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보티첼리의 한 작품의 표지부터 눈이 부시게 만드는 책이다 . 멋진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화가로부터 지금까지 세상 사람들이 흔히 기억하고 있는 화가들까지의 미술세계를 그리고 있다.  책에는 크게 14~19세기로 나누고 있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13세기 최후반부터가 출발점이다. 

 

모든 역사가 그렇듯이 유럽 미술 역시 시초는 어느 정도도 자료가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에 영향을 준 누군가로부터의 연관성이나 그 당시 남겨진 상황들이 알 수 없는 작품의 세계를 대신 표현하고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림 한 장속에는 그림이 그려졌던 시기의 역사와 그 나라의 문화,풍경, 화가들의 삶과 다른이들의 인생이 담겨져 있다. 네 명의 저자는 이 들을 위주로 각 그림에서 이야기한다. 그림을 바탕으로 그림속에 해석해낸다. 역사를 말하고 문화를 즐기고 풍경을 비추고 사물을 이해하고 서로 다른 인생관과 삶을 살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훗날  거장들의 그림들에서 우리는 뜻하지 않아도 오는 여유와 즐거움,마음의 위안을 얻곤 하기에 그림을 보면 푹 빠지곤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잘 아는 화가들과 그림으로 거장이라 일컬어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마네,모네,르누아르,세잔,고갱,반 고흐, 렘브란트,카라바조,들라크루아 뿐만 아니라 유럽 미술이 현대에 이만큼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지만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서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화가 부오닌세냐  그리고 그의 제자도 아니고 영향을 받지 않고 다른 이의 영향을 받고 유럽 미술이 본격적으로 상징화 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화가 조토로부터 쭉 화가들은 꼬리를 물고 20세기까지 넘어온다.

 

화가들은 각기 영향을 끼치거나 영향을 받지 않았어도 선대화가들과 후대의 화가들을 잇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그림들속에서 보여주는 세계가 유럽의 각 역사를 말해주듯 긴밀한 상호연관성으로 지도가 퍼즐과 같은 연결고리를 맺듯 매워져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은 거장들의 그림 중에서도 자주 봐왔던 그림일 가능성이 많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림의 전체적인 면으로부터 어떤 특징적인 그림을 부각시켜서 분석함으로써 그림과 화가의 뒷 모습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럽미술사는 물론이고 화가에 얽힌 환경과 삶이 가장 잘 드러나는 그림들만 꼽아놓은 유럽미술의 총체적인 결실인 것이다. 

 

역사적 사실이 드러나는 그림들과 종교적 색채가 짙은 그림들, 빛을 강조하는 그림들, 풍경과 건물 혹은 자신 그대로를 드러내는 그림들,시대를 반영하는 그림들속에서 나는 미술이 아닌 유럽은 이런 곳이었다라는 사실을 새롭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그림에 대한 관점을 미리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도 있었다. 그림에 단지 매료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림속에서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그림을 통해 과연 우리는 무엇을 알고 싶은 것인지를 제대로 인식시켜줄 수 있는 미술에서 말하는 세상사 백과사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