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는 루비 가든이라는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 정비를 하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그가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는 그 일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는 이런 일상보다는 좀 더 변화가 있는 삶을 꿈꾸었다.
하긴 대부분의 사람들이 더 나은 것을 찾아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을 떠난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자신의 고향을 부끄러워하기도 한다.
그런 그가 젊은 시절을 지나 노년에 이르기까지 떠날 수 없었던 이곳 루비 가든.....
결국 그곳은 그가 죽음을 맞이하는 장소가 된다.

 이야기의 시작은 '끝이면서 시작인 이야기'에서 부터이다.
끝이면서 시작이라니???
그렇다. 에디라는 한 남자가 죽음이라는 삶의 끝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그가 죽어서 천국에 이르렀을 때 만나는 다섯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는 계속된다.

첫 번째 만남은 인연의 장.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 그가 만난 사람은 그가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사람은 그와 아주 깊은 인연이 있다.
삶과 죽음이 교차되는 순간에 만난 사람. 에디가 죽음에 이를 수도 있었던 순간에 에디는 살게되고
에디가 모르는 그 사내는 죽음을 맞이한다.
그러나 그의 죽음이 에디와 아주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누구든 다른 누군가와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타인은 아직 미처 만나지 못한 가족이다.  사실 이 말은 아직 그 의미를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도 이렇게 내가 모르는 사이에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은 사람이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니 조금은 섬뜩한 느낌을 받기도 했던 장이다.

두 번째 만남.........희생의 장
전쟁에 참전했던 에디는 그곳에서 총상을 입는다.
그래서 평생 절름발이로 살아야하는 장애를 갖게된다.
참전의 기억은 그를 어두운 사람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사실 나는 전쟁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것이 없다고 해야겠다.
티비로, 신문으로 보는 전쟁을 사실 전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직접 아픔을 느끼지도 누군가를 아프게 하지도 않는 그저 드라마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러니 내가 어찌 에디를 이해할 수가 있을까?------------
어쨌든 에디는 살아돌아오고 사랑하는 사람으로 인해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나 천국에서 만난 두 번째 사람인 그의 상사가 자신을 불구로 만든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되고,
그가 그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희생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세 번째 만남 ................용서의 장
세 번째는 그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루비를 만난다.
그녀는 루비 가든을 만들게 한 사람이다.
바로 남편이 그녀를 위해 만든 놀이공원이 루비 가든이니까......
그녀는 용서에 대해 말한다.
바로 그의 아버지에 대해서.......

 이 모든 걸 겪으면서도 에디는 마음속으로 아버지를 좋아했다...............아들들은 그렇게 마음을 바치는
것을 배운다. 신이나 여자에게 마음을 바치기 전에, 아버지에게 마음을 바치는 것을 배운다.
말도 안 되는 일이고, 설명이 불가능한 일이긴 하지만..................p.133

 부모는 자식을 놓아주지 않는다. 그러나 자식이 부모를 놓아버린다. 자식들은 부모를 벗어나고 떠나버린다.
예전에는 어머니가 칭찬하거나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으로 그들의 존재가 확인됐지만,
이제는 스스로 업적을 이루어간다. ----------------------p.158

네 번째 만남..............사랑의 장
곁에서 늘 자신을 변함없이 사랑해주던, 그러나 너무 일찍 그의 곁은 떠나야했던 그의 아내와의 만남.
사랑했던 그의 기억들과 함께하는 장.


다섯 번째 만남.............화해의 장
그는 천국에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궁금해한다.
자신이 죽은 그 순간에 그곳에 있던 그 소녀를 구했는가를.............

이 장에는 정말 놀라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
누구도 어쩔 수 없었을지 모를 상황과 그것을 이해받고 화해하는 장.
화해라기보다 용서를 받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하긴 그것을 누가 용서하고 용서받을까.............
너무 놀라운 이야기였지만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리보츠는 아주 평범한 아이이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리보츠 자신은 그렇게 평가한다.
1학년인 리보츠는 선생님이 읽어주신 헨쇼라는 작가의 책을 아주 재미있게 듣는다.
그리고 작가에게 편지를 쓴다.
2학년 때도, 3학년 때도............
작가는 리보츠에게 답장을 보내주고 결국 리보츠는 작가라는 꿈을 키우며 작가의 충고대로
일기를 쓴다.

이렇게 편지글과 일기글이 모여 이 책을 이룬다.

평범하던 리보츠의 일상은 부모의 이혼으로 변화를 겪는다.
-뭐 꼭 평범하다고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ㅡㅡ;
트럭 운전사인 아버지를 따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던 삶을 끝내고 엄마와 작은 집을 얻어 살게된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과 어머니와의 삶, 돈을 벌기위해 엄마가 집을 비우면 혼자서 외로워하며
더더욱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리보츠.
내용은 내내 어두울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읽을수록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진해져오는 느낌을 받는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아이의 모습도 좋고, 정말 아이답게 자신을 도시락에서 맛있는 것만
골라 훔쳐가는 누군가를 잡기위해 꾀를 짜내는 아이다운 모습도 즐겁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나 역시 그런 아이의 생활이 다시 엄마, 아빠와 함께하게 되기를 바라면서 책을 덮는다.


 아빠에게서 편지가 왔다. 봉투에는 미국 남서부의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 소인이 찍혀 있다.
처음에는 그게 당연히 편지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봉투를 뜯어보니 20달러 짜리 지폐 한 장과
종이 냅킨이 나오는 게 아닌가. 냅킨에는 ’산적 일은 정말 미안하구나, 여기 넣은 20달러로 아이스크림 사 먹으렴.’
이라고 씌어 있었다.
 너무 화가 나서 말문이 턱 막혀 버릴 지경이었다. 엄마는 냅킨에 있는 글을 읽어 보더니 나를 달랬다.
 "너무 화내지는 마, 아빠는 너보고 진짜로 아이스크림 사 먹으라고 하는 게 아니야."
 "그럼 왜 이렇게 썼죠?"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게 바로 아빠 방법이야, 그런 식으로 산적 일 때문에 미안한 마음을 나타낸 거지. 아빠는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데 늘 서투르잖아."
엄마가 왠지 슬퍼 보이는 얼굴로 말했다.            ---------------    P.96

 아빠가 개를 잃어버린 것에 대해 미안해하며 아이에게 한 행동은 정말 어이없는 것이었다.
이렇게 화가 난 아이를 위해서 엄마가 취하는 행동을 보며 난 조금은 반성을 해보기도 했다.
엄마의 입장에서............
난 아이를 화나게 하는 아빠를 보면 아빠를 공격하는 쪽이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결국 아이가 아빠에게 가지는 반발심만 키운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고치지 못했다.
오늘은 이 책 말고도 아빠와 아이와의 관계에 대한 책을 더 보게 되었다.
아이의 입장에서 보는 책과 엄마의 입장에서 보는 이 책은 많은 차이가 있을 듯 싶다.
아이가 가족과 부모에 대해서, 또 꿈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을 수 있는 책이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