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바람이나 구름과 같은 삶을 꿈꾸며 허공에 뿌리를 두듯 허술하게 서 있는 것과
이 골 안에 어느 나무보다 단단하게 뿌리를 내리고 서 있는 것, 그 둘 중의 하나란다.
그건 네 마음이고 의지이니까."
"그럼 저는 어디로도 갈 수가 없나요? 저 산 위의 구름 같은 건 영영 만질 수 없겠네요?"
마침내 작은나무는 낙담하여 항의하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꼭 높은 산에 서 있어야지만 우리 손으로 구름을 만지고, 또 먼 세상을바라볼 수 있는 것은
아니란다."........................P.83
집 뒷곁에 서있는 나무가 있었다.
사람이 심은 이 나무는 나무를 심은 사람이 세상을 떠나고도 그렇게 든든하게 그 집에서
그 자리를 지키며 그 사람의 후손들과 그 집을 지키고 있었다.......
가난때문에 젊은 나이에 어린 신부를 맞아 결혼을 한 신랑은 자신의 끼니를 걱정하면서도
뒷 산에 밤을 심는다.
마을 사람들은 당장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이 그런 행동(나무심기)을 하는것을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다.
하지만 어린 신랑과 신부는 말없이 자신의 뒷산에 밤을 심었다.
한 해가 가고. 두 해가 가고, 세 해가 가고..........................
어린 신랑을 어리석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은 아름드리 밤 나무를 보며 어린 신랑을 더이상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밤이 귀하던 시절 그 밤을 팔아 그들의 살림은 나아지고 행복이 찾아왔다.
하지만 이야기는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어린 신랑,신부가 밤을 심다가 남은 한 톨을 집 뒷곁에 심는다.
그 나무는 쑥쑥 자라나 그들에게 굵고 탐스러운 밤을 선물한다.
세월이 흘러 그들이 세상을 떠나고 그들의 자손이 그 집을 지키는 지금까지 그 밤나무는
그 자리에 서서 세상을 바라본다.
움직일 수도 없는 나무이지만 세상을 알아가고 세상의 이야기를 듣고 느끼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거다.
제목은 (나무) 이지만 결국 사람이 살아가며 깨달아야 할 것들을 나무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어린 손자나무와 그 곁에 선 할아버지 나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하는지 손자와 나누는 대화를 듣자하면 나 역시도 할아버지나무의
이야기를 함께 듣는 것처럼 포근하다.
세상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을 주지만, 그리고 누구에게나 기회는 온다지만 그 기회를
잘 잡고 바르게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자신이 가진것을 감사하기 보다는 남의 것을 탐내고 시기하는 시대에 살면서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어떤것을 보여주며 살아가는지 생각해 본다.
서로와 무엇을 나누며, 어떤 느낌을 공유하며 살아가는지~
나는 내 가족과도 서로 따스하게 통하는 그 무엇이 결여되어 간다는 생각을 한다.
자꾸만 그들의 삶에 끼어들어 무언가를 요구하기 보다는 그들의 곁에서 한 발짝 물러서서
그들이 나를 필요할 때 손내밀어 줄 수 있는 든든한 나무같은 사람이 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