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이 진지하게 생각하고 지어진 것이라면 저자들이 원하는 결말은 어느 정도 짐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어떻게 만들어졌나'가 아니라 '누가 만들었는가'이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은 한쪽으로만 집중되게 된다. 이런 이야기 방식의 장점은 이야기를 일관되게 끌고갈 수 있지만, 반대로 여러 가능성을 무시한다는 점에서는 큰 단점이다. 과연 이 책의 달 이야기는 어떨까?

달은 여러모로 의심스러운 위성이다. 무한한 우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무한한 우연이 겹쳐있다고 생각하기에는 힘들 정도로 달은 우연과 의심스러운 수치의 연속이기 때문에 '누가' 만들었을까라는 의심이 나올 법도 하다. 이 책에서도 수많은 자료를 제시하면서 그러한 의심을 증폭시고, 결국 그 의심을 바탕으로 달의 인공천체설을 제시한다.

개인적으로는 달의 인공천체설을 믿고 싶다. 과학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하다면 초과학으로 설명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외계(지구가 아닌!)의 지적생명체가 달을 설계했다는 가설이 가장 달의 의심을 풀기 위한 가장 쉽고 그럴듯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이 가설을 배제한다.  저자들은 결국 '미래 인류'에 의해 달이 만들어졌다는 가설에 주목했다.  정크DNA에 미래의 메시지가 기록-바로 전에 칼 세이건의 <콘택트>를 읽었는데 여기에는 무한하게 반복되는 파이(π)에 메세지가 기록되어 있다. 물론 외계문명에 의한 것이다-되어 있으며 이는 미래의 인류가 달을 만들고 메세지를 남긴 것이라 보았다. 하지만 나는 결코 이 가설에 설득당할 수가 없다.

이 책의 여러 부분에서 달 덕분에 생명체가 발생하고 보존,진화해 왔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달이 있어서 생명체가 생겨나고 현재의 인류도 있는 것이라 주장하면서 미래의 인류가 달을 만들었다니. 이건 심한 자기모순이다. 이 책에 의하면 달이 생명체를 보존하여 현재의 인류가 있었기에 미래도 있는 것이다. 생명체 이전에 달이 있었는데 미래의 인류가 달을 만들었다는 사실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 시간간여행에 대한 것을 언급하면서 등장했던 '할아버지의 역설'에도 모순된다.  나는 시간여행도 타임머신도 부정하진 않지만 미래 인류에 의한 달 창조설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달은 여전히 의심스럽다. 이 책 말미의 '상상력이 지식보다 중요하다'는 말처럼 그 상상력이 달의 비밀을 밝혀주는 메세지가 될 수도 있다.  그 메세지가 어디에 있건 간에.

* 이 책의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용어는 차라리 마땅한 단어가 없다면 SF라고 사용하는게 나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