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창시절에 잠시 한자를 무시하며 안 배워도 되는 것으로 다뤘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한자는 오늘까지도 건재하고 있고 수많은 초등학생들이 매달 한자검정 시험을 치기 위해 해당 급수별 한자를 의미도 모른채 달달 외우고 있다. 화장실에 벽걸이 천자문이 있어도 아이들은 별 관심이 없고 엄마만 한자라도 눈에 익혔으면 하는 실정이다.

 

 그러다 정약용 선생님 다산 천자문을 만든 취지를 읽고서 맞아, 바로 이거야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 단어를 외울 때도 같은 의미로 쓰이는 부분을 알고 나머지 단어를 응용하면 쉽게 외웠던 것처럼 중국의 '주흥사'라는 사람이 막연하게 만든 천자문에서 벗어나 관련 있는 내용을 묶어 외우면 좀 더 쉽게 한자를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한자 익힘책을 따로 두고 있음에도 본책 구성에서 <책속 작은 사전>에서 해당 한자어의 실생활에 쓰임을 보여주고 있는 점이 참 좋고 한자의 어원이 될 고문자를 통해 이런 모양의 뜻이 되었는지 눈으로 각인시켜주는 점도 좋다. <번쩍 한자 이야기>에서 정약용,이가환,가족을 한자로 어떻게 부를지에 대해 알려주고 <쏙쏙한자교실>에서 허사와 한문법과 우리 문법의 차이에 대해 그 상세하게 설명을 돕고 있다. 사물의 성질에서는 높고 낮고, 굳세고 부드럽고, 차갑고 따뜻한 성질의 한자어를 배우는데 剛柔屈伸(강유굴신)에서 '굽힐 굴'자와 '펼 신'이 어떻게 만들어진지에 대해 알수 있어 쉽게 이해가 되었다. 변화하는 모양새,학문과 예술에 대한 한자 등 따로도 뜻이 되고 4자를 함께 써도 이해가 되도록 모아둔게 정말 신기하게 이해가 쏙쏙된다. 아들은 지난 번 급수 시험에서 떨어지고서 한자를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져버렸다. 그래서 한자를 좀 더 전래동화처럼 이야기로 풀어서 이해를 시켜줄 방법을 찾던 중 풀어서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상반되기도 하고 같은 맥락의 한자를 보면서 조금씩 흥미를 보이며 유추를 해서라도 뜻을 이해하려고 하니 조금은 한자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한자급수 시험을 위해 낱자로 한자를 인식하는 아이들이 많은데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어휘 속에 함께 사용되는 한자어라서 책에서 많이 볼수 있어 쉽게 이해가 되리라 본다. 

다산천자문, 정약용

예비 독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북피니언으로 거듭나는 2009년이 되길 바랍니다.축하해요.

1권을 읽고 2권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 않고 아들이 단숨에 읽고서 동생이랑 카드 놀이에 푹 빠지게 만든 책이다. 그리고 엄마와 아빠는 하나 TV의 그간 <역사다큐멘터리 한국사 傳>을 챙겨보게 변화시켰다. 1권이 발해 2대왕인 무왕이 중국을 정벌한 활약상을 그린거라면 2권은 그의 아들 문왕이 탁월한 실리적 외교 능력 덕분에 발해  전성기를 누린 이야기를 들려준다.

 

 학창시절 발해의 문화에 대해 배울 때 정혜공주의 묘에 대한 문제가 나왔던 기억이 난다. 발해의 문화에는 고구려적인 요소와 당나라의 요소가 곳곳에 담겨 있음도 얼핏 생각난다. 단 일행은 시간터널까지 따라온 태호에게 풍천이 갖고 있던 깨진 청동거울을 확대하여 혼동시켜 무사히 빠져 나오게 된다. 하지만 태호가 뒤쫓왔기에 할아버지와 아기새의 안전이 궁금했는데 역시나 어느 돌무덤을 보고서야 슬픔에 잠긴다.  그 때 괴물새가 운령을 덮치려 하자 누군가 나타나서 잡으려다 실패를 하고 급히 헤어진다. 그 사람은 발해의 3대왕인 문왕의 넷째딸인 정효공주인데 아버지의 뜻에 따라 지방 유지 세력가의 아들과 정략결혼을 해야 하는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효공주는 아버지와 함께 동모산 순시를 억지로 나오고 그곳에서 또 다시 괴물새가 출현하자 뒤따라 가게 되고 그곳에서 남장 행세를 하며 주양백, 단 일행과 함께 괴물새에 대한 정체를 밝혀간다. 주양백이 행차시에 아이들에게 지금 현재는 수도가 동모산이 아니라 상경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문왕이 어떠한 외교 정책을 펼쳤는지 설명을 해준다. 거기에는 우리 역사에서 뗄레야 뗄수 없는 중국 당나라와의 관계, 일본과의 관계를 연결시켜 준 부분이 흥미롭다. 당나라 산둥반도에 고구려 유민 출신 이정기 장군에게 문왕은 솔빈 지역의 말을 공급하여 당나라를 견제하는 뛰어난 외교술을 보인다. 주양백은 등주를 통해 당과 왜나라와 교역을 한다는 것을 통해 자연스레 무역항을 알게 되고 특산품까지 덤으로 알게 된다. 특히 이정기 장군에 대한 이야기는 새롭기까지 하다. 괴물새의 정체를 알고 운령이 정효공주의 화살을 막으려고 하지만 괴물새는 번쩍 빛을 내게 되고.......

 

 그 당시 오직 중국의 왕만이 쓸 수 있었던 '황제'라는 호칭을 문왕은 스스로 황제라 부르면서 중국의 속국이 되는 것을 강력히 거부하며 '대흥'이라는 독자연호를 사용하여 중국과 대등함을 과시한 발해 전성기의 왕이다. 두 공주의 무덤에도 '황상'이라 새겨진 강력하고도 당당한 국가력을 볼 수 있는 부분이라 정말 자랑스럽다. 

 

 한국사 傳만의 특징인 흥미로운 환타지 이야기와 역사를 자연스레 접목시키고 다시 그 내용을 정리하고 <아사달의 한국사전 교실>을 통해 다시 한번 2권에 대한 확실한 이해, 각인을 시켜준다. 벌써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될 주작의 활동이 궁금해지면서 3권이 나올 그날을 설레며 기다린다. 

주작, 문왕, 황제, 정효공주, 주양백, 황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