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에너지만큼 사람을 기운나게 해주는 힘이 또 있을까?
요코이시 토모지의 <기적의 나뭇잎 이로도리>
할머니들의 잎 팔기는 언젠가 TV에서 본 기억이 났다. 도서관 신착 도서를 검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신착도서 나들이’도 이로써 3, 4회를 맞이한다. 한꺼번에 5 ~ 7권을 주르륵 빌리고 쌓아놓고 순서를 정해 마음이 맞는 책을 읽는 일은 정말 즐거운 일이다. 이 책도 그 중 한 권으로 분야와 관심이 치우치지 않게 골고루 빌리자는 나의 강력한 주장이 담겨있는 도서이다.
칠순 할머니가 얼마나 예쁘게 웃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무심한 도서관 사서 및 아르바이트 -_- 친구는 무참히 할머니 웃는 얼굴에 도서관 바코드를 무자비하게 할머니 얼굴에 붙여버렸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왠지 자연스레 표지의 할머니의 표정이 얼마나 예쁠지 상상해볼 수 있었다. 내게 상상의 기회를 주려고 - 일부러 그렇게 붙여놓은 것인 아니겠지?
주변 돌아보기
나는 평소에 귀농에 관심이 많다. 정확히 말하자면 귀농이라기 보다는 점점 심각해지는 지역불균형 발전과 농촌, 산촌 등의 공동화 현상에 관심이 많다. 젊은 세대의 부재로 무기력해지고 희망이 사라져가는 땅에 대한 애착은 최근 들어 더 깊어졌다. 게다가 요즘은 눈을 감아도 웰빙, 눈을 떠도 웰빙을 외치는 시대가 아닌가. 농경민족이었던 우리의 과거를 망각하고 과학 기술이 제공하는 편리함에 미쳐가는 사람들은 당연히 시골의 귀중함이 누구보다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무엇이 소중한지,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르고 헤매고 있지 않은가.
이런 생각의 연장선에서 읽게 된 이 책은 나에게 기쁨의 눈물과 반성의 시간을 열어주었다.
기회를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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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원치 않는 사람은 운명이 있다고 믿고, 변화를 원하는 사람은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
- 벤저민 디즈레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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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지 : 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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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요코이시가 처음 가미카츠 마을에 가서 본 마을을 암울함과 무기력을 가장한 시골 특유의 패배주의 (p.26) 라고 설명했다. 나는 잘 모르는 그 패배주의에 대해 대전에서 대학을 나와 지금은 시골에 살고 계신 내 외삼촌은 꽤나 한탄하셨었다. 시골의 젊은이들은 좋은 노동력이지만 대부분 외지로 나가고 그나마 남아있는 이들은 생계를 잇기 위해 상대적으로??리 모여 다른 이들 욕, 세상 욕, 한탄을 한다고. 가미카츠도 아마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을까.
이 부분을 보면서 나도 움찔했다. 나는 무슨?로 문제를 피해 넘어가지 않았었나. 이런 환경에서 외지 사람이었던 요코이시가 선택한 것은 기를 불어넣고 새 바람을 불어오게 하는 것이었다. 그런 면에서 이 분은 정말 탁월한 분이였던 것 같다.
헤르만 헤세의 <동방순례>에서 영감을 얻은 AT&T의 서번트 리더십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 (p.40) 을 통해 요코이시의 에너지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실패에 대한 요코이시의 생각은 정말 대단하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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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률 100%의 비밀은 ‘될 때까지 한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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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지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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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정말 정답!!
미국의 16대 대통령 링컨의 ‘실패 이력서’ (p.35) 를 이야기하면서 요코이시는 실패 후 좌절하지 않고 도전을 멈추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쪽파를 키우고 잎을 팔고 산나물을 팔고 - 이 모든 과정에서 그와 이로도리가 지금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실패에 주저앉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하고 도전한 까닭이라고 책에서는 설명한다.
그는 돈에 대한 언급도 피하지 않았다. 현 세태의 돈 중심적인 열정에 대한 지적은 나를 뜨끔하게 해준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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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열정의 결과로 따라오는 덤일 뿐, 목적이 되어서는 열정의 온도를 유지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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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지 : 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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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열정의 온도인 것이다. 주변 환경의 지탄이라든가 페이라든가 그런 것이 내 삶을 좌지?정이 내 인생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겼다.
식상하지 않은 성공담의 비밀
그의 흥미진진한 성공담은 단지 이곳저곳에서 읽었던 타 기업의 성공담과는 확연히 차이를 보인가. 그 대표적인 차이는 “정”이다. 애초부터 그 당시 상대적으로 사회적 지위가 낮은 여성들과 할머니들을 배려해 사업을 구상한 점부터 계속 끊임없이 할머니들과 의사소통하고 사업의 방향을 결정해나간 모습이 그야말로 지금 시대에 필요한 ‘소통하는 리더’가 아닌가 감탄했다.
특히 할머니들의 귀여운 발전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1년에 한 번 생산한 잎과 꽃 즉 츠마모노 (일본 고급 음식에 데코 형식으로 올려지는 식물) 를 확인 차 고급 요정을 견학하는 에피소드는 정말 깔깔거리며 웃었다. (p.96) 귀여운 할머니들의 고급 요정에서 자신들의 생산품을 확인하고 자부심을 갖는 모습이 점점 발전하여 컴퓨터도 사용하시고 서로 생산량 경쟁도 하시는 모습이 (p.112) 저자의 눈 뿐 아니라 나의 가슴에도 반갑고 행복해 보였다.
웃음 바이러스
읽는 내내 즐겁게 웃었다. 게다가 요즘 나의 감수성이 풍부해진 탓인지, 아니면 가미카츠 할머니들이 활기차게 건강하게 살아가시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던 것인지, 읽는 내내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내 스스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여 나만의 안녕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내 주변 이들까지 감동시키고 변화시킬 수 있다면 - 그것보다 더 큰 보람이 또 있을까. 저자인 요코이시 토모지님에게 감탄한 면은 바로 이러한 바이러스성 에너지였다.
일본 웃는 마을 2위로 선정될 정도로 건강해진 가미카츠를 생각하며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느라 고생하시는 나의 외할머니 생각에 젖는다.
기쁨과 감사를 담아 -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