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햄프셔 주 어느 대형마트에서 일하던 부지배인이 일을 하던 중에 심장마비로 쓰러져 그만

사망을 한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사망보험금인 30만 달러는 가족에게 돌아가지 않고 그의 명의로

생명보험을 가입해 보험 수혜자로 이름을 올렸던 기업에게 돌아갔다.

원래 기업들이 고위 경영진이 사망하는 경우를 대비해 그들의 자리를 대신할 인물을 찾는데

드는 비용들 감할 목적으로 그들 명의로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재계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관행이라고 한다.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일반 직원들에게까지 그런 보험 정책이 생긴 일은 최근부터라고 한다.

한 마디로 기업을 위해서 일하다가 죽어서 생기는 돈까지 기업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교수이자 정치학자인 마이클 샌델은 부도덕한 기업의 관행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죽음까지

재화로 여기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썼다. '청소부 보험'이라는

저런 업계의 관행은 물론 새치기, 명명권 등과 같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들을 통해서

시장의 도덕적 한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굳이 저자가 책에서 든 예들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사회 현상들을 보면 이제 더 이상 시장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일이 힘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들까지 인터넷에서 검색어 몇 개만 넣어 쳐 보면 자신이 작성해야 하는 과제 자료들을

쉽게 다운받을 수 있다. 적게는 천원 크게는 몇 만원까지 몇 초만에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이런 과제들은 이제

지식이란 스스로 찾아서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더 많은 돈으로 많은 정보를 찾는가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좋은 좌석을 얻기 위해 경매 사이트에서 표를 구매하거나,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비싼 학원과

선생님에게 강습을 받는 요즘 사회에서 이제 더 이상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들었다.

더 나아가 돈을 많이 소유한 재벌들이나 승소율이 높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 범죄자들이 형량보다

낮은 선고를 받거나 보석으로 쉽게 풀려나는 일련의 사건을 보면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된다.

이런 사회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들은 돈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점점 망각하게 되고 애써 외면하게 된다.

사랑이나 우정, 가족, 양심, 학문, 생명의 존엄성과 같이 인류가 지켜나가야 하는 보편적 가치들까지 재화로 재단된다면

돈에 지배를 받게 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 그리고 돈으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사회에서는 저자가 강조하는

공공선, 도덕적 가치, 인간의 존엄성들이 끝도 없이 무너질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장지상주의가 지배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마이킁 센댈은 질문하고 있다.

이 책에서 펼쳐지는 논의는 우리가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시장이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까지이며.

시장논리가 속할 수 없는 영역은 어디까지인지 판단할 수 있게 도와 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우려와 걱정을 사회적으로 문제화해서 다양한 합의를 통해서 현실화 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여전히 목격하는 시장의 한계 뒤에는 이러한 도덕적 판단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부모가 자식을 팔거나 시민이 투표권을 팔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솔직히 말해서, 이러한 행위에 도덕적 판단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녀를 팔거나 투표권을 파는 행위가 이들의 가치를 잘못된 방식으로 평가하고 나쁜 태도를 부추긴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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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샌델, 돈으로살수없는것들, 하버드대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