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현 작가님의 책은 처음입니다.

집에 정수현 작가님의 책이 있었음에도 이상하게 손이 가질 않더라구요.

그런데 이번엔 자극적인 제목과 눈을 뗄 수 없는 미스터리 느낌의 북트레일러로 호기심을 상당히 불러 일으켰습니다.

줄거리는 보지도 않고, 무작정 책을 집어 들었지요.

 

소재가 "빙의"더군요.

사실 처음엔 빙의라는 단어 조차도 자각하지 못하고 읽었습니다.

막연히 죽은 영혼이 다른사람의 몸을 빌려 산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요.

둘이 같은 말임에도 단어에 따라 빙의는 케이블에서 방송되는 "엑소시스트"느낌이 들어서 무섭게 생각이 되고, 풀어서 얘기한 문장은 영화 "사랑과영혼"을 생각 나게해서 미화된 느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무덤덤 했었습니다.

글로 표현된것이여서 그런지 아니면 제 마음대로 상상의 제한을 두고 있어서 그런지 그냥저냥 특별할 것 없이 읽어 내려갔습니다.

 

다른사람의 모습으로 살아보는 삶.

저도 한번쯤은 상상 해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남의 몸을 잠깐 빌려서 자기가 받아보지 못했던 대우를 받고, 다른이가 되어 그렇게 바라던 뮤지컬 오디션까지 감행한 "윤재희" 그녀가 안타깝고 딱해보였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온전히 윤재희의 편이였습니다.

몸을 빼앗긴(?) "이민아" 그녀의 평소 행동은 소위 싸가지 없어 보이고, 없는사람 무시하고, 목적을 위해서라면 옳고 그름의 판단도 제대로 하지 않는 냉정한 변호사의 모습이여서 싫었습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점점 "이민아"의 모습으로 살고 싶어하는 "윤재희"를 보았을때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윤재희"를 미워하고 "이민아"를 연민하게 되고 불쌍히 여기게 되었지요.

거기에 더 힘을 실었던건 도도함과 서늘함으로 완전무장하고 있던 그녀의 아픔을 보았을땐 안타깝기 그지 없었습니다.

제 마음이 너무 간사하다고 생각이 들지만 이 책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다양한 감정들이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시시각각 변하였습니다.

 

[그녀가 죽길, 바라다]

한번 펼치면 덮을 수 없는 한번에 휘리릭 다 읽어야 하는 책이였습니다.

한챕터 한챕터 넘어 갈 수록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이야기의 결말을 생각할 수 없게 만드는.....

그래서 한번 잡으면 꼭 끝까지 읽어야 하는 그런 책이였습니다.

그녀가 죽길, 바라다 왜 이런 자극적인 제목이였는지 궁금했었는데 작가의말을 보니 금방 이해가 되더라구요.

물론, 저의 생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몰입도 최고, 흥미진진한 전개, 결말을 알 수 없는 이야기의 흐름...

오랫만에 재미있게 본 로맨틱 스릴러였습니다.

 

책장에 고이 꽃혀있는 정수현 작가님의 다른책도 읽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