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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도쿄밴드왜건’ 홋타 대가족의 러브러브 미스터리
“러브는 느끼는 대로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 거야. 그러면 절대로 후회 안 해.”
‘도쿄밴드왜건’ 시리즈 2탄 『쉬 러브스 유―도쿄밴드왜건』은 비틀스가 부른 클래식넘버 〈쉬 러브스 유She Loves You〉에서 제목을 가져온 유머미스터리 가족소설이다. 전편 『도쿄밴드왜건』에서 “전설의 로커”로 불리는 예순 살의 가나토가 목청껏 불렀던 노래도 비틀스의 〈올 유 니드 이즈 러브All You Need Is Love〉였는데, 작가는 비틀스의 히트넘버를 소프트한 록정신을 지닌 홋타 가족의 이야기에 매치해 몇 세대 전에 잃어버린 대가족에 대한 정겨운 향수를 자극한다. 작가는 “나는 한 집에 텔레비전이 한 대씩 있고, 그것을 거실 한가운데서 보며 자란 처음이자 마지막 세대다. 부모님과 함께 보면서 울고 웃고 했던 드라마를 향한 사랑을 소설에 담았다”고 말했다. 홈드라마를 향한 오마주와 더불어 작가는 “주인공 가족의 성 ‘홋타’는 나츠메 소세키의 『도련님』에서 따왔”으며, “만화도 영화도 소설도 록음악도, 내 자양분이 된 모든 것을 맘껏 써보고 싶다”고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언제나, 누군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타이틀대로 이번 소설에는 홋타 가족의 떠들썩한 일상사와 수수께끼 풀기 이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의 ‘러브’가 별사탕처럼 여기저기 숨어 있다. 사랑에 빠진 소녀 카요, 오랜 짝사랑 끝에 드디어 결실을 맺나 했는데 강력한 라이벌의 등장으로 위기에 빠지는 영국인 화가 머독, 연상의 아이코를 흠모한다고 돌발 고백을 하고 머독에게 전면전을 선포하는 청년사장 후지시마, 또 그 후지시마를 애태우며 짝사랑해온 그의 여비서 등 우주의 별만큼이나 많고 또 그 수만큼이나 다양한 ‘러브러브’가 이 소설에 녹아 있다.
물론 2탄 역시 홋타 가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수수께끼들이 헌책방과 카페로 끊임없이 날아들고, 선대 점주의 특명이 담긴 가훈 “문화와 문명에 관한 이런저런 문제라면 어떠한 일이든 만사 해결”을 지키고자 온 가족이 머리를 맞대고 끙끙거리면서 사건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간다.
페이지가 뜯겨 나간 메이지시대의 고서와 카페에 버려진 갓난아기 때문에 당황하는 「겨울」 편, 헌책방에 자기가 판 책 50권을 변장한 채 한 권씩 되사러 오는 기묘한 손님의 속사정을 추적하는 「봄」 편, 전학 온 꼬마 앞에 나타나는 유령의 진상과 고서에서 나온 소싯적 도쿄밴드왜건의 사진에 얽힌 수수께끼를 푸는 「여름」 편, 홋타 가에 전해 내려오는 ‘저주의 목록’에 얽힌 비밀스런 이야기와 새로 탄생하는 식구들을 소개하는 「가을」편 등 홋타 가족이 여러 사람들 일에 불쑥불쑥 고개를 들이밀면서 밉지 않은 참견을 하는, 정감이 넘치는 이야기들이 겨울 봄 여름 가을 순으로 실렸다.
겨울 · 백과사전은 아기와 함께
도쿄밴드왜건 근처에 사는 대학생 유타가 할아버지의 유산인 백과사전 전집을 팔러 온다. 고가의 책들이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그 중 한 권의 속이 사각형으로 움푹 파인 상태였다. 그 무렵 도쿄밴드왜건의 카페를 방문한 젊은 엄마가 아기를 둔 채로 사라져버린다. 늘 그랬듯이 어딘가에서 방황하다가 바람처럼 휙 귀가한 가나토가 그녀의 행방을 알고 있다고 소리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