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로 합성수지를 발명해낸 레오 베이클랜드의 손자이자 베이라이트사의 상속인인 브룩스(스티븐 딜란)와 결혼해 오랜 시간 꿈꾸던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얻게 된 바바라 모든 것을 누린 듯 보이지만 자신을 조롱거리로 여기는 상류층 사람들과 계속되는 남편의 무관심으로 인해 그녀의 삶은 독한 술과 위험한 정사로 채워진다. 한편 부서질듯한 불안한 정서를 가진 그들의 유일한 아들, 안토니와 기댈 곳 없는 바바라는 점점 더 많은 것을 의지하게 되고 서로에게 연민을 느끼며 정상적인 모자관계 이상의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하게 되는데….
1962년 출생. 지난 1992년, ‘레오폴드와 로엡’ 살인 사건을 다룬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졸도>로 그렉 아라키, 존 카메론 미첼, 토드 헤인즈 등과 함께 뉴 퀴어 시네마 진영의 신성으로 떠오른다. 이로 베를린영화제 테디 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암스테르담, 선댄스, 토론토영화제 등에 초청받아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그는 이 후 동성애를 소재로 한 각종 단편 영화를 통해 감독으로서 역량을 키워 나간다. 또한 1996년에는 영화 <오피스 킬러>의 각본을 썼으며 이듬 해 캐나다 출신의 여류 감독 메리 해론의 문제작 <나는 앤디 워홀을 쏘았다>를 제작한다. 뉴 퀴어 시네마의 기수답게 게이 인권 활동가로도 일하던 그는 15년 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선보인 두 번째 장편 영화 <세비지 그레이스>로 깐느 영화제에 초청되며 그 명성을 확인시켰다. 첫 장편 <졸도>와 마찬가지로 실제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극단적인 상황 속의 절제된 심리 묘사와 퇴폐적이나 세련된 정서를 풍기는 감각적이고 흡입력 있는 연출로 관객을 압도하며 뜨거운 찬사를 이끌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