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여덟단어>, 이 책은 광고쟁이 박웅현이 인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여덟 개의 단어를 통해 이야기한다. 20,30대들을 모아놓고 강의를 했던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자존(自存), 본질(本質), 고전(古典), 견(見), 현재(現在), 권위(權威), 소통(疏通), 인생(人生)

저자는 여덟 번의 강의로 청자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 인생은 몇 번의 강의와 몇 권의 책으로 바뀔만큼 시시하지 않다고 말하면서.

이처럼 저자는 기본적으로 겸손하다. 그래서 더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 같다.

자존(自存)- 당신안의 별을 찾으셨나요?

저자는 자존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집근처에 있던 호떡집 사장 이야기를 한다. 호떡집 사장이 자신의 일을 정말 좋아서 열심히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자존을 이야기하면서 갑자기 웬 호떡집 사장님 이야기냐고요? 그 이유는 자존이 있는 사람은 풀빵을 구워도 행복하고, 자존이 없는 사람은 백 억을 벌어도 자살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입니다. 매우 극단적인 비교지만 사실입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아모르 파티(Amor fati)', 네 운명을 사랑하라는 의미죠.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의 결말은 정반대일 수 밖에 없습니다.

페이지 : 16

저자는 우리가 자존감을 갖는데 방해가 되는 요소로 교육을 손꼽는다. 우리 교육이 아이들의 내면에 있는 것을 끄집어 내기 보다는 바깥에 기준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 사회는 남과의 다름을 잘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남들 사는 만큼, 남이 하는 만큼은 비슷하게 하려고 하는 것이다.

모두들 일정한 틀을 만들고 그 틀의 형태에 자신을 맞추며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물론 그 틀은 대부분 가장 보편적이고 합당한 기준으로 짜인 틀일 것이고, 그 틀을 통해 각 개인이 행복을 찾을 수 있고 사회가 안정을 찾는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틀 속에 산다는 것은 틀 밖의 세상을 경험하지 못한다는 말이 아닐까? 그래서 그만큼의 가능성을 빼앗긴다는 말이 아닐까?

페이지 : 24~25

저자는 우리 아이들이 내면에 중심을 두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존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교육은 과연 어떤가요? 내 안에 있는 걸 존중하게 해주는 교육이었을까요? 그렇지 않죠. 우리는 늘 우리에게 없는 것에 대해 지적 받고 그것을 가져야 한다고 교육 받아왔어요. 칭찬은 자존감을 키워주는데, 가진 것에 대한 칭찬이 아닌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질타는 눈치를 자라게 합니다. 중심점을 바깥에 놓고 눈치 보며 바깥을 살핍니다. 자존은 중심점을 안에 찍고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겁니다.

페이지 : 27

저자가 말하듯 누구나 단점은 있다. 그러나 장점도 물론 있다. 내가 가진 단점에 지배되지 않고, 내가 가진 장점을 스스로 인정할 때 자존감이 조금 더 고양되지 않을까 한다.

본질(本質) -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저자는 광고쟁이라서 그런지 본질을 콘텐츠라고 본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 그것이 바로 컨텐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변화하는 것 속에 변하지 않는 것, ‘Everything Changes’에서 ‘Nothing Changes’를 보는 것이 인생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게 콘텐츠가 되는 겁니다.

페이지 : 55

저자는 본질을 찾기 위한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해준다.

저자는 처음 수영을 시작했을 때 남들보다 세배는 시간이 더 걸렸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한 달 강습을 받고 나면 25미터 정도는 거뜬히 가는데 저자는 25미터 가는데 3달이 걸렸다고 한다. 저자가 아내의 걱정에 한 대답이 마음에 든다.

“잘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땀을 흘리려고 하는 거니까”

우리는 가끔 어떤 일을 하면서 그 일을 하는 목적을 잊을 때가 있다. 우리가 우리 일을 하는 목적, 즉 본질을 잊지 말아야 어떤 시련이 와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저자는 처음 다른 사람 앞에서 강의를 하거나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너무나도 긴장을 했었다고 한다.

‘나는 도대체 왜 이렇게 떨리는 걸까?’하고 제 자신을 돌아봤더니 너무 잘하려고 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남들한테 멋지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거죠. 하지만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할 말을 하는 것’이었어요. 열 명의 스태프들이 오랜 시간 동안 피와 땀을 흘려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잘 정리해서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내 역할이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의 본질은 내가 멋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잘 전달한는 것에 있더라는 거죠. 그 이후로 덜 떨렸어요.

페이지 : 59

저자는 딸에게도 스펙을 쌓기보다 본질을 쌓으라고 한다. 내가 하는 행동이 5년 후의 나에게 긍정적인 체력이 될 수 있는지를 고민해서, 자신의 본질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젊은 시절 다른 친구들이 공무원 시험준비에 여념이 없을 때 청계천에 있는 중고서점에서 매달 20권의 문학사상, 세계문학, 실천문학 등 책들을 사서 읽었다고 한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그가 끊임없는 창의와 변화를 요구하는 광고계에서 오랜 기간 살아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고전(古典) - 그 견고한 영혼의 성

고전이란 흔히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이 읽을만한 가치를 갖는 것이다. 고전이 오랜 시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아마도 고전이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이 시대를 뛰어넘고, 공간을 뛰어넘어 공감을 얻게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전을 궁금해 하세요. 여기저기 도움도 받고, 책을 통해 발견해내면서 알려고 하세요. 클래식을 당신 밖에 살게 하지 마세요. 클래식은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즐길 대상입니다. 공부의 대상이 아니에요. 많이 아는 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얕게 알려고 하지 말고, 깊이 보고 들으려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페이지 : 97

여러 시대를 뛰어넘어 고전이 살아남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런 고전을 접하지 못하고 일주일, 한달이면 사라지고 마는 유행을 따라간다면 우리는 본질에 다가서는 기회를 그만큼 잃는 것일지도 모른다.

고등학교 시절 음악선생님은 클래식 몇 십곡의 클라이막스 부분을 음악시간마다 반복해서 들려주고 나중에 어떤 곡인지를 맞추는 시험을 낸 적이 있었다. 그 때 우리들의 목적은 단지 어떤 곡인지를 맞추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곡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는 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나마 그렇게라도 들었기에 조금의 관심이라도 가지게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본 애니에 대해 인터넷을 검색해서 열심히 찾아보는 열정을 발휘하는 것처럼 클래식에 관해 찾아보고 배우려는 노력을 하지 못한게 살짝 아쉽기는 하다.

견(見) - 이 단어의 대단함에 관하여

저자는 <책은 도끼다>에서와 같이 들여다보는 것, 관찰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똑같은 것을 바라보더라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저자는 안도현의 ‘스며드는 것’이라는 시를 보고 더 이상 간장게장을 먹지 못하게 됐다고 한다. 나는 애초에 간장게장을 좋아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살아있는 게에 간장을 부어 삭히는 간장게장 담그는 과정을 보며, 시인 안도현은 남들이 보지 않은 다른 면을 본 것이다.

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心不在焉視而不見聽而不聞食而不知其味)

마음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는 뜻으로 <대학>에 나오는 말이다.

저자는 이 글을 인용하며 마음을 다해 끊임없이 견문할 것을 충고한다.

또한 저자가 딸에게 해준 이야기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여행을 생활처럼 하고 생활을 여행처럼 해봐.....여행지에서 랜드마크만 찾아가서 보지 말고 내키면 동네 카페에서 동네 사람들과 사는 이야기도 하고 벼룩시장에 가서 구경도 하면서 거기 사는 사람처럼 여행하는 거야. 그게 더 멋져. 그리고 생활은 여행처럼 해. 이 도시를 네가 3일만 있다가 떠날 곳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갔다가 다신 안 돌아온다고 생각해봐. 파리가 아름다운 이유는 거기에서 3일밖에 못 머물기 때문이야. 마음의 문제야. 그러니까 생활할 때 여행처럼 해

페이지 : 125

예전에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사람의 가슴아픈 사연을 본적이 있다. 그는 IP TV를 통해 거리를 단순히 걸으면서 들어오는 풍경을 담은 화면을 종종 본다고 했다. 그에게 있어서는 집주변의 거리를 걷는 것만도 대단한 행복인 것이어서, 그렇게 티비 화면으로라도 거리를 단순히 걷는 경험을 느끼고 싶었던 것이다.

결국 마음에 있다. 우리의 삶이,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고 마음을 열어 바라볼 때 그 동안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다른 소중한 모습들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현재(現在) - 개처럼 살자

저자는 한 인터뷰에서 계획이 모냐는 질문을 받자 아래와 같이 대답했다고 한다.

저는 “없습니다. 개처럼 삽니다”라고 대답했어요. 부연 설명을 부탁해서 “개는 밥을 먹으면서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을 자면서 내일의 꼬리치기를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죠.

페이지 : 132

순간에 집중하면서 살아가는 개처럼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담긴 대답이다.

우리는 순간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의미 없는 순간들의 합이 될테니까요. 만약 삶은 순간의 합이라는 말에 동의하신다면, 찬란한 순간을 잡으세요. 나의 선택을 옳게 만드세요. 여러분의 현재를 믿으세요. 순간순간 의미를 부여하면 내 삶은 의미있는 삶이 되는 겁니다.

페이지 : 149

지금 이 순간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미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의 행복을 유예한다면, 그보다 더 불행한 것은 없다.

지금 내 행복을 유예한다고 해서 미래에 내가 행복하리라는 보장이 있는가? 확실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내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이다. 내가 어떤 위치에 있건, 어느 자리에 있건 그 순간에 집중하며 행복을 느끼고자 한다면, 그 순간들이 켠켠이 모아져 내 인생을 돌아보았을 때 ‘행복했노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권위(權威) - 동의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하지 말자

저자는 판사,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직군이나 직함에 굴복하지 말 것을 이야기한다. 그들도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이고, 실수를 한다.

사회는, 기득권 세력은 고분고분한 사람을 원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죠.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도발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될 테니까요. 때문에 권위를 보이면서 복종하고 따라오라고 무언의 협박을 하죠. 우리는 그런 가짜 권위들을 검증하는 태도를 취해야 합니다.

페이지 : 163

저자가 딸에게 이야기 해준 ‘인생을 멋지게 살고 싶다면, 강자한테 강하고 약자한테 약해져라’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이 되었다.

우리는 그 반대인 경우를 너무 많이 본다. 자신보다 나이 많은 경비원아저씨에게 고래 고래 소리지르는 사람들을 보면, 과연 그 사람이 사회의 강자들 앞에서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번뿐인 인생, 그래도 멋지게 살아봐야 하지 않겠는가? 누구나 예측하는대로 행동하고, 남들처럼 살지 말고 내 내면에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보자.

소통(疏通) -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힘

이 부분을 읽으면서 심히 공감되었던 부분이 있다.

아내가 전화할 때 보면 40분을 이야기하고 나서 끊을 때 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하자고 해요. 여태 한 이야기는 뭘까 싶죠. 20년 지기들과 단어 서른 개로 대화하는 남자들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페이지 : 188

여자와 남자는 다르다. 그래서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이해하려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일 때 평화가 찾아올 수 있다.

저자는 소통을 하기 위해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말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의 마음이 있다면 다툴 일이 있겠는가?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도 독자의 마음을 고려해서 쓴다면, 그 글은 환영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자신이 말하고 싶은 내용을 일곱 단어로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상대에게 전달한다면, 상대방이 마음을 움직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내 생각을 잘 정리해서 말하는 것...소통은 이런 것이다.

인생(人生) - 급한 물에 떠내려가다 닿은 곳에 싹 튀우는 땅버들 씨앗처럼

저자는 우리 각자의 인생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전인미답의 길이라고 이야기한다.

전인미답(前人未踏),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걸어가야 하는 위험한 나이 20대. 그리고 30대, 40대, 50대, 아마도 인생은 젊음이건 아니건 누구에게나 전인미답이 아닐까요? 그래서 늘 위험하지만 또 한편으로 매순간이 흥미진진한 것이 바로 인생일 겁니다......우리는 우리 앞에 마땅히 주어진 전인미답의 길을 즐겨야 합니다. 어차피 가야 할 길 앞에서 망설이거나 두려워하기보다 설렘과 기대를 품고 걸어야 해요.

페이지 : 214

저자는 인생이란 전인미답의 길을 즐기기 위해 실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 것을 이야기한다.

우리들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실수에 휘둘리지 않는 겁니다. 전인미답이잖아요. 실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가본적이 없는 길입니다. 가본적이 없는데 어떻게 완벽하겠습니까? 길을 걸으며 당연히 실수할 겁니다. 그러니 실수를 못 견디고 좌절하지 마세요. 나만 그런 게 아닙니다. 우리는 때로 바깥에 선을 그려놓고 누구 누구의 인생은 이런 실수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겠지만 전혀 아니에요. 전인미답, 누구의 인생이나 같습니다.

페이지 : 215

저자가 이제 막 결혼이라는 새로운 인생 시작을 앞둔 커플에게 전한 말처럼, 행복할 때는 세상에 나만큼 행복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고, 힘들 때는 나만 힘들게 아니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삶은 즐거운 일만 생길 수는 없다. 어렵고 힘든 일은 언제든 우리에게 찾아올 수 있는 것이다. 인생을 조바심내며 살기 보다, 순간 순간을 즐기며 흔들림없이 살아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책은 우리가 삶을 어떻게 대할지에 대해 조언해준다.

삶은 어차피 정답은 없다.

우리가 어느 위치, 어느 자리에서건 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이순간을 부여잡고 성실히 살아나갈 수 밖에 없다.

여덟단어, 박웅현, 전인미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