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을 보는 남자...현재의 우태주

이야기를 현실로 불러오는 여자...30년전의 홍우필

본 대로 믿을래? 들은 대로 믿을래?    보이는 대로 볼래? 아는 대로 볼래?    자, 이제 어느 쪽이 현실이고 어느 쪽이 허구인지 골라봐.                                                                                                               「표지 中」

 

참 오묘한 이야기 입니다.

이야기 속에 나오는 인물들이 현실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야기속의 주인공들인지...

다 읽고 난 지금도 현실과 환상이 모호하긴 마찬가지 입니다.

아마도 제가 이렇게 느끼는 이유는 마지막 장 결말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 읽고 나서도 갸우뚱 갸우뚱... 이해가 되지 않아서 겠지요.

 

이야기는 제목처럼 여우 발자국을 찾아 헤매는 이상한 동물 발자국을 남기는 무리를 발견하게 되면서 부터 묘한일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현재에 사는 남자 우태주, 30년전 과거에 사는 여자 홍우필...

구성은 태주의 이야기와 우필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면서 씌여 있습니다.

때론 이부분 때문에 몰입하기가 살짝 방해요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의 이야기로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우 발자국이라는 매개체가 있기 때문에 어지럽게 느껴지지 않았나 봅니다.

읽는 동안에도 온통 여우발자국에 온 신경이 집중되어서 여우발자국에 대한 의문만 날로 높아졌습니다.

도대체 여우 발자국이 뜻하는건 무엇일까 여우 발자국이 안내하는 곳은 어디일까? 왜 여우 발자국일까...?

마지막에 작가의 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 헤아릴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이해력이 짧아서 겠지요...흠...

 

그냥 읽기엔 참 무난한 책이고, 지루함도 없고, 소재도 독특하고, 판타지도 살짝 섞여있고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부분에선 영화"동감"도 생각나게 했고, 또 남자 주인공인 우태주가 사람을 동물에 빗대어 보이는 모습에선 소설"오즈의 닥터"도 생각나게 했습니다.

흥미진진함은 없지만 다양하게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고, 지루하지 않으면서 오~묘한 느낌을 갖게한 책이였습니다.

 

저는 조선희 작가님의 전작인 모던 팥쥐전을 읽어 보진 못했지만 이 책 하나만으로도 그 전작들이 얼마나 많은 신선한 상상들을 할 수 있게 만드는지 다른 작품들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여담: 이 책 읽으면서 말도 안되는 얘기지만 제 방에도 여우 발자국 같은게 찍힐것만 같아서 계속 불을 켜놓고 잤다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