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나라 동화여행 시리즈 중

<영리한 개구리> <참을 수 없는 새>    -오로라북스

 

아이에게 그림책 혹은 전집을 사 줄때 엄마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할까?

일단 그 그림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있을 거고 그런 다음엔 그 이야기를 보다 잘 전달해주는

그림이 있을 거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오로라북스에서 나온 지혜나라 동화여행의 책은 한번쯤

엄마들이 손을 대보는 책이 아닐까 싶다.

우선 내가 받은 두 권의  책- 참을 수 없는 새(모잠비크 편), 영리한 개구리(에스파냐 편)-은 책을 집는 순간 마음마저 환하게 해 주는 밝은 색상의 표지 그림이 기분좋게 다가왔다. 그리고 부드럽고 귀여운 본문의 일러스트가 눈에 띈다. 

또한 모잠비크와 같은 조금은 낯선 아프리카에서 전해오는 이야기나 스페인으로 알고 있는 에스파냐의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는 것도 자꾸 책에 손이 가게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

 

전체적으로 책을 여는 페이지에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 나라에 대하여 멋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이 페이지를 보는 동안 자꾸 좁아지려는 아이의 시야를 넓은 유럽과 아프리카 쪽으로 더 나아가 세계로 눈을 돌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책을 닫는 페이지에는 지혜 쑥쑥 꼬마 논술이라는 코너를 마련하여 아이가 책을 읽고 그냥 흘려버리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시간을 주고 있다.그러면서 자기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질문으로 마무리하고 있는 점은 논술을 준비하려는 조급한 엄마들에게도 만족할 만하다.

 

<영리한 개구리>-에스파냐 편

 

투우와 플라멩코를 즐기는 정열의 나라 스페인으로 더 많이 알려진 에스파냐에서 전해오는 이이야기는 여우와 개구리가 밀밭을 일구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꾀쟁이 여우가 씨를 뿌리고 밀을 거둘 때까지 아프다고 일을 안한다. 그래도 개구리는 불평하지 않고 혼자서 부지런히 씨뿌리고 풀뽑고 추수까지 다한다. 그런데 나중에 여우가 그 밀을 혼자 차지하기 위해 달리지 시합을 하자고 한다. 그러자 영리한 개구리가 친구 개구리의 도움을 받아 여우를 이기고 밀을 차지한다는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를 읽는 동안 우리 아들은 여우의 거짓말에 미운 감정을 갖기도 하고 개구리의 부지런함과 여우를 원망하지 않고 혼자 일해도 항상 싱글벙글한 모습에서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배우는 것 같았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개구리의 바른 자세를 본받겠지 하는 믿음을 갖게 만들어 주었다.

마지막에 나오는 꼬마 논술의 '무슨 이야기일까?' 와 '한번 더 생각해 보아요'에  나온 질문을 해 보았더니 엄마인 내가 생각지 못한 대답을 해 놀랐다. 역시 <영리한 개구리>는 읽는 동안 우리 아들이 동화 여행을 통해 지혜롭게 되는 것을 느꼈던 재밌고 좋은 책이었다.

 

<참을 수 없는 새> - 모잠비크 편

 

참을 수 없는 새는 우선 표지부터 눈길을 끌었다. 이국적인 아프리카의 냄새가 폴폴 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잠비크라는 나라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는 동안 자연스럽게 아이와 세계지도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처음에 새에게는 아무런 색이 없었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물룽크 신이 새에게 예쁜 색을 주었다. 순서를 기다리지 못한 만다라는 새가 자꾸 물룽구 신을 졸라 화가 난 신이 황새를 칠하다 만다를 가장 미운 색으로 칠해준다는 줄거리의 이 이야기는 아이에게 참을성이라는 교훈을 주는 듯 싶다.

그러면서 불쌍한 황새의 입장을 아이가 한번 생각해볼 기회를 갖는다. 자기가 원하지 않았는데 피해를 본 경우처럼 말이다. 만다라는 새 때문에 물룽구 신이 황새를 다리와 깃털만 칠해주고 다른 곳에 색칠하는 것을 잊었다는, 그래서 지금의 황새 색이 다리와 깃털만 검은 색이라는 다소 우스운 이야기가 함께 있다. 그런데 어른 입장에서는 조금 어처구니 없게 들이는 이 이야기가 아이에게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황새가 너무 억울하다는 그런 입장에서 말이다. 그런데 그 억울함을 가지고 또 다시 아이가 그 황새를 대신해 자기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내겐 아주 좋았다. 그렇게 이 책도 우리 아이에게는 한번 더 생각하고 자기의 생각을 정리해내는 힘을 키워준 고마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