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직 일본을 가보지 못했다. 마음만으로 일본 어디로 여행을 갈까? 꿈꿔왔다. 그리고, 가끔씩 눈에 들어오는 일본에 대한 여행정보들을 메모해놓거나  담아놓곤 했다.  일본외에도 국외로 나간다면 젤 먼저 가보고 싶은 곳, 꼭 가봐야 한다는 곳은 아마도 그 나라의 수도일 것이다.  저자가  생소한 일본의 작은 마을을 알기 전, 도쿄에 푹 빠졌던 것처럼...

나도 일본을 여행한다면 도쿄를 맨 앞에 두고 있었다.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도인 도쿄가 먼저인 것은 당연했다. -수도를 알고나면 다음 여행지는 하나씩 실타래가 풀리듯 여행할 수 있을거라는 혼자만의 느낌으로- 도쿄 이후 사람들이 많이 다녀왔거나 명소들로 잘 알려진 도시들을 차례대로 여행할 걸로 예상을 하고  그 여행지들만 적어둔 것이다.

그런데 저자의 마음이 담겨있는 마을의 소개를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 일본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는가 하고..자연 그대로의 순수함을 간직한 마을이 일본에 많고 아직도 풍경을 남기고 있었구나 하고.. 가장 먼저 이 곳들로 자리를 펼쳐보기로 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의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마을들이 자꾸 눈에 선하다.

벚꽃이 가득한 이즈코겐마을은 진해의 군항제를 보는 것 같았고,  시즈오카마을은 보성 녹차밭을 연상케했다. 시즈오카의 녹차잎을 어디서 여러번 들어본 듯 한데 바로’이곳이었구나’ 했다. 또 아라시야마 마을은 담양 대나무밭을 거닐고 있는 것만 같았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일본인들답게 도코나메엔 고양이 모양을 한 도자기가 있고 꼭 여주 도자기 마을을 떠올리게 했다. 아미노쿠라는 우리나라 드라마 여름향기의 세트장을 옮겨놓은 것 같은 착각이 일었다. 하코다테의 트라피스트 수도원 가는길은 남이섬의 가로수를 빼박았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싶다. 이 마을의 각기 이름이 다른 19개의 언덕은 당장이라도 음미하며 걷고 싶게 만든다.

이 밖에도 바다에 둘러싸인 일본답게 니시이즈의 마쓰자키 등 어촌들도 눈에 띄었다. 조용하고 한적한 바다는 호수와 닮아있는 물 위에 유람선처럼 깔끔해 보였던 어선이 줄지어 서있었다. 우리나라 어촌하고는 다른 배경이었다. 아타가와는 우리네 작은섬 바다와 닮아있었지만...인도네시아의 수상가옥처럼 수상가옥 ’후나야’가 지어진 이네마을은 저수지와 닮은 바다를 가졌다.

미술관이 놓여있는 작은 섬 나오시마는 대도시 중심이나 한복판에만 있을 미술관의 상식을 깨어버렸다.

길치라는 저자의 말대로 작은 마을은 지리를 모르더라도 돌아다니다보면 알법한 곳이라고 한다. 물론 지도를 가지고 어떻게 여행하라고 꼼꼼히 따로 소개해 놓고 있지만 나무를 품은 자연의 모습을 보기만 해도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소박하고 꾸밈없고 수수한 섬들은 세계 여러 나라의 섬들을 축소시켜놓은 듯 제각각 풍광이 눈부시다.

정리정돈이 잘 된 마을들은 하나같이 모형으로 만든 마을처럼 소유하고 싶어지게 만든다.

일본의 큰 여행지만 바라보다 작은 마을에 대해서는 깜깜 무소식이었다. 저자가 아니었더라면 지금까지도 아무도 모를만큼 숨겨져 있을 작은 마을들이 틀림없었듯...아직 가보지 못한 일본인데 인형같은 마을들을 알게 되어 참 다행이다.

이 곳에는 작은 것의 아름다움과 터 놓고 다닐 수 있어서 편한 여유로움이 공존하면서 혹시나 길을 잃어서 헤매더라도 부끄럽다거나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곳, 뺑뺑 돌아도 지칠 줄 모르는 곳, 풋풋한 추억을 남기기에 충분한 곳이기에 ....마을마다의 특징은 전반적인 일본문화를 나누고 있어 고풍스러운 문화를 배우기에도 더 없이 좋은 곳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후라노 마을 라벤더 꽃밭의 향내음 같은 추억은 절로 따라오는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