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취업적성연구소의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은 딸아이의 부탁으로 구입한 책이다. 제 아빠가 인터넷 서점 쪽으로 책을 많이 접하고 있으니 읽고 싶은 책이 있을 때는 가끔 부탁을 하곤 했다. 이 책도 그렇게 해서 구입한 것이다. 그런 경로로 구입한 책에 대해서 내가 리뷰를 쓴 적은 거의 없다. 책이 오자마자 딸아이가 가지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나와는 취향이 다른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이 책은 취업을 대비한 학습서이니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책에 대해서 왜 리뷰를 쓰게 되었는지, 그리고 무엇을 느꼈는지를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의외로 흥미진진한 책이다. 나의 경우에‘의외’라는 말이 가장 적절한 표현인 듯하다. 시험을 대비한 책이라면 재미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나는 학창 시절에 국어와 역사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런 과목이라도 참고서를 재미있게 읽은 적은 거의 없다. 그런데 취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내가 이런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하다. 내 눈에 들어와서 관심을 끈 문제는 다음과 같다.

신입사원 면접시험에 면접관이 덩달이 같은 유행시리즈 문제를 물어본다.

한 번도 들어 본 적도 없는 이야기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①‘모르겠습니다!’ 라며 솔직히 고백한다.

② 이런 유머시리즈의 사회적 병폐를 지적하며, 화제를 다른 쪽으로 유도한다.

③ 덩달이는 한물 간 거라며 평소 알고 있던 다른 유머를 말한다.

④‘그거 모르면 저 떨어집니까?’라며 면접관에게 반문한다. (228쪽 4번 문항)

우선 과연 답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취업 수험생들이 이런 것도 공부한단 말인가, 라는 생각에 다시 책을 살펴 보았다. 이 문제는 상황판단력을 알아보는 문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지, 아니 대처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문제였다. 기업 입장에서는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기본적인 자질을 파악하기 위해 이런 질문을 하는가 보다. 그밖에도 재미있는 문제들이 많았다.

-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신부를 사랑하겠습니까?”주례가 물었다. 신랑은 대답이 없다. 신부인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228쪽 5번 문항)

- 나는 업무 시간에 일을 빨리 끝내고 정시퇴근을 하는 게 좋다. 그런데 함께 일하는 김대리는 오후부터 시작해서 늦게 일을 마친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228쪽 6번 문항)

신기한 생각에 상황판단력 100문항을 모두 읽어 보았다. 그리고 이 책을 처음부터 다시 살피면서 체제를 알아본 것이다.

둘째, 취업 준비생이 아니라도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이 5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 1 적성 검사 및 직무능력검사 매뉴얼

파트 2 독휘학개론

파트 3 직무능력검사

파트 4 적성검사

파트 5 면접

파트1에서는 시험유형을 분석하면서 기출유형문제의 예시와 풀이가 있다. 파트2~5는 해당 분야의 문제와 풀이가 실려 있다. 파트2 이하에 실려 있는 문제들은 언어력, 수리력, 추리력, 지각력, 창의력, 상황판단력, 일반상식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문제들 중에 수학 능력에 속하는 수추리는 전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실생활에서 유용한 언어, 사회, 역사, 상식 같은 문제들이다. 수험생이 아닌 일반인들도 알아야 할 문제를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이 책이 이런 유형의 책으로 최상의 내용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취업과 관계가 없는 처지니 관심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으니까……. 그러나 이 책에 있는 문제들은 취업과 관계없는 일반인들도 알아야 할 상식이 태반이었다. 그렇다면 공부하는 마음으로 또는 심심 파적으로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셋째, 자신의 적성을 파악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파트 4에서는 적성검사의 개요와 함께 255문항의 질문이 있다. 물론 여기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만 문항을 읽고 대답을 함으로써 나의 적성은 어떤 방향인지, 업체에서는 어떤 점을 그 회사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의 어떤 점을 파악하려고 하는 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넷째, 면접에 대한 기본 상식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파트5에서는 면접의 준비상황과 유의사항 및 답변요령 등이 소개되어 있었다. 물론 나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이제 취업을 하기보다는 은퇴를 할 나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가 알겠는가? 퇴직 후에 어떤 직장에 들어가야 하거나 들어갈 기회가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 내게 학력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면접 정도는 필요할 것이다. 상식적으로 알아둬서 나쁠 것은 없고, 어쩌면 이 지식의 유무가 나의 성패를 좌우할 상황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 이 책이 나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재산이나 무기가 될 지도 모른다.

뜻밖의 보물을 만난 마음으로 단숨에 책을 읽었다. 그렇다고 완독을 한 것은 아니다. 수리력 같은 문제야 내가 알 수 있겠는가?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려면 그런 정도는 알아야겠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한 멋진 책이었다.

기쎈건강보험심사평가원직무능력검사, 취업종합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