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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샐러리맨, 마흔일곱 살.
성은 스즈키, 이름은 하지메.
도쿄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자랐다.
------------------로 시작되는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40대의 일본 직장인 가장의 이야기.
이렇게 이 글은 시작된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아내와 사랑하는 딸을 가진 가장으로 살아가던 하지메에게 그 일이 일어났다.
그 일은 그가 정말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그의 딸에게 일어난 일이었다.
딸은 연예 프로덕션에서 제의를 받을 만큼 예쁜 여고생이다.
그가 무엇보다 바라는 것은 딸의 행복이다.
이 세상의 무엇보다도. 그의 생명보다도.............
이런 딸에게 일어난 일이 어찌 그의 삶을 평화롭게 그냥 둘 수가 있었겠는가.

그 일이 일어나던 그 날도 그는 평소처럼 퇴근을 한다.
늘 타던 전철과 늘 타던 버스를 타고 도착한 그의 집은 늘 그를 맞아주던 그 모습이 아니었다.
검은 어둠과 정적에 휩싸인체 그를 기다리는 건 메모한 장. 딸이 다쳐 병원에 간다는 아내의 메모였다.
정신없이 택시를 타고 병원에 도착한 순간에도 괜히 택시를 탄건가 하는 생각을 하는 그의 모습에는
나도 모르게 연민이 치솟기도하지만 딸을 대면하는 그의 모습에는 정말 화가 치밀어올랐다.
그토록 사랑한다던 딸을 실망시키는 무능력한 모습에서 나도모르게 느껴지는 분노였다.
그리고 딸을 때린 권투선수와 이를 무마하려는 그 학생의 학교 교감선생님과 아베 선생.
사람을 때려놓고도 너무나 천연덕 스러운 히라사와.........운동선수의 스포츠 정신을 배우기나 한건지......
또 고등학생이면서 이미 권력의 맛을......돈의 맛을 너무 보아버린 순수하지 않은 모습도...........
처음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독자의 입장에서라기보다 곁에 함께 있는 삼자로서의 울분을 함께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도 느껴지는 하지메의 소극적임과 두려움이 나를 어지럽게 만들기도했다.
과연 저런 아빠가 있을까하는 생각과 더불어 과연 나였다는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하는 반문이
결국은 그를 욕할 수도 두둔할 수도 없는 입장으로 나를 몰고갔기 때문이었다.

그 날 이후 딸은 그를 다시보려하지 않는다.
하지메는 충동적으로 칼을 집어들고 히라사와의 학교로 침입하지만 알고보니 학교를 잘못 찾아온 것.
그러나 그 학교에서 그는 학생 다섯을 만난다.
그들은 칼을 든 하지메를 제압하고 그를 위해? 그의 복수를 위해? 아니면 소외된 자신들을 위해? 하지메를
돕기로 한다.
삼류학교의 다섯 학생과 힘없는 셀러리맨이 뭉쳐서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야기를 읽어갈 수록 억지스러운 부분이 없다고 느끼는 것은 아니었지만 딸을 위해서 고통을 참아내는
아빠를 볼 때 나 역시도 같이 힘을 내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가 흘린 땀 만큼 그는 더욱 성장해갔다.
더이상 나약하지 않은 육체를 갖게되고 더욱더 가족을 사랑하는 가장이되고 자신을 제어하는 힘을
조금이나마 얻어가는 모습을 같이 보는 것은 행복했다.
그리고 히라사와와의 결전의 날..........
사실 많은 학생들앞에서 벌어지는 그 일을 찬성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가 이겼을 때는 나도 같이
기뻐하고 있었다.
만약 그가 졌더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그는 더더욱 자신없는 셀러리맨으로 가라앉게 되었을까?
그럼 딸과의 관계는 또 어떻게 되었을까?
과연 그의 가족들은 전처럼 다시 행복한 삶을 살 수는 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이야기지만 승리하고 나서 딸을 당장 보고싶다고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는 그의
모습에는 딸에대한 사랑과 자신을 인정해주기 바라는 무엇이 보이기도 했다.
즐겁게 읽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한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