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그런 식으로 설겅설겅해서 이 동네에서 살아남을 수나 있겠어?”

 직장 새내기 시절, 선배들로부터 자주 들었던 말입니다. 선배들 역시 그런 핀잔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위협과 공포가 우리 직장인들을 움직이는 모티프였습니다. 생존경쟁 말입니다.

 “이것도 괜찮지만, 좀 더 확실히 죽여주는 아이디어가 없을까?”

경영진의 일원이 된 지금, 제가 후배들에게 말하는 방식입니다.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후배들을 위협하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봐야 저만 손해입니다. ‘죽여주는 것이 나올 가능성’이 도망가거든요. 분위기가 좋아야 대박이 나옵니다.

회의 참석자 모두가 재미있어야 합니다. 맞습니다. 이제 우리를 움직이는 모티프는 재미와 창의입니다. 재미가 최고의 능력입니다.

틀을 만들어놓고 찍어내던 시대에서, 세상이 좋아할 만한 수많은 것들을 머릿속에서 그려내는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입에 풀칠하는 것으로 만족하던 시대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추구하는 시대로 이행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공과 행복의 기준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더 이상 돈이나 지위만이 그 척도일 수 없다고 봅니다.

21세기형 성공의 새로운 가늠자는 ‘여유와 만끽’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가장 높은 부가가치가 여유와 만끽에서 창출될 것입니다. 재미가 가치를 창출하는 시대, 재미가 없다면 성공도 없습니다.

당신은 재미있는 사람입니까?

[결혼 환상]

친구를 만나서 수다를 떨었다. 친구는 남편과의 사이가 최악이라고 했다.

나는 ‘너무 좋아서 문제’라고 거짓말을 했다. 집에 오는데 체한 것처럼 속이 묵직했다.

나는 옛날부터 그랬던 것 같다. 환상이 깨질까봐 막으려고 안간힘을 써왔다.

남편의 싫은 점을 뻔히 보면서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고, 엄마 아빠가 걱정을 할 때마다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척 과장된 연기를 했다.

곰곰이 돌이켜보면 친구 얘기가 맞는지도 모른다. 그 시절, 내가 사랑한 것은 지금의 남편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진정으로 사랑한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내 마음속의 나 자신이었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