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장미꽃 향이 A를 향해 불어온다. 향기마저 붉디 붉은..
깊고 더운 여름 밤 A는 친척 동생 제이미와 함께 서 있었다.
주근깨가 잔뜩난 얼굴에 미소를 머금은 그녀는 정원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테이블 너머 언덕 위 석양은 파랗게 지며 멀리서 새 우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고 반 바지 차림의 남자들의 왁자지껄한 소리가
여자들의 웃음소리와 섞여 들려나온다. 집 뒤에서 A가 익히 아는 한 사람이
걸어나온다. 170센티미터에 가끔 노래를 흥얼거리고 다니는 반스. 옆집에
이사온지 1년 정도된 청년. 가끔 만나면 가벼운 인사정도를 하는 대
자주 보진 못하는 반스는 외출이 잦진 않은 듯 했다. 저녁 무렵에 그를
본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 손에 위스키 한잔을 들고 나를 보고
천천히 걸어온다. 그가 어느덧 A의 시야를 다 가릴 때 A는 상념에서 깨어 다시
술통을 바라본다. 어느덧 술통 앞까지 와 있는 A. 고개를 들자 술통 위의 머리와 눈이
마주친다.
Written by Vic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