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맛집 579
(깐깐한 식객 황광해의 '줄 서는 맛 집' 한국 편)
'30년간 다녔던 3,500여 곳 중 500여 잡을 추린다. 배우 것이 얕다
같은 음식점을 열 번쯤 가보고도 채 그 음식을 알지 못하는 일이 잦다.
음식은 장맛이라는 말을 최근에야 알아들었다.' ( 저자의 머리말 중에서 )
나이 들면 맛집 찾아다니고, 친구들 만나는 일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언젠가 지인에게 들었다. 생각해보니 참 맞는 말이다 싶어서 늘 가슴에 남아있는 말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아이들이 어렸기 때문에 주로 아이들 입맛에 맞는 집을 찾아 몇 가지 안되는 음식점으로 그 범위가 정해져 있었다. 이제 아이들이 제법 성장해서 부모와의 외식보다 친구들과의 만남을 더 좋아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두 부부만이 맛 집들을 찾아 여기저기 다니곤 한다. 하지만 방송만 틀면 끝도 없이 나오는 맛집 들 중에서 찾아가서 성공한 적이 그리 많지 않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극찬을 한 맛 집을 찾아보아도 성공적인 경우보다 실망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맛 집이라는 것이 물론 각자의 식성에 따라 호불호가 가려지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더 많은 다른 이유들이 있다는 것이 신뢰를 떨어지게 하는 요인이다. 그래서 가끔 도서관을 가도 신간으로 맛 집 정보가 나온 책자를 찾기도 하고, 그것에서 찾은 맛 집에 더 신뢰감이 생기곤 한다. 이 번에 우연히 [한국 맛집 579]라는 제목의 이 맛집 정보를 담은 신간을 접하고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욕심이 났던 책이다. 그리고 기회가 되어 책을 받았는데, 사실 책장을 넘기면서 실망을 하게 되었다.
이전에 내가 알고 있었던 맛집 책이라는 것은 화려한 컬러판 사진과 함께 맛 집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집필해놓은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제목이 맛집 579라는 것을 보면서 당연히 그런 형식으로 집필된 맛 집에 책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슨 맛집 책이 사진도 제대로 없고, 소설책처럼 글만 잔뜩 있는 거지? 살짝 아쉬움을 가지고 한 장씩 책장을 넘겨갔다. 그리고 왜 지금까지 내가 봐왔던 맛집 책들과 이 책이 다른 형식이어야 했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저자는 그저 한 지면에 한 곳의 맛 집만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음식의 종류별로 국수, 해장국, 고깃집 하는 식으로 자신이 그동안 다녔던 전국의 맛 집들을 그 메뉴와 관련된 이야기와 역사, 그리고 여러 가지 숨은 이야기와 함께 담아내고 있다.
국수에 대한 메뉴를 소개하더라도 칼국수, 막국수, 잔치국수처럼 국수별로 그 메뉴를 다양하게 소개하면서, 더불어 전국에 퍼져 있는 맛 집을 두루 담아낸다. 거기에 그 집을 책 속에 소개하기까지 자신이 직접 여러 차례 발품을 팔아 다니면서 확신이 있어야만 목록에 소개함을 알 수 있다. 인천에 사는 나로서는 인천 맛 집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기도 했지만, 소개된 곳은 대부분 나름 인정해도 될만한 오랜 전통을 가진 곳들이라는 점에서 다른 지역에 소개된 가보지 못한 곳까지도 신뢰가 간다. 앞으로의 여행길에 차 한쪽에 함께 하면서 자주 뒤적일 실용서가 되어 줄 것이다.
출판사에서 신간 출판 기념 서평단에 선정되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후기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