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신작 [비정근]은 추리 소설가가 꿈이며 일하기를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고 싶어하는 비정규직 기간제 교사가 학교에 다니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소설이다. 일하게 되는 학교마다 살인, 왕따 등의 문제가 끊이질 않는 이상한 상황에서 그는 날카롭게 추리를 펼치고 마지막엔 아이들에게 따뜻한 말로 위로와 격려를 해준다. 여기에서 그는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는 척 무심한 척 하지만 사실은 마음속은 따뜻한 것처럼 느껴진다.

 

이치몬지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비품실은 유리창이 깨져있었고, 공이 온통 칼에 찢긴 채 엉망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살해당한 교사옆에 의문의 다잉메시지가 있고 담임을 맡은 반에 왕따를 당하는 듯한 아이도 등장한다. 두 가지의 사건이 얽힌 첫 번째 사건은 간단하게 해결하지만 학교의 다른 교사들은 아이의 왕따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자 일침을 가했다.

 

1/64에서는 아이들의 도박문제가 거론되었다. 심심풀이로 시작한 프로야구도박은 계주도 따로 정해져 있었고 아이들끼리 은밀한 말을 만들어서 결과를 책정하기도 하였다. 어른들 사이에서도 은근하게 퍼져있는 도박의 문제는 아이들 역시도 재미를 들리면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미쓰바 초등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가게되었지만, 전 담임선생님에 대한 사고사에 대한 소식이 공공연하게 비밀로 되어있자 궁금해하던 찰나 형사가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며 도움을 요청한다. 교육에 대해 열정적인 교사가 황금연휴의 날 왜 추락사로 삶을 마감했을까? 아이들 문제로 자살을 했다기에는 의심쩍은 부분이 많은지라 기꺼이 형사를 도와 불행한 사고사의 결말이 지어졌다.

 

시키초등학교 6학년 2반에서 여자아이가 자살을 시도하다 간신히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우라콘'이 무엇이길래 아이들은 쉬쉬하고 아이들을 지나치게 모범생으로 만들고 어딘가 무리하고 있는 부자연스러움을 주었으며 한 여자아이를 죽음으로까지 내몰 수 있었을까, 장난으로 시작했다지만 결과는 아름답지 못한 '우라콘' 이다.

 

체육대회와 수학여행을 앞둔 고린초등학교에서 수학여행을 중지하지 않으면 자살할 거라는 편지가 교실에 놓여있다. 왜 하필 수학여행이며 편지 옆에 쓰여진 '무토타토 아케루니'라는 의문의 글씨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이는 체육대회를 극단적으로 거부하는 아이가 꾸민 목숨을 건 편지에다 수학여행을 가지 싫어하는 다른 아이가 이야기를 꼬이게 만든 범인이였다.

 

롯카쿠초등학교의 한 학생이 독극물 비소를 먹고 쓰러지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하고 비소를 든 페트병은 '신의 물'이라 쓰여있었다. 그날 저녁 학교 앞 건물의 유리창이 깨진 사건이 발생하고 비소를 먹고 쓰러진 아이가 페트병을 들고 나왔다던 강당의 뒤쪽을  살펴보니 아이스박스가 놓여있었다. 아이스박스엔 고양이 사료 및 식기가 드어있었고 유리창이 깨진 집 주인은 평소 고양이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이후부터 류타라는 소년이 새로이 등장한다. 류타가 방화범을 잡기 위해 호소카와 아저씨집에 들렀다 호소카와 아저씨의 집이 불탄 사건과 이미 죽은 사람이 걸어온 기묘한 전화에 대해 밝혀내면서 꼬마 탐정의 흉내를 낸다.

 

이번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비정근]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책들에 비해서 긴장감이랄까, 어려운 추리가 아니라 간단하고 누구나 쉽게 풀 수 있는 추리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약간은 시시한 감이 들었다. 등장인물들도 제한되어 몇밖에 나오지 않았고 조금만 생각하면 금방 답이 나오는 추리인지라 히가시노의 책을 좋아하는 나로선 약간의 실망감이 들었다. 간단하게 머리 식힐겸 단편 하나하나 읽기에는 괜찮은 것 같다.

히가시노게이고, 비정근, 추리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