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응...

그의 이름은 낯설지만 그를 대신하는 호칭인 흥선대원군이라는 호칭은 우리귀에 매우 익숙하다.

역사시간에 배우던 흥선대원군, 그리고 그의 개혁정치...

우리의 역사적 배경속에 있는 흥선대원군에 대한 지식은 얕다.

그러나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역사적 지식으로서의 그의 삶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인간적이고 예술적인면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역사의 사실적 뼈대에 작가의 상상과 살이 덧붙여서 만들어져 있지만 우리의 머릿속에 그의 정치적 신념과 그의 고뇌를 느끼게 하기에는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그는 왕의 아버지로서 많은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쇄국정치를 펴기도 하지만 시대적으로 많은 영향을 받고 왕족의 힘의 약화로 인해 그늘을 가지고 살아간다.

시대적 배경을 보자면 그즈음 천주교인들의 활성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부분을 읽을 땐 얼마전 읽었던 "조선이 버린 사람들에 나오는 천주교인들의 억압과 핍박이 떠올라 연결고리가 되어 주어 흥미를 돋우었다.

이 책에는 이하응의 예술적인 면과 인간적인 면을 세세하게 그려내고자 하여 그의 예술작품과 그의 고뇌속 세심한 감정 등을 나타내고자 하였는데 자칫 잘못하면 감정 설명에 치우쳐 조금은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역사소설들에 비해 흥미성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되었다.

가야금에도 소질이 뛰어나고 그림은 말할것도 없거니와 그의 민심을 헤아리고자 하는 마음과 고뇌는 일등가는 정치인이다.

그렇다면 그를 알고 있던 우리속에 그의 이미지는 어떠하였는가

생각해보자면 그리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

역사 교육을 받으면서도 그의 출중하고 인간적인 면이 부각이 되지도 않았던것 같고 또한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사극에서도 그의 역할은 별로 좋은 인상을 남길만한 정치인의 이미지는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이하응은 반대로 그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이 부각이 되고 그의 쇄국정치에 대한 이유 그리고 그가 어찌해서 그런 정책을 펼 수 밖에 없었을까 하는 완전한 이해를 받을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민심을 생각하고자 하는 그였다는 것은 알 수 있게 해주니 새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독서 수준에 비하면 조금은 지루한감이 없잖아 있지만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다는 것에 흥미를 느낄 수 있었고 그의 감정 가까이 가서 그의 고뇌를 함께 느껴보기 위한 노력을 하며 읽어내려 갔다.

그리고 어느 역사소설을 읽던 간에 읽고 난 후엔 그들의 강한 정신과 본받을 만한 것들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에 뿌듯해하곤 하는데 이하응에게서 나는 인간적인 냄새와 그의 예술적인 소질과 끊임없이 자신의 재능을 펼쳤다는 것에 대단한 점수를 주고 싶다.

 

누구나 이별의 경험이 있다.그 이별이 어떤 종류의 이별이던 어떤 이와의 이별이던 그 이별의 기억들은 추억이라는 아련함과 동시에 묵직한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다.

만남을 시작하고 나면 행복한 추억, 불행한 추억, 다양한 감정들을 동반한채 만남이 이어진다.그러나 만남 이후에는 이별이 존재한다.그 이별은 자신이 스스로 만든 이별일 수도 타인에 의한 강제적 이별일 수도 있을 것이다.어떤 이별이던 조금은 씁쓸함을 지닌다.

그리고 이별이 있어야 또 다른 새로운 만남도 시작된다.또 다른 만남을 위해 이별에 대해 긍정적일 수는 없으나 새로운 만남이 자신에게 있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서 이별에 대한 의미 또한 뒤바뀔 것이다.

이렇게 이별이란 감정 한가지만 가지고서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를 것이고 이별의 의미 또한 다르게 다가갈 것이다.

 

김서령 작가의 소설집...

'어디로 갈까요' 에서는 이런 여러 종류의 이별들에 관해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연인, 혹은 부모, 부부, 자식...이별에도 이렇게 많은 종류가 있기에 김서령 작가는 다양한 이별 이야기를 통해서 인간의 삶속에 깊숙이 연관되어 있는 이별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이별 후에 자신의 삶의 모습에 따라 찾아온 이별의 의미가 다를 수도 있지만 과거속 아니면 현재속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혹은 상대가 나에게 주는 상처, 그리고 내가 상대에게 베푸는 한 없는 희생, 고달픔...등에 따라서도 이별의 모습이 천차만별 다양하게 나타내짐을 작가는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속에 나오는 단편의 이야기들은 제각기 다른 모습의 이별이야기들을 담고 있지만 책을 다 읽고 난 후엔 머릿속에 이별이란 주제 한가지로 정리가 되었다.

그것은 바로 이별이란 것도 우리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삶의 모습 중 일부분이며 어느 누구의 삶이 특별할 것도 못날것도 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의 모습들은 비슷한 모습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그렇기에 사람들이 느끼는 이별의 감정 또한 다양하게 보이지만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읽고 나니 별다를 것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마음이 차분해 지고 편안해지며 읽는 독자가 내용속의 인물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받을 수 있도록 감정전달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을 느꼈고 여성 작가의 글이라는 것이 단번에 느껴질 만한 부드럽고도 때론 직설적인 표현으로 읽는 사람이 매료되게끔 하는 상당한 매력을 지녔다.

읽는 사람에 따라 느낌도 다양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느껴진 바는 김서령 작가의 글을 읽는 느낌이 신경숙 작가의 글을 읽을 때와 흡사한 감정이 느껴졌다.

그것은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으나 개인적으로 느껴진 특별한 느낌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우리 삶의 모습을 그리고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세심하게 다루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 책은 차동엽 신부가 추천했다고 한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들과 같이 울었고, 그들과 같이 아파했다.책을 덮은 뒤에도 계속해서 귓가에 그들의 통곡이 들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라고 했다.

왜 차동엽 신부가 이 책을 읽고 그리 느꼈는지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알 수 있었다.

 

조선의 천주교 사상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을 박해하고 잔인하게 내친 사건들을 우리는 얼마전 영화에서도 볼 수 있었다.

그 영화를 보면서도 왜 천주교를 믿는 것이 박해를 받아야 하는 일일까? 라는 의문과 함께 종교의 자유를 얻지 못하는 조선시대의 사람들을 측은히 여겼었는데 영화에서 보았던 느낌보다도 책을 통해서 느낀 것이 더 충격적이고 마음을 쿵 하고 울리는 무엇을 느꼈다.

 

체계적으로 잘 정리정돈하여 그 시대적 배경에 맞게 머릿속으로 전체적 구도가 잡히도록 되어 있지가 않다는 느낌이 없잖아 있기는 했으나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자 했던것은 분명히 조선시대의 천주교 박해사건을 역사적인 지식으로 다룬것이 아니라 그 시대에 종교적 자유를 찾기 위해 지금의 천주교만이 아닌 종교적 자유를 얻기 위한 희생의 값을 어떻게 치렀으며 그것이 지금의 우리에게 다가오는 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메세지를 알리고자 했던것이라 느껴졌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느껴지는 바도 다를 것이나 이 책에서 박해와 핍박을 받는 천주교인들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두려움이나 공포심이 아니라 당당함, 그리고 어떻게든 종교적 자유를 얻고자 하는 확신과 불굴의 의지...그런 것이었다.

 

정말 차동엽 신부가 느낀 것과 같이 잔인한 이들에게는 돌을 던지고 싶은 그리고 박해와 핍박을 받는 이들에게는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의 희생양이 되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이렇게 종교적 자유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좀 더 그들의 죽음을 헛되게 만들지 않게 하기 위해서 애도하는 마음과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죽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며 이렇게 종교적 자유를 누릴 수 있음을 감사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쓴 저자가 발로 뛰고 또 뛰어 많은 정보들과 지식을 얻어 책으로 독자들에게 전파해 주어 편하게 읽는다는 데에도 또 한번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책을 대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