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의 종영을 보고나서야 원작이 된 소설을 읽었다. 어차피 미리 읽지못했으니 드라마를 다 보고나서 읽는 게 나을 듯해서...

TV에서는 너무 극적이다 싶은 장면들이 책 속에선 오히려 쉽게 정리되어서 깔끔한 느낌을 준다.
한편으로 책에선 좀 더 김홍도, 신윤복 두 화원의 생생한 그림들을 여유있게 감상하고, 또 작가의 해설을 (등장인물을 통해서) 친절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TV드라마보다는 역시 원작이 나았다는 느낌이다.  TV를 보기전에 원작을 보았다면 훨씬 좋았을 거란 아쉬움이 진하다. 아마도 작가가 숨겨둔 놀라운 반전이 소설 말미의 신윤복의 정체성일텐데...그 의도된 반전을 드라마 시작 전부터 남장여인 문근영으로 해서 벌써 알고 있었으니, 늦으막에 이미 결말을 알고 소설을 읽는 재미는 반감될 수 밖에.... 

그래도 작가의 상상력은 참 대단하다는 경탄을 할 수 밖에 없다. 두 화인에 대한 역사 속 짧은 기록과 그들의 유작들을 시간적으로 배치함으로 드라마적인 이야기를 구성하고, 작가의 상상력에 의함인지 혜원의 유작에 대한 추론인지 알 수 없지만 혜원 신윤복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으니 말이다. 

그냥 빈 마음으로 이정명님의 이전소설 <뿌리깊은 나무>를 읽어봐야겠다. 그래야만 팩션작가 이정명님의 진면모를 볼 수 있을꺼 같은.... 다 늦게 <바람의 화원>을  읽어제낀 송구함을 감출 수 있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