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풍전을 책으로 만나게 된 건 처음입니다.

 

티비 광고속에서 마당놀이 이춘풍전...이라고 한때 잘나가던 윤문식 아저씨와 김성자?하여간 그런 분들께서 나오셔서 즐겁고 흥겹게 놀았던

 

그런 마당놀이 말입니다.

 

마당놀이의 주제가 되었다는건 시대를 풍자하고 비꼴 것들이 많았다는 말이 되겠죠???

 

저도 사실 이춘풍이 바람둥이, 한량중의 한량이고 빌어먹을 넘이라는 것 정도만 알았지 사실 처음 읽어봤습니다.

 

그만큼 우리네 고전을 너무 멀리하면서 살지 않았나 싶으네요....

 

 

 

 

 

봄날 바람같은 한량중의 한량...

 

부모님 물려주신 재산으로 세월아 네월아...

 

친구좋아 펑펑.....기생좋아 펑펑....술좋아 펑펑...노름좋아 펑펑......

 

 

 

 

그러게 놀다보니 이건....

 

남아날 재산이 있겠습니까?

 

일명 가사탕진....으흐흐흐흐

 

그렇게 망하고 나니 친구도 떠나 끼니도 걱정을 해야할 판이니.. 

그래도 어여쁜 마누라 삯바느질로 열심히 벌어 논도 사고 집도 사고...

 

다시금 집을 일으켜놨더니...

 

 

 

 

이춘풍....이작자 마누라덕에 호의호식하더니 간이 배밖으로 나오고 엉덩이 근질근질...

 

집에 돈다들고 문서들 나라에 담보잡혀 그돈들고 한양을 떠나 평양...즉 이쁜 기생 많다는 평양으로 나르려니..

 

그의 부인이 반대하고 나서자...

 

마누라 머리채 감고 두드려패고는 그길로 평양으로 나르니...ㅡㅡ;;;

 

 

 

돈있으니 그돈뜯어먹자고 기생 추월이가 달라붙어 온갖 애교 아양 다떨어 춘풍의 맘 사로잡아

 

 

 

그의 돈이 내돈인냥 물쓰듯 함께 쓰지만...

 

그것도 잠시....

 

돈다떨어지니 추월에게 내쫓기게 되고...

 

 

결국 추월의 기생방 노비들과 숙식을 하며 거지보다 못한 꼴로 삶을 연명하게 된답니다.

 

 

 

평양간 서방님 기다리는 마누라는 소문듣고 신랑도 찾아오고 신랑 그꼴로 만든 추월이도 혼내고자

 

평양감사를 따라 평양으로 오게 됩니다.

 

당근 여자의 몸이 아니라 남장을 한 채 말입니다.

 

그리고 그는 관리로 춘풍을 벌하고 추월도 벌하여 잃은 돈 찾아 한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근데 말이죠....

 

춘풍이 간에 아직 바람이 덜 빠졌나봅니다.

 

거렁뱅이처럼 밥먹을 때가 엊그제건만 밥이 맛이 없네 있네 하고 온갖 트집 다 잡고...ㅡㅡ;;;;;;;

 

 

 

그런 춘풍에게 내가 그 평양에서 너를 벌한 관리니라......실토하고

 

뭐 개과천선해서 아들딸 낳고 잘살았다는 조선 후기 실생활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세태소설 이춘풍전의 줄거리였습니다.

 

 

 

옛고전들은 그시대에서 할 수 없었던 것들, 이루고 싶었던 것들을 대부분 글로 담아놨습니다.

 

글속에서 비록 여자가 남장을 통해 관리로 나랏일을 하게 되지만 그시대 여자가 관직에 나선다는건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였죠...

 

게다가 바람나 집나간 남편을 벌할 수 있는 것 또한 그시대에서는 생각조차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시대 여성들에겐 정말 통쾌하고 유쾌한 소설이기도 했겠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조금 아쉬운 그런 고전이기도 하죠...

 

왜 맞아?그렇게 맞고도 남편을 데리고 오고 싶어??

 

그냥 거지처럼 살게 내비두고 말지...등등의 이야기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아이들이 옛날에는 보릿고개가 있고 가난해서 밥을 못먹었다 하면 라면삶아먹으면 되지?하고 말하는 것과 같은 시대적 갭에서 오는 어색함일 것입니다.

 

 

이 고전에서 아내가 이춘풍을 호되게 벌할 때 상쾌통쾌하지만...

 

전 다른 곳에서 속시원해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시듯이 인물들이 주고 받는 대화외엔 누군가가 자꾸 이춘풍을 비꼬고 있습니다.

 

아니 그들의 상황을 생중계하는 듯한 걸죽한 말투가 보일 것입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렸듯이 마당놀이 느낌이 납니다.

 

누군가 상황을 설명해주고 주인공들이 대화를 나누고..음악이 나오고 노래가 나오고...

 

제가 빼먹었는데 중간중간 노래가락이 들어있답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딱딱하기보단 흥겹게 읽었다고나 할까요?

 

하기야 주제가 딱딱할 틈이나 있었겠습니까???ㅎㅎㅎㅎ

 

 

 

 

권위를 깨트리다.

 

할 수 없는 것, 즉 관리가 되는 것과 아내가 남편을 벌하는.....것만으로도 그시대에서는 충분히 권위를 깨트리는 행동이였습니다.

 

만약 내가 그시대 이런 주제로 소설을 썼다면....

 

전 그냥 쭉~~~~~관리로 살면서 여자의 당당함, 능력을 보여줬을 것 같단 생각이...으흐흐흐흐흐흐흐

 

 

 

아이들을 위한 고전이라 순화되었을 것입니다.

옛고전들 은근 19금이거든요..우하하하하하하하

언젠가 시간되면 19금 고전을 읽어보고 싶으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