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한 곳에서 찾아오는 고통을 달게 맞이할 수 있을까......................................................
. 심장에서 솟는 고통의 물줄기에게는, 쉽게 내 몸의 한 곳을 분양할 수 있을까. 고등학교 체육시간 내내 가만히 운동장 구석에 앉아 있었다.......................................
. 가슴에서 시작하는 시리고, 쓴 고통. 심장이 약하셨던 
아버지께 온전히 물려받은 유산 중의 하나다......................................................

 

    그 고통의 끝에는 달디 단 침이 고였다..............

    나는 체육복에 묻은 흙먼지를 털고, 높은 계단을 올랐다. .............

 

*

죽은 꽃나무를 뽑아낸 일뿐인데

그리고 꽃나무가 있던 자리를 바라본 일뿐인데

목이 말라 사이다를 한 컵 마시고는

다시 그 자리를 바라본 일뿐인데

잘못 꾼 꿈이 있었나........................?

 

인젠 꽃이름도 잘 생각나지 않는 殘像들

지나가는 바람이 잠시

손금을 펴보던 모습이었을 뿐인데

 

인제는 다시 안 올 길이었긴 하여도

그런 길이었긴 하여도

 

이런 날은 아픔이 낫는 것도 섭섭하겠네.

                                                -"왼쪽 가슴 아래께 온 통증"

 이미 디즈니는 세계적인 문화-권력이다. 디즈니에서 쏟아져 나오는 영화와 에니메이션은 전세계 수십억의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고, 디즈니 랜드는 엄청난 수의 사람들의 손과 발을 붙잡고 있다. 미국의 자본주의 문화가 세계를 잠식한지 오래고, 그 가운데 수많은 기업들이 명멸했지만, 여전히 디즈니는 하나의 정점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디즈니는 어린이의 순수함을 환상적으로 포장해 '문화'를 만든다. 우리는 디즈니가 질서 정연하게 갖춰놓은 문화를 비싼 값에 사서, 소비를 하며, 그것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기억속에 묻어 놓는다. 아이러니한 것은 사람들은 디즈니가 만들어 놓은 문화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라는 점을 잘 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어른들과 아이들은 디즈니를 사랑하고, 테마 공원과 연극, 가상여행을 즐기면서, "디즈니가 현실을 초월하는 모험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믿는 상반된 태도를 갖는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일까? 왜 우리는 디즈니에 사로잡혀 있는 것일까?

 

    헨리 지루는 디즈니의 문화를 "순수함을 이용한 교육학"으로 정의하고 있다. 디즈니는 아이들 자체가 이윤추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한 몇 안 되는 기업에 해당한다. 어른들에게는 낭만적이고 순수한 아동기의 체험을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아이들에게는 복잡한 사회적 현실에서 자신들의 세계로 눈을 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추억'은 고부가가치 상품이 되는 것이다. 디즈니에게 아이들은 미래의 디즈니 상품에 대한 안정적이고 적극적인 구매자에 불과할 뿐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는 가장 큰 문제는 디즈니가 생산한 문화가 '문화로서' 순수하지 않다는 점이다. 디즈니가 제공하는 문화적 코드는 미국의 보수적인 중산층의 이데올로기-백인우월주의, 인종차별주의-가 암묵적으로 담겨 있다. 디즈니는 자신들이 생산한 문화의 교육적인 가치를 확실히 알고 있었으며,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미국 보주수의자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 디즈니의 문화적 코드는 세계적인 히트작인 '인어공주'와 '라이온 킹', '정글 북'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들 작품은 궁극적으로 남성에게 복종하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존재로서의 여성상을 전파하거나, 인종차별주의적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순수'라는 단어는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정치적 입장이 암묵적이든 명시적이든 반드시 투영되어 있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순수할 수 없다.

 

    "정치적 의도가 순수함이라는 의미로 가장될 때, 단순한 기만 이상의 위험이 존재한다. 그 위험은 문화 권력의 문제인데, 그 권력이 어떻게 불의와 비판과 민주적인 개혁의 가능성을 숨긴 채로 과거, 국가적 맥락, 공공의 추억에 영향을 주는가 하는 것이다. 디즈니 세계에서 순수함이란 역사의 불쾌한 측면을 제거하기는 이념적 도구이다. 순수함은 추억과 습관적 소비, 통일된 국가의 정체성을 옹호하는 이념적 형태라기보다는 오히려 과거를 교육적이고 이념적인 투쟁의 영역으로 인식하는 상징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디즈니사는 역사에 대해 무지하지 않다. 오히려 역사를 자신들의 이익을 보장하는 교육적이고 정치적인 도구로 재정립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삶의 주체인가? 올바른 주체가 되려면, 거미줄처럼 얽힌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를 볼 수 있는 비판적 안목이 길러져야 할 것임은 분명하다. 디즈니는 순수함이라는 이데올로기를 통해 이를 거세하고 있다. 

다행이다.

그 유명한 공지영씨의 책을 처음 읽었다.

내 기억에 남을 그 작가의 첫 책이 바로 이 책이어서 참 다행이다.....

소설에는 별로 흥미가 없어서 이런 유명인들의 산문역시 기피했었다.....

하지만 나의 그런 선입견을 아주 통쾌하게 부셔주었다.

딸 위녕에게 보내는 편지글의 형식을 담은 책이다.......

작가평을 보니 "공지영은 어려운 내용은 쉽게, 쉬운 내용은 쉽지 않게 써내려 간다. 그것이 그녀의 글의 매력이다." 라고 하였다.

내 생각에는 어려운내용은 쉽게? 글세.. 어려운 내용도 다가가기 쉽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두어서 참 좋았다....

누군가의 마음을 이렇게 따뜻하게 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과연 나는 나의 딸에서 이런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너가 어떤 삶을 살아도 엄마는 너를 응원한단다." 그리고 우리 엄마는 나에게 이런 말을 해 주었던가.

아마도 어떤 엄마든 말로서 표현은 못했을 뿐이지 자식들에게 이런 마음으로 사랑을 베풀지 않았을까?

살면서 이런 사랑을 받는 것도 참 좋은 것이리라.

 

책을 읽으면서 여기저기 밑줄그은 그 부분들을 두고두고 곱씹으며 읽어보리라.

그리고 나 역시 적어도 내 주변의 사람들을 이렇게 응원하는 사람이 되리라.

내 가족뿐만 아니라 내 소중한 사람들을 응원하며 사는 그런 삶을 사리라.

 

이 책을 읽은 것이 참 다행이다.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