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변화의 흐름이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른 시대다. 기업의 수명이나 유행은 주기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으며, 변화의 흐름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조직이든 개인이든 도태되기에 십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래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과연 미래는 확정적인가? 이 문제에 대해 명확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 가능성은 현재로부터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르네상스 소사이어티>(롤프 옌센·미카 알토넨 지음, 박종윤 옮김, 36.5)가 내다보는 미래 사회는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이미 현실 속에서 그 가능성의 싹이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에 그 싹이 보인다고 해서 누구나 그것이 미래 사회의 주축이 되리라 전망할 수는 없다. 미래에 대한 진단에는 냉철한 현실인식과 미래를 통찰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책이 주목하는 열두 가지 흐름에 우리는 가장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미래는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이 거대한 흐름으로부터 거센 파도를 만들어 낼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흐름에는 무수한 갈래가 생겨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두려움 때문에 미래에 대해 진단조차 하지 않는 우를 범할 필요는 없다. 미래 예측은 개인과 사회의 행복을 위한 일이다. 다가올 위험에 대비하고, 주도적으로 미래를 개척함으로써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낙관적이고, 긍정적이다. 가능한 미래에 희망을 불어넣음으로써 행복한 미래를 예견한다.  

 

세계가 더 부유해짐으로써 잘 사는 지역과 행복해지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제, 이에 따라 맹목적인 물질 추구에서 벗어나 탈 물질적이고 행복과 삶에 대한 만족도를 넓혀 갈 것이라는 예측은 과학적이고 분석적이다. 미래 사회의 단면들은 바로 이 거대한 흐름으로부터 파생된다. 물질의 발달과는 별개로 서비스업이 주축을 이룰 것이고, 거대 조직보다는 다양한 소규모 사업들이 많아질 것이며, 인간의 감성과 자유를 기반으로 한 시장이 성업할 것이다.  

 

자본주의 발달과 함께 야기되는 문제들로 인해 인류는 멸망론까지 예측한 상황이지만, 자연과 마찬가지로 인간 또한 쉽사리 스스로 파멸로 이끌지 않을 것이다. <르네상스 소사이어티>가 전하는 미래는 그래서 반갑다. 

 

by 꽃다지, since 2006 

201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어제와 오늘의 시간은 별 차이가 없지만, 새로운 한해를 맞는 마음가짐은 왠지 비장하게 다가옵니다. 새해 처음으로 떠오르는 해를 보기 위해 평소 잘 다니지 않던 산에 올라 한해의 각오를 다지기도 하고, 달력과 낡은 수첩을 바꾸며 도전할 목표를 세워 보기도 합니다. 매년 새해가 되면 반복되는 일이지만, 그래도 꼭 이루어내리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저 또한 이른 아침 떡국을 먹으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들었습니다. 지난 한해 이루지 못한 것은 무엇이고, 또 이루어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말이죠.

 

한결같기가 참 쉽지가 않습니다. 지난해에도 많은 계획을 세웠지만, 바쁘게 지내다 보니 놓친 것들이 참 많습니다. 올해는 또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보내야 할까요? 며칠 전 읽은 <아침을 여는 마음산책>(고은정 엮음, 문예춘추사)을 문득 떠올렸습니다. '고도원의 아침편지'나 '좋은 생각'처럼 좋은 글로 하루를 시작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른 아침 커피 한 잔 마시며 한 줄의 감동명언을 읽고 하루의 계획을 세운다면 날마다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해의 첫 감동 메시지는 ‘삶은 공짜로 받은 선물’입니다. “새로운 하루에는 새로운 마음을 담아야 한다”는 아우구스티누스의 명언과 함께 짤막한 글이 소개됩니다. 그 중 “오늘 나에게 주어진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를 깨닫는 순간부터 나의 삶이 달라질 수 있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을 얼마나 잘 활용하는가는 온전히 나의 몫이다.”는 문장에 눈길이 와 닿습니다. 새해 아침,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하자는 각오를 다지며 시작하기에 더없이 좋은 글입니다.

 

책은 감사와 희망, 바른 삶의 자세에 관한 감동명언들로 가득합니다. 지나친 낙관주의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도전하는 자세는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불평과 불만이 가득한 삶에는 행복이 깃들 수 없습니다. 비판할 때는 비판하더라도 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감사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 때 행복이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간혹 마음이 비뚤어지더라도 아침에 잠시 좋은 글을 읽으며 나를 돌아본다면 큰 스승을 만난 것과 같지 않을까요.

 

앞으로는 자주 명상의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좋은 글과 좋은 생각으로 삶을 긍정하고 이를 함께 나누어야겠습니다. 올해는 <아침을 여는 마음산책>이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네요.

 

“소유와 행복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당신의 마음속에 감사한 생각이 없다면 당신이 아무리 많은 것을 쥐고 있더라도 파멸의 노를 젓고 있는 것이다. 다른 공부보다 먼저 감사할 줄 아는 방법을 배우라. 감사의 예술을 배울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맛볼 수 있다.” (14쪽, 바넷 깁슨)

 

“일생의 계획은 젊은 시절에 달려 있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으며,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달려 있다. 젊어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봄에 밭을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아침에 일어나지 않으면 아무 한 일이 없게 된다.” (215쪽)

 

by 꽃다지, 2014년 1월 2일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 반 친구들이 학원을 여러 개 다닌다는 사실을 듣고 많이 놀랐다. 우리 아이는 태권도만 다니다가 그마저도 그만둔 상태다. 입학 초기부터 방과후 수업을 여러 개 들었고, 수업이 모두 끝나면 자전거를 타거나 놀이터에서 논다. 학원에 다니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다른 학부모들은 모두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아내에게 물어본다고 한다. 괜찮겠냐고? 나는 거꾸로 물어보고 싶다. 초등학교 1학년밖에 안 된 아이들이 저녁 늦게까지 학원에 다니며 지치는데 정말 괜찮겠냐고?

 

<엄마가 학원을 이긴다>(정하나, 문예춘추사)를 읽었다. 역시 잘 읽었다. 지극히 정상적인 우리의 모습이 비정상적인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서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정상적인 글을 읽은 셈이다. 이러한 책이 세상에 나와야 하는 현실은 정말 안타깝다. 사교육이 공교육을 뒤엎고,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사교육의 무게에 짓눌려 숨도 제대로 못 쉰다. 벌써 시험 점수에 주눅이 들어 이렇게 맑은 날 뛰어놀지도 못한다는 사실이 말이나 되는가.

 

이 책이 전하는 핵심은 한 가지다.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 과거처럼 좋은 대학을 나와야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다가올 미래는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을 능동적으로 찾아 공부하는 학습자가 필요한 시대다. 그런데도 왜 아이들이 뛰어놀지도 못하게 학원을 여기저기 보내고, 그 교육비를 감당하지 못해 휘청거리는가. 지금부터라도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엄마가 아이의 멘토가 되어 습관을 기르고 주도적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럼, 이런 질문이 날아들지 모르겠다. 아이들을 잘 키운 부모들은 그만큼 많이 배우고, 아이들도 잘 따라주었지만, 그게 모두에게 가능하겠느냐고! 맞다. 책에서 예를 들고 있는 푸름이의 부모들만 해도 여느 부모보다는 능력이 더 나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노력 앞에서만큼은 고개를 들 수 없다. 푸름이를 만든 부모의 노하우는 딱 두 가지란다. 첫째는 책 읽기, 둘째는 아이가 무엇이든 해볼 수 있도록 허용하고, 격려하고, 기다려 주기다. 아이가 원하면 돌아가며 밤새 책을 읽어주고, 시험 전날 완전무장을 하고 아파트를 포복으로 돌아다니겠다는 아이를 허락할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12년 동안 현장에서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쳐온 저자는 수많은 아이와 부모들을 만나면서 아이들의 공부습관과 가정환경 관계를 연구하여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엄마들이 아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생생한 체험을 바탕으로 전하는 노하우들은 하나도 흘려들을 것이 없다. 진정으로 아이를 위한다면,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살기를 원하는 부모라면 지금부터라도 이 책이 전하는 바들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나 또한 아이를 무조건 놀리기만 할 것이 아니라 주도적인 태도를 갖도록 다양하게 노력해야겠다.

 

by 꽃다지, 2013년 10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