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책도 음반도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지라 2005년도에 출판 된 이 책을 검색하는데도
한참이나 걸리는군요. ^^;
결국 작가 이름으로 검색했습니다.
우선 읽게 된 동기는 우연히 알게 된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였습니다.
정은궐이라는 작가가 맘에 들었다고나 할까요~^^:
그러고 보니 책을 읽은 지 꾀나 오래 었는지 요즘은 참 맘에 드는 작가도 많습니다그려~ ㅡㅡ;
정은궐 작가를 검색해서 찾아 낸 책입니다.

 세자 훤은 외척들의 세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금은 말썽꾸러기 인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그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그래서 늘 힘들죠. 그런데 어느날 자신보다 한 살 위인 급제한지 얼마되지않은
염이 임금의 명에 따라 그를 가르치게 되자 몹시 화가납니다.
그리고 어떻게 그를 골려줄까~고민하게 되죠. 하지만 세자가 아무리 그를 어찌하여 보려해도 한 손으로
손뼉치려 노력하는 것처럼 아무 반응없는 그에게 결국 자신이 말려들고 그를 스승으로 삼고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그러다가 그에게 연우라는 동생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어찌어찌 서신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어
어린 소녀에 불구한 연우가 마음이 깊고 박식한 것을 알게되고 연정을 품게 됩니다.
그리고, 세자비 간택을 하게 되는데, 염은 세자에게 부디 연우를 빼달라 간청하지만 이미
한 번도 본 적 없는 연우를 좋아하게 된 훤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염이 부디 연우를 빼달라 간청한 이유는 세자비로 마지막 세명의 후보에 오르게 되면
세자비가 되지못한 두명의 아가씨는 세자비가 되지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평생 결혼도 못하고
세자의 여인으로 남아 소복을 입고 살아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외척세력의 입김이 셋던 때에 외척 중 한 후보가 이미 세자비로 내정 된 상태여서
염은 자신의 누이을 걱정하였던 거지요.
이런저런 일을 겪지만 결국 연우가 세자비로 간택되고 바로 궁에 머무르게되는데, 그 때부터
연우는 아프기 시작하고 결국 죽게 됩니다.
그로인해 염의 가문은 아픈 자식을 세자비 간택에 보냈다는 이유로 멸문지경에 이르게되지만
염을 좋아하던 공주가 염과 결혼해서 결국 요즘 말하면 거의 가택연금(?)정도의 삶을 살게 됩니다.
출사도 할 수 없고, 그리 좋아하는 학문도 누구와도 나누어선 아니되므로 날개가 꺾인 새처럼 살게 되는거죠.
세자는 결국 외척중의 윤씨 여식과 혼인하지만 정을 나누지는 못합니다.
그러다가 무녀를 알게되고, 무녀에게 ’월’이라 이름을 지어주면서 그는 그녀를 그리워하게 되고,
단 한명의 호위무사 ’운’에게 그녀를 찾아다니게하지만 결국 찾지 못하다가  자신의 액받이무녀로 들어온
월과 재회하고 그녀를 곁에 두게 됩니다.
 월과 함께 있을 수록 또 월을 사랑할 수록 얼굴도 보지못한 연우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은 월에 대한
마음처럼 커져가고 스스로도 이런 자신을 이해 못하는 왕이 된 훤~
그런데 월에 대해 알려하면 알려 할 수록 연우에 대한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는 훤~
그는 남몰래 연우의 죽음을 캐기 시작하는데.......

 아이구~ 내가 내용 요약을 잘 못해서인지 요약하는데만 해도 이렇게 긴 글이~  ㅡㅡ;
후반부에 접어들게 되니 지금은 무녀로 들어와 있는 월이 죽은 줄 알았던 연우였다는 것이 독자의 눈에
보입니다. 월이 말하는 내용~ 또 그렇지 않더라도 생겨나는 여러 정황으로 인해서......
원래 옛날이야기(?) 옛날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잘 읽지 않는데, 평소 나의 생각의 틀을 깨는 작가로 군요.
참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2권에는 연우를 찾는 과정과 외척의 도가 넘는 개입을 극복하는 훤(왕)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겠죠.
염의 부인이 된 철딱서니 없는 공주의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즐거운 일입니다. ^^

 "그래, 그럼 엄마를 하나 새로 사야겠구나.
 제일 가까이 있는 엄마 파는 가게로 가 보렴."
화가 난 파울리네를 놀리 듯 엄마는 늘 이렇게 말합니다.
파울리네가 다리에 시퍼렇게 멍이 들 때나 머리에 혹이 나도 다리 파는 가게나 머리 파는 가게로
가 보라고 합니다.
 이 부분을 읽을 때는 나도 엄마가 좀 얄밉던걸요.^^;
ㅎㅎ 내 기준으론 이런 땐 아이를 좀 달래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인지 파울리네는 미련없이 엄마를 팔러 나갑니다.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엄마를 파는 가게가 없어서 실망하다가 결국 골동품을 파는 
슈네크 아저씨의 가게에서 슈네크 아저씨의 어머니를 사고 파울리네의 어머니를 두고오죠.
파울리네는 슈네크 아저씨의 어머니와 여기저기 다니다가 결국은 자기 엄마가 그리워지고
다시 골동품 가게로 엄마를 찾으러가지만 그만 엄마가 팔리고 난 후였어요.
하지만 그 말을 듣고 훌쩍거리는 파울리네에게
아저씨가 엄마를 산 갈색머리 키 큰 남자가  놀이 공원으로 갔다고 알려주어서
아저씨와 할머니와 함께 놀이 공원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붉은 갈색 곱슬머리의 엄마를 발견하고 엄마를 산 사람이 바로 아빠였다는 걸 
알고 기뻐하죠. ㅎㅎㅎ
정말 재밌는 얘기입니다.
어릴 때 한 번 씩은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요?
이런 생각까지는 아니어도 우리 엄마가 지금의 엄마와 다른 사람이었다면.......이란
생각이라도 해봤겠죠? ^^;
우리 아이들은 이 책을 읽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작은 아이는 내가 안 볼 때 이미 이 책을 읽었나봅니다.
큰 아이가 처음보는 책이 눈에 띄어 잡으려하니 그 모습을 본 작은 녀석이 흥분하듯 냉큼 끼어듭니다.
 "형~! 그 책 되게 재미있어. 빨리 읽어봐." 
ㅎㅎ 재미있게 읽었나봅니다.
그런데, 큰 녀석은 읽고 나서 그냥 재미있다는 한마디입니다.
으이구~ 이녀석들아 독서감상을 좀 길게 말해주면 안되냐? ㅡㅡ;

 -고요하고 한적한 어느 산기슭에 아주아주 오래된 전화박스 하나가 있었어요.
그곳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전화박스는 늘 비어 있었어요.-
이렇게 글은 시작됩니다.
이 산기슭에는 여우 모자가 살고 있었어요. 
아빠 여우는 일찍 병들어 돌아가시고 둘만 살았죠.
엄마 여우에게는 아기 여우만이 의지가 되는거였죠.
그런데 잘 자라던 귀염둥이 아기여우는 그만 가을 쯤 병이들어 죽고맙니다.
엄마 여우는 날마다날마다 눈물로 온몸이 흠뻑 젖어 버리도록 울었답니다.
어느 해질 녘, 엄마 여우는 가까스로 기운을 내고 다짐합니다.
아기 여우 덕분에 그동안 참 행복했으니 기운을 내야지........
그리고 정처 없이 걸어 산기슭의 공중전화박스에 다다릅니다.
그런데 그 불빛아래서 ’엄마’하는 소리를 듣죠. 그곳에는 인간 아이가 낭랑한 목소리로 통화를 
하다가 내일 또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나죠.
만약 자신의 아이가 인간이었다면 그 아이 또래일 것이고 생각한 순간 아이의 뒷모습에서 살랑이는 
여우꼬리가 보입니다.........
엄마 여우는 매일 공중전화박스에 불이 켜질 때 쯤이면 아이를 보러 공중전화박스에 오게됩니다.
그 아이를 보는 것이 이제는 엄마 여우의 즐거움이 되어있었던겁니다.
그러던 어느날 공중전화가 고장나고 그것을 알게 된 엄마 여우는 안절부절~
엄마 여우는 실망하게 될 아이를 생각하며 자신이 아무것도도 해줄 수 없어서 안타까워하고
-여기에 공중전화가 하나 더 있거나 하다못해 자신이 그 아이의 공중전화가 되어  줄 수만 있다면-
하고 생각하는 순간 엄마 여우는 옆의 고장난 공중전화와 똑같이 둔갑해 버린 거예요.
아이는 엄마 여우 품에 들어와 엄마에게 마지막 전화를 걸고는 돌아갑니다.
이제 다시는 아이를 볼 수 없어 아쉽지만 엄마 여우는 진심으로 아이가 엄마에게 돌아 갈 수 있음을
기뻐하죠.
 아이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그런데, 엄마인 나는 이 책을 읽어주면서 줄줄 울고 있는데, 우리 아들 녀석들은 하나도
안 슬퍼합니다. 말은 좀 슬프다지만 곧 뒤돌아서 둘이서 신난 걸 보면 집중을 안한듯........ ㅡㅡ;
아이에게도 그렇지만 감정이 말라가는 어른에게도 참 좋은 책입니다.
정말이지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