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딸은 엄연히 키우면서 많은 차이를 경험하게 되는데 그게 성별 차이, 기질 차이, 성격 차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집중력만큼은 남녀 성별 차이라고 그냥 지나치기엔 꼭 필요한 능력이라 부모로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이였다. 딱 잘라 얘기하면 딸은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을 왔다갔다 하지 않고 한자리에 앉아서 그날 해야 할 일들을 말끔하게 끝낸다. 비록 7살이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오빠가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2년 전에는 지금 7살 여동생보다 주의산만, 집중력이 떨어져 혹시? ADHD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잠시했었다. 다행히 학교 생활을 적응하면서 유치원과 학교 생활의 차이를 알고 익숙해지면서 덜 움직이고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집중해서 하면 20~30분만에 끝낼 것을 물 먹으러 화장실에 들락날락 하면서 기웃기웃하니 1시간~2시간도 더 걸린다며 제발 집중해서 좀 하라고 야단을 칠때가 많았다. 그런데 정작 집중력이란 어떤 걸 말하는지 부모로서 상세하게 모르고 있어 이 책을 통해 집중력이 무엇이고 3가지 요소를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그 집중력을 키워 학업 성적과 다방면에 있어 아이들이 갖고 있는 능력을 마음껏 펼치도록 도움을 줄수 있는지 놀이를 통해 노하우를 기를 수 있어 참 좋은 시간이였다.

 

 그렇다면 집중력이란 과연 무엇일까?

 

 첫째, 집중력은 주어진 시간 내에 과제를 완성할 수 있도록 의식을 모으는 능력을 말한다.

 유치원이든 학교 생활에서든 일정한 시간동안 해야 할 과제를 딴곳에 정신 팔아 끝까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게 마련이다. 대부분 남자아이들이 많은데 그건 행동 반경이 크고 금새 다른 것에 호기심을 갖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반복되다 보면 목표를 세워 차근차근 해야 하는 일을 하지 못하기에 정해진 시간에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훈련의 필요성을 느낀다.

 

 둘째, 집중력은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능력이다.

 여동생은 오빠가 밖에서 무슨 소리를 해도 바로 바로 나와서 궁금해하지 않는데 비해 오빠는 동생이나 엄마가 무슨 말만 해도 쪼르르 나와서 바로 바로 관심을 표현해서 넌 왜 그렇게 자신이 하는 일에 집중을 못하냐고 야단을 친 적이 있다. 어떤 날은 엄마가 있는데도 연산 문제를 풀다가 초인종이 울리니까 자신이 벌떡 일어나 열어주러 나가는 모습에서 자극에 흐트러지는 자세를 고쳐줘야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했었다. 선택적 주의 집중력 정말 필요한 능력이다.

 

 세째, 집중력은 자기통제력이다.

 어릴 때는 자신이 행동으로 바로 반응하면 그 다음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별로 생각을 못하는 것 같았는데 크면서 자신이 지금의 유혹을 참고 이겨내면 다음에 어떤 기쁨이 기다리는지 행동을 하기 전에 한번쯤 생각을 하니 불쑥 하게 되는 돌발행동은 거의 없어졌다. 어쩌면 어리기에 자기통제력이 덜 길러져서 그런지도 모른다.

 

 결국 집중력에는 정보처리능력, 자기통제력,주의력 3박자가 맞물려 잘 돌아가야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아들은 주의력을 좀 더 키울 수 있도록 그날 자신이 해야 할 목록을 표로 만들어서 정해진 장소에서 가사가 없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거실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뺏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 아이들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는 푹 빠져서 하지만 싫어하는 일을 할 때는 금방 흐트러지는 걸 보면서 순간집중력보다 지속할 수 있는 집중력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춰야함을 깨달으며 제대로 길러보도록 실천하고자 한다.

공부집중력, 자기통제력, 주의력, 정보처리능력, 시공사

아이들이 크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이야기 책이 아마도 옛이야기 책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 책을 내가 읽긴해도 읽어주지는 않았는데 이 책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먼저 아이들에게 미륵이 누구인지 아느냐는 호기심을 던져주었더니 얼추 부처님을 떠올리는듯 했다.

 

 이야기는 오랜 옛날 미륵이 하늘과 땅이 붙은 세상에 태어나는데 구름 속에 갇혀 지내는게 너무나 답답해서 어느 날 하늘을 솥뚜껑 모양으로 밀어 올리자 하늘과 땅이 분리가 되어 하늘엔 달과 별이 생기고 땅에는 나무와 바위, 동물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가끔씩 이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사람은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묻는데 종교적으로 풀어서 이야기를 해야 할지 아니면 인류 진화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었다. 큰 아이는 요즘 역사에 관심을 보이면서 우리 나라에 제일 처음 인류가 살았던 시기나 건국 신화에 대해 많이 물어서 함께 읽으며 확장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하늘과 땅을 떼어 놓느라 열심히 일한 미륵은 배가 고파 밥을 해먹으려고 하는데 물과 불이 없어 어떻게 구하느냐 묻자 생쥐에게 물어보게 된다. 생쥐가 가르쳐준대로 금저산에 가서 불을 구하고 소하산에 가서 물을 찾아 먹고 기운을 차린다. 그런 뒤 미륵은 한쪽 손에는 금쟁반을 다른 한 손에는 은쟁반을 들고 기도를 하자 금빛나비는 남자 아이로 변하고 은빛나비는 여자 아이가 되어 그 둘이 자라 결혼하여 아기들을 낳아 지금과 같은 세상을 만들었다. 그렇게 세상이 만들어지고 사람이 만들어진 이야기를 자연스레 풀어주고 있다. 하늘나라 옥황에는 천지왕이 살고 있는데 꿈에 하늘에 해가 두 개, 달이 두 개라서 세상 사람들이 살기 너무 힘들어 하자 해와 달을 하나씩 삼키는 꿈을 꾸며 세상 사람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조금은 지국성으로 총맹부인을 찾아가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데 쌍둥이 아들이 아버지가 없어 서러움을 당한다는 내용에서는 유리왕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고 조금 연결고리가 약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었다. 대별왕과 소별왕에게 총맹부인은 박씨와 용얼레빗을 주고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천지왕을 만나 받은 무쇠 화살과 활 두 개로 해와 달을 하나씩 쏘아 떨어뜨린다. 다시 천지왕은 두 아들을 불러 이승과 저승의 법을 만들라고 하자 둘 다 이승법을 만들고 싶어하자 소별왕이 꽃을 심어 잘 키우는 쪽이 이승법을 만들기로 내기를 한다. 대별왕은 동생이 이승법을 만들고 싶어하는 눈치라 양보를 하지만 인간 세상은 혼란스러워 다스리기 힘든데 비해 저승법은 언제나 분명하게 지켜지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이야기로 마무리가 된다.

 

 만약 형 대별왕이 이승법을 다스렸으면 동생보다 좀 더 잘 다스렸을까? 그래서 덜 혼란스럽고 살기 편한 세상으로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우리의 한개뿐인 목숨과 한번뿐인 자신만의 삶의 끝은 정해져 있기에 좀 더 후회없이 열심히 살아가야 하고 소중함을 전하는지도 모르겠다.

비씨스쿨, 미륵이야기

 심경이 복잡할 때 이 책을 집어들었다. 주어진 상황은 다르지만 타에코처럼 지금 처해진 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어디론가 도피행을 선택하고 싶었다. 그래서 책 제목만으로도 끌렸고 "혼자 사는게 살벌할 때도 있지만 가족에게 둘러싸여 있는데도 고독한건 더 살벌해요."라는 한 문장으로 더욱 읽고 싶게 만들었다.

 

 아이들은 애완견을 키우자고 하지만 엄마의 어릴적 안 좋은 추억을 이유로 절대 안된다며 버티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닌텐독스에서  자신들의 애완견을 키우는데 덩치는 커도 골든 레트리버는 순하다며 아들이 키우고 있어 그런 종이 있는 줄 알게 되었다. 일단 덩치가 크면 무조건 포악하다 생각했는데 골든 레트리버인 포포는 천둥소리나 오토바이의 폭음처럼 큰 소리에 겁을 먹는다니 다소 의외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옆집 아이의 지나친 장난으로 결국 우발적인 인명 사고를 내고 가족들은 포포를 감싸는 타에코를 못마땅하게 여기게 된다.  사람들은 포포가 아이를 죽였다는 부분만 부각을 시키고 언론 또한 몰아가며 개를 관리하지 못한 타에코 가족을 탓하지만 한편으로는 왜 포포가 그 아이를 죽였는가에 대한 입장 차이에는 관심을 안두는 이기적인 발상을 하고 있다. 타에코를 뺀 나머지 가족들마저......

 

 갓 마흔이 지나 '여자로서는 끝났다'라고 말을 하는 남편과 '갱년기장애니까'라고 덤덤히 말하는 두 딸... 분명 가족이긴 하지만 전혀 따뜻한 위로가 되지 않는 이 가족들은 오히려 마음의 짐만 주는 것 같다. 특히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바쁘게 살아온 지난 세월에 대한 인정도 없이 이곳저곳 아프고 마음이 불편하다는데 아무도 신경을 써주지 않고 당연히 엄마로서 아내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음을 불평하는 가족내에서의 위치. 참 슬프고 지독히 외롭고 고독하다.

 

 더 이상 타에코에게 '요코타초 4번지'는 세상의 중심이 아닌 자신에게 주어졌던 많은 역할의 짐을 내려놓고 말없이 따뜻한 눈길을 전하는 포포와 함께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한 외롭고 힘든 여행을 선택하게 된다. 대부분 여자들이 결혼을 하고 둥지를 튼 지역에서 오랫동안 이웃을 사귀고 살아가다 보면 좋은 일에 함께 웃을 수 있어 좋지만 또 포포의 사고처럼 안좋은 일이 생기면 이젠 더이상 좋은 이웃이 아닌 남과 같은 관계가 되어 싸늘한 눈총을 받게 된다. 결국 그 곳에서 죄인처럼 살아가야 할텐데 타에코는 포포를 그대로 죽게 두자는 가족들의 뜻에 따를 수 없어 자신만의 방법을 선택하는데......

 

 남편과 이사 문제로 몇 달동안 어떤 결정이 현명한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결혼해서 10년 동안 싸운 회수보다 더 많이 대립하며 대화를 했던 날들이 떠올랐다. 남편과 아이들...... 가족이란 과연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남편이나 아이들은 결국 나 자신을 대신할 수는 없기에 아이들이 자라는만큼 엄마와 아내의 역할 사이에 한 인간 특히 여자로서의 삶을 챙기며 살아겠다는 생각을 해본 시간이였다.

 애완견도 분명 가족의 일원으로 희노애락을 함께 하는데 치명적인 실수로 인해 꼭 강제적인 방법만이 해결책은 아니고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애완동물에 대한 현실적인 보호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도피행, 여자, 여자의일생, 국일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