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한 시간(!) 2012.09.14 ~ 2012.09.20

 

 

 

 

 

001# '영화처럼'에 대한 객관적인 이야기

 

▶ 지은이 가네시로 가즈키 / 옮긴이 김난주 / 펴낸곳 대한교과서(주)

"EIGAHEN" by Kazuki Kaneshiro Copyright ⓒ 2007 Kazuki Kaneshiro All rights reserved.

Original Japanese edition published by Shueisha, Inc.

This Korean edition published by arrangement with Shueisha, Inc.,

Tokyo in care of Tuttle-Mori Agency, Inc., Tokyo through BC Agency, Seoul

 

▶ 초판 제 1쇄 인쇄 : 2008년 07월 28일 / 초판 제 1쇄 발행 : 2008년 08월 05일

 

▶ 책소개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언젠가 우리들의 이야기는 진짜 사실이 될 거야!
<고(GO)>, <레볼루션 NO. 3>,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의 소설 『영화처럼』.

재일교포로서는 처음으로 '나오키 문학상'을 수상한 가네시로 가즈키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정체성의 혼란을 오히려 가볍고 유쾌하게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작품에서는 다섯 편의 영화를 계기로 펼쳐지는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소설은 영화가 주는 용기와 행복감을 기억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의, 로맨스, 복수, 우정, 그리고 웃음과 감동을 그린 5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설 속 사건들은 영화를 매개로 발생한다.

사람들은 영화를 보면서 울고 웃고 감동받을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우정을 쌓아가고 사랑하고 세상을 바꿀 용기를 얻는다.
<태양은 가득히>는 사랑보다 진한 두 친구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정무문>은 남편의 자살 후 세상과 싸우기로 결심한 아내의 정의를 보여준다.

<프랭키와 자니>는 탈출을 꿈꾸는 두 고등학생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페일 라이더>는 오토바이와 가죽 재킷으로 무장한 중년 아줌마의 화끈한 복수를 그렸다.

<사랑의 샘>은 할머니를 위해 뭉친 손자들이 선사하는 웃음과 감동을 담고 있다.

 

 

 

 

 

 

 

 

 

 

002# '영화처럼'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

 

어떤 집에 놀러가면 그 사람의 책장을 구경하는 게 가장 재미있다.

누군가의 책장 구경은 서점이나 도서관에서의 책 구경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으니까ㅎㅎㅎ

 

각설하고, 저녁 초대를 받아 친한 언니네 갔던 어느 날

책장 앞에 쭈구려 앉아 구경하고 있는 나에게 이거 재미있다며 꺼내준 책이 바로 '영화처럼'이다.

'가네시로 가즈키'라는 나에게는 낯설었던 어느 일본 작가의 단편 모음집

(제목만 알고 있었던 '플라이 대디 플라이'의 작가란 것도 재일교포란 것도 나중에야 알았지만)

 

날짜 상으로 함께한 시간은 일주일이지만, 정확히 따지자면 첫날과 마지막 날인 이틀 동안 함께한 책

더 정확히 따지자면 5개의 단편 중에 4개 반을 마지막 날에 다 읽었으니 함께한 시간이 하루라고 봐도 무방한 책

그만큼 술술 읽히는 문체를 지녔으며, 중간 중간 유머도 있었고,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아서 좋았다.

 

특히 좋았던 점은 5개의 단편이 완전히 분리된 것도 그렇다고 완전히 밀착된 것도 아닌 무심한듯 연결되어 있다는 것

개인적으로 단편 모음집의 스타일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_♡

(뭐랄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과도 같은 느낌을 줌과 동시에 마치 까메오를 찾은 느낌이랄까~ㅎㅎㅎ)

 

어떤 이는 이 책이 후반부로 갈수록 해당 영화와의 관련성이 떨어져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하던데

솔직히 나는 5편의 영화 모두 본 적이 (어떤 영화는 들어본 적도) 없어서 잘 모르겠다…

영화를 좋아해서 나름 많이 본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한 편도 안 봤을 수가 있을까 ㅜㅜ

 

무튼 읽는 것에 지장을 줄만큼 해당 영화와의 관련성은 없어 보이긴 했지만

영화를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읽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도 사실이기에

아직 이 책을 제대로 읽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어떤 이는 같은 책을 못해도 3번은 읽어야 비로소 그 책을 읽은 것이라 말하기도 하지만)

 

 

 

 

 

003# 내 마음을 훔쳐간 책 속의 한 문장

 

 

그렇다. 이야기의 힘은 개똥 같은 현실이 강요하는 결말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이야기 속에서는 죽은 자가 되살아나고, 마치 언제 죽었냐는 듯 움직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하늘도 날 수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현실이 이야기의 힘에 굴복해, 우리들의 이야기가 사실로 회자되기 시작할 것이다.

 

- 태양은 가득히 中 -

 

 

 

 

 

 

"자네가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을 때 취해야 할 최선의 방법은,

그 사람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두 귀를 쫑긋 세우는 거야.

그럼 자네는 그 사람이 자네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겠지.

바꿔 말하면, 자네가 사실 그 사람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거야.

 

그제야 평소에는 가볍게 여겼던 언동 하나까지 의미를 생각하며 듣고 보게 되지.

'이 사람이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뭘까?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하고 말이야.

어려워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대답을 찾아내려 애쓰는 한, 자네는 점점 더 그 사람에게서 눈을 뗄 수 없게 될거야.

왜냐, 그 사람이 새로운 질문을 자꾸 던지니까 말이야.

그리고 전보다 더욱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거고.

동시에 자네는 많은 것을 얻게 돼. 설사 애써 생각해낸 대답이 모두 틀렸다고 해도 말이지."

 

하마이시 교수가 일단 말을 끊고,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사람이든 영화든 뭐든, 다 알았다고 생각하고 접하면 상대는 더는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지 않지.

그리고 정체되기 시작하는 거야.

그 노트에 메모한 좋아하는 영화를, 처음 본다는 기분으로 다시 한번 보라고."

 

- 사랑의 샘 中 -

 

 

 

 

 

 

행운, 기적, 운명이란 말로 감상을 늘어놓기는 쉬운 일이다.

그러나 한 단어로 함축해서는 안 될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예를 들어 우주를 보면서 "아, 넓다!"고 해봐야 썰렁할 뿐이다.

 

때로 말이란 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것을 진부하게 만들어버린다.

나는 기본적으로 말이 많은 편이지만, 말을 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구별할 줄은 안다.

 

그래서 말 대신 깊은 한숨을 쉬었다.

할머니는 나의 감격을 받아들이듯 미소 지으며 얘기를 이어나갔다.

 

- 사랑의 샘 中 -

 

 

 

 

 

004# 함께할 때 더욱 빛날 것 같은

 

▶ 영화 '태양은 가득히' 外 5편

작가가 각 단편에 아무 영화 제목이나 갖다 붙이지는 않았을 터…

앞서 언급했듯이 영화 내용을 모르고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문제될 것은 없다.

단지 아주 조금 답답하고, 무언가 아쉬운 마음이 남을 뿐 !;)

(Cf. 단편은 5개인데 영화는 왜 6편을 추천하는가?! 모든 단편에 나오는 영화가 한 편 있기에…)

 

 

▶ 오쿠다 히데오의 '걸(Girl)'

둘 사이의 대표적인 공통점을 3가지만 꼽자면 :-)

일본소설이라는 것, 5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그리고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다는 것.

(Cf. '영화처럼'이 영화를 매개로 삼았다면 '걸(Girl)'은 여자로 삼았다는~ㅎㅎㅎ)

 

 

 

 

 

<원본 : http://blog.naver.com/bh_sunish/100167805625>

 

 

 

 

 

001# '달팽이 안에 달'에 대한 객관적인 이야기

 

▶ 지은이 김은주 / 펴낸 곳 (주)알에이치코리아

ⓒ김은주 2011

 

▶ 초판 1쇄 : 2012년 01월 02일 / 초판 2쇄 : 2012년 03월 23일

 

▶ 책소개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무심코 스쳐지나갔던 일상의 재발견!
작은 일상의 크리에이티브한 발견을 담은 에세이 『달팽이 안에 달』.

이 책은 지루한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크리에이티브한 생각을 그리고 있다.

<1CM>에서 보여줬던 상큼한 문장과 톡톡 튀는 아이디어,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그림들처럼

한 눈에 들어오는 일러스트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한 줄의 짧은 광고 카피 같은 구절들을 통해 새로운 일상을 발견하게 해준다.

단순하게 ‘좋다’라는 생각에 그치지 않고 문장 하나하나를 곱씹어 보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는

열린 에세이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 크리에이티브의 묘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002# '달팽이 안에 달'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

 

책을 읽는 것 만큼이나 구경하는 것도 좋아한다.

아니, 어쩌면 구경하는 것을 아주 조금 더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책구경이 많은 취미들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

 

특히 오랜 시간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도서관에서의 책구경은 짜릿하기까지 하다.

서점이 풍기는 책냄새와는 다른 도서관 특유의 책냄새가 나를 취하게 함으로써 이성을 마비시키고

각양각색의 책들이 각양각색의 매력으로 나를 유혹하는 것만 같다. 아니, 유혹하는 것이 분명하다.

 

익히 들어 알고 있던 익숙함으로, 이미 읽어 알고 있는 반가움으로

너덜너덜해진 표지를 통해 자신의 인기를 과시함으로, 새책 같은 모습을 통해 동정심 유발 작전으로

쌍둥이들과 함께 있는 책해전술(冊海戰術)로, 한 시리즈가 10권이 넘는 웅장함으로

유명한 작가의 책이라는 빽으로, 그렇게 나를 유혹하는 것이 분명하다.

 

10줄에 달하는 결코 짧지 않은 사설은 이쯤에서 멈추고

'달팽이 안에 달' 이란 책은 도서관 책구경 중 만난 책으로서 Sunish 유혹시키기에 성공한 책이다.

 

1단계로 내가 딱 좋아하는 정도의 노란색으로 시선을 멈추게 한 다음

2단계로 독특한 제목과 '작은 일상, 크리에이티브, 발견' 이란 단어들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3단계로 '쓰고 그리다' 라는 평소 내가 좋아했던 따뜻한 표현을 통해 마음을 녹임으로써

내 손에 의해 책장 밖으로 꺼내지는 '관심 끌기(전반부 유혹)'에 성공했다.

 

 

 

 

 

 

 

 

 

 

 

 

이어서 4단계로 형식적이지 않은 '저자 소개'와 함께 같은 SKKU라는 점으로 내 마음을 움직이고

5단계로 '인세의 50% 기부' 라는 선행을 통해 인간적인 호감을 느끼게 하고

6단계로 재치있는 '제품(책) 설명란'을 통해 나를 웃게 만듦으로써 '읽게 하기(후반부 유혹)'에 성공했다.

 

그러나, '달팽이 안에 달'의 유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책의 홍수시대에 높은 경쟁률을 뚫고 누군가로 하여금 자신을 읽게 만드는 것도 대단한 가운데

이 책은 자신을 읽게 만든 것으로도 모자라, 지인들에게 추천하게 만들었고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더 이상 이 책에 대해 무슨 말을 덧붙여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KO당한 사람이기에…

 

Ps. 사실 나를 KO시킨 이 책의 다양한 매력들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많고 많지만

그 마음을 억누르고 여기서 멈추는 것은 직접 이 책을 만나게 될 사람들의 즐거움을 뺏고 싶지 않아서이다.

이미 너무 많은 매력을 공개한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는 것인데 ㅜㅜ

 

 

 

 

 

003# 내 마음을 훔쳐간 책 속의 한 문장

 

 

에필로그 - 김은주가 당신에게 고백합니다 中

 

내가 쓰는 글만큼 나는 강하지 못하다.

사랑을 말하면서 사랑을 시작하지 못한 적도 많고

노래를 시작하라면서 침묵을 지킨 적도 많다.

 

내가 쓰는 글만큼 나는 용감하지 못하다.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면서 지레 겁을 먹고,

계속 가라 얘기하면서 멈춘 적도 많다.

 

내가 쓰는 글만큼 나는 너그럽지 못하다.

마음을 보라 말하면서 그의 표정에 집착하고,

잘못을 잊으라 말하면서 마음의 수첩에 기록해 두었다.

 

내가 쓰는 글보다 나는 늘 뒤에 있었다.

그러나, 그 때문에 글이 나를 이끈다.

 

글이 가는 대로 나도 간다.

나는 글 만큼 강해질 수 있을 것이고

용감해질 수 있을 것이고

너그러워질 수 있을 것이고, 또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로부터 시작된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리라 믿는다.

그들도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더 많은 사람들이 강해지고, 용감해지고,

너그러워지고, 사랑을 시작하고, 웃음 짓기 시작하리라 믿는다.

 

그것이 내가, 멈추지 않고 글을 쓰는 이유다.

생각을 멈추지 않는 이유다.

 

글이 가는 대로 나도 간다.

'글'의 다른 말은 '길'이다.

 

 

 

 

 

004# 함께할 때 더욱 빛날 것 같은

 

▶ 작가블로그 (http://blog.naver.com/1cmstory)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유쾌함과 재치와 센스에 반해 블로그 이웃추가까지 ㅎㅎㅎ

블로그에는 '달팽이 안에 달' making book부터 시작해서 읽을거리가 참 많다.

작가의 덧붙임을 통해 책의 내용이 더욱 풍부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들이 남긴 덧글에 모두 답을 해주니 소통의 공간이 되어 더욱 좋다.

 

▶ 김은주(글), 김재연(그림)의 1cm

2008년, 그러니까 달팽이 안에 달보다 먼저 나온 같은 저자의 책

당시 제일기획 카피라이터였던 김은주와 아트디렉터였던 김재연이 함께 작업한 책

달팽이 안에 달을 다 읽은 지금에 와서야 몇 년 동안 잊고 지냈던 1cm를 기억해 냈고 다시 읽고 싶어졌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의 만남이 과연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을 지 궁금한 가운데, 그들의 크리에이티브가 기대되는 책이다.

   

 

 

 

 

<원본 : http://blog.naver.com/bh_sunish/100166958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