마지막 페이지에 어른이 된 아기가 할머니가 된 자신의 어머니를 보면서 불러주는 아래의 노랫말은 제겐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사랑해요 어머니 언제까지나
사랑해요 어머니 어떤 일이 닥쳐도
내가 살아 있는 한
당신은 늘 나의 어머니

 

제게도 어머니가 계십니다. 언제까지나 어떤 일이 닥쳐도 아주 오래오래 사셨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시간은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살아계시는 동안 더욱 효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 내 아이를 위한 책이기도 하지만 부모에 대한 사랑도 함께 생각하게 만드는 아주 소중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