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서 작성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 시리즈의

또 다른 작품인 이 소설은 언뜻 보면 잔혹한 사건 뒤에 숨겨진

실체가 드러나면서 독자들에게 많은 슬픔과 비통함을 전해준다.

 

추리소설이 단순히 범죄를 저지른 범인을 잡는 것만으로 통쾌함을

주는 장르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 작품을 통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어느 날 한집의 가장인 아키오는 부인 야에코의 전화를 받고 급히 집으로 귀가한다.

그리고 어두컴컴한 집안 정원에서 누워있는 한 소녀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자신들의 아들이 한 짓이라고 생각한 부부는 소녀의 시체를 유기하고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를 범인으로 몰기로 한다.

 

그리고 이 사건의 무언가 있음을 직감한 가가 교이치로 형사와 그의 조카인 마쓰미야가

이 사건에 개입하게 되면서 점점 그 실체에 다가간다는 것이 작품의 내용이다.

 

 

특별히 잔혹한 범죄수법이나 기발한 트릭은 등장하지 않지만

이 소설은 사건이 밝혀지면서 독자들에게 현대사회 인간들이 가진 이기심과 현대가족 문제들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정상적인 삶을 포기하고 은둔 생활을 하는 자식..그리고 그 자식의 잘못을

올바른 방법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모들을 보면서 실제 현대사회 가정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엿볼 수가 있다.

 

당장 오늘만해도 인터넷에서는 가정범죄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찾아 볼 수가 있다.

많은 가정들이 불화를 겪고 대화가 단절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런 작품을 읽어보니 더욱 의미가 있었다.

 

	그것분만이 아니었다. 이 집에는 가족 간에 마음의 교류라는 것이 전혀 없었다. 한 가족이라는 따스한 정 따위는 이 집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 어머니는 절망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 결과 어머니가 선택한 길은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그 속에는 가족을 들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유일하게 그것이 허용된 사람은 하루미였다. 아마도 어머니는 하루미와 함께 있을 때가 가장 행복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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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손가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