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에서 1996년에 걸친 동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에서 일어난 정부군과 반군사이이의 내전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겪어야했던
슬픈 내전의 기억들을 1인칭의 서술로 써내려간 체험담이다. 
  
  당시 소년은 12살이었고... 우리나라였으면 초6학년... 그후로 4년간 내전의 한가운데에서 부모와 형제들, 그리고 삶의 터전을 송두리채 잃어버린채 생존을 위해 쫓겨다니던 일과 소년병으로 정부군과 함께 반군을 상대로 수행해야 했던 슬픈 살육의 기억들...그리고 결국 재활과정을 거치고 미국으로 입양되기까지의 일들을 겪는다.

  소년 이스마일 베아가 겪은 내전의 경험담만으로도 충분히 아프리카 내전의 참혹함을 가슴떨리게 느낄 수 있다. 꿈과 미래를 몽땅 잃어버리고, 두려움과 공포에 의지한 채, 마약과 각성제로 무감각해진 감정으로 하루하루를 생존해야 하는 십대 소년병의 경험이 가슴이 저민다. 10여년전의 그 일들을 마치 어제 겪었던 것처럼 생생하게 잊지못하고 기억하고 있는, 그리고 담담히 서술한 그의 경험들을 생각하니 긴 한숨이 더해질 뿐이다. 어린시절 그의 순결한 영혼에 칼날로 새겨진 지울 수 없는 참혹한 상처들을 어찌 치유할 수 있을까.... 오랜 시간으로도 씻어낼 수 없는 뇌리에 박혀버린 기억들을 그 어떤 행복한 기억들이 지워줄 수 있을까?

  그의 칼날같은 기억만큼이나 순수한 문학적 감성들을 글 속에서 볼 수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참혹한 전쟁의 기억들과 함께 어린 영혼의 눈으로 본 그 시절 그를 둘러싼 아름다운 숲의 기억들과 자연의 향내가 서정적으로 쓰여져 있다. 이런 아름다운 감성의 소년이라니.... 참 안타까움이 더한다. 

  소설이 아니지만 소설보다도 더 소설같은 그의 이야기를 적은 분량이 아님에도 책 속에 빨려들 듯 그렇게 읽을 수 있었다. 이제 그가 행복해졌으면 좋겠고... 또한 그와 같은 경험을 하고...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살아야 할 수많은 이들이 빨리 그 슬픈 현실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지금도 최근까지 앙골라 등에서 내전이 진행되었었고... 콩고에서는 여전한 것 같다. 아프리카라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사실상 내게는 실감이 덜하다. 또 그러려니 하면서 잊을 수 밖에 없지만.... 내가 발디디고 살아가는 이 땅 어딘가에 아직도 이러한 일들이 현실이 되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막막함을 어찌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