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광의 팩션소설을 많이 읽어온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역사적 지식을 많이 가진 저자가 어떤 시각으로 역사에 대한 글을 쓰는지 미루어 짐작케 한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역사적 비사의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기록에 남아있지 않은 역사의 행간을 유추해 고민했던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를 펼쳐놓아 그의 작품을 흥미롭게 읽곤 했다.

그런 그가 역사에 대해 어떻게 인식해야 할까? 왜 우린 역사에 그토록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저자의 의견을 피력한 책이 나왔다. [왜 우리는 역사에 빠져드는가]다. 역사에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국민으로서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더군다나 질곡 많은 역사를 가진 우리민족으로서 말이다. 우리의 역사를 바로 아는 것도 중요하고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그것은 우리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근본이 없다는 것은 정체성의 흔들림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역사를 읽고 있다.

이런 근본이 있으되 진보를 수용하는 것도 우리가 미래지향적이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하다. 그것이 저자가 보는 빵의 역사일지라도 말이다. 비록 그것으로 동반된 피가 수반된다고 해서 헛된 것은 아닐 것이다. 지금 이만큼의 민주주의를 이룩하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었을테니까? 그 점은 저자와의 이견이 생긴다.

우리가 역사를 읽고 해석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지만 본인의 평가와 해석을 다른 이에게 억지로 주입하는 것은 폭력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평가와 해석이 왜 주입되듯이 느껴지는 걸까? 이런저런 의견을 내고 좀 더 객관적 시각에서의 통찰이 정말 필요한 것은 아닐지 역사에 대한 균형적 감각이 조금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했던가. 그렇기에 그 행간을 읽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지금 진행되는 현대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정권이 추구하는 가치관에 따라 해석되고 쓰여지는 역사서, 반대를 위한 반대 감정의 잣대로 쓰여진 역사서가 진실은 아니기 때문이다. 역사는 편협한 시각을 버리고 좌우를 아우르는 모두를 통찰해야 할 듯 싶다. 그래서 균형잡힌 역사적 시각을 기르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승자와 패자에서 양쪽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 말이다.

1장은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우리는 과거를 반복 하지 않기 위해서 읽고 논한다고 말한다. 2장 역사는 진실인가에서 은폐된 역사, 위선의 역사 왜곡된 역사를 살펴본다. 3장 역사는 진보하는 가에서는 문명의 역사는 진보한 측면이 있지만 이상적으로 진보하지 않았다 말한다. 마지막 4장 개인의 일상도 역사인가에서 저자 개인의 일기, 서간, 그림도 역사로 기록될 수있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가 역사를 읽는 것은 미래의 비전을 위해서다. 그것이 피를 불러일으킬수도 있지만 국민의 평화와 행복추구가 이루어진다면 그만한 값어치가 있는 것은 아닌지 저자의 주장과 생각을 비교해볼 수 있는 책이다.